편견 안갖고 싶다. 좋은 직장도 있고 좋은 시댁도 있다. 가족끼리 있음 행복하다. 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갈수록 불편하다. 책임을 물으려는게 아니라 자리를 지킬수록 책임감은 커지고 푸쉬하지 않아도 암묵적으로 느껴지는 아웃풋, 결과의 압박. 나는 직장에서도 느끼고 집에서도 느낀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나도 농담하고 넘어가고 싶다.
그런데 이게 어느순간 현타가 온다. 농담 따먹기 하러 직장 온거 아니잖아. 우리 그런거 아니잖아.
집에서도 엄마로 있다보면 좋은게 좋은거니 얼굴 안붉히고 그냥 대충 넘어갈 일 넘어가고 싶다. 그런데 집이 개판인데. 어떻게 대충 넘어가. 개판에서 행복할 순 없잖니.
그래. 말로 내 마음을 잘 표현해야지.하다가 결국 폭발했다. 오전 5시부터 기상해서 뜻하지 않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면 한숨이 푹 나온다. 직장에서는 폭발을 못하다가 아이의 잘못에 폭발했는데, 어제부터 계속 거슬리는 욕심부리는 행동이 마음에 안들었고, 결국 나는 폭발했다. 언젠간 얘기하려던 것이 오늘 날을 잡은 것이다.
그런데 아이와 별개로 직장에서 점점 불편감이 느껴진다는 것이 문제다. 관계가 문제인지. 내가 실력이 없이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게 문제인지. 갈수록 산으로 가는 것 같은 직장생활. 관계 면에서도 오픈이 이제는 쉽지 않다. 이제는 관계마저도 내 마음을 너무 솔직하게 말해버리면 그마저도 평가가 내려질거라는 두려움이 이제는 앞선다.
<8개월인데 그냥 솔직하게 지낼까. 아님 이미지 관리를 해야하는건가.> 참 고민된다.
가만보니 2명의 직장동료들의 관계가 서로 어긋났다. 두 분 다 중요한 분들이어서 그런지 <그분들의 사이>가 미치는 영향이 꽤 크다. 사무실 공기가 확 달라졌다. 4명이서 간 제주도 답사는 일적인 관계로 마친 듯 하고, 그들 사이에 관계가 어긋한 2명은 더 정확하게 평행선을 긋고 오신 듯 한다. 어긋난 본인들은 더 쉽지 않겠지만, 그들 사이에 있는 다른 직원들도 은근히 눈치가 보인다. 말은 하지 않지만 느껴진다.
<이렇게 허기진 기분은 처음이예요. 답사 때도 뭘 먹는데 그렇게 허기져. 답사 마치고 돌아왔는데 집에 오니 너무 허기져서 허겁지겁 라면을 끓여먹었네>
염미정이 옆에 있는 줄 알았다. 언제나 밝으신 분이 이런말을 하다니. 내가 그랬다. <선생님 표현이 대박이네요>
기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직장생활을 버틴다는 표현이 맞다. 나 뿐 아니라 지금 모든 선생님들이 버티고 계신다. 기왕 버티는 거 하루에 10분은 서로 웃을 일이 있음 좋겠는데, 참 그게 그렇게 어렵다. 웃다가 현타가 오는 대화말고 사람이 기분 좋아지는 대화가 가능할란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어느 지점에서는 우리가 서로에 대한 판단과 편견을 잠시 내려놓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