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290 - 자기 정체성 업데이트하기
'미라클 모닝을 하자고? 난 못 일어나는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9년 전 저는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오늘 새벽 5시 25분 알람소리에 눈을 번쩍 떴습니다. 침대 이불을 걷어차고, 다른 방에 둔 아이폰에 알람소리를 끄러 나갔어요. 어젯밤에 3시간 강의를 해서 두통기운이 살짝 있었지만, 늘 하던 데로 몸을 이동합니다.
주방 베란다로 가서 무선 주전자에 생수를 따르고, 전원버튼을 누릅니다. 냉장고 문을 열어서 마사지 팩을 하나 꺼내요. 욕실로 가서 수돗물을 틀어 찬물에 세수합니다. 마사지 팩을 뒤집어 봅니다. 냉장고에 세워둬서 아래쪽만 에센스가 몰려 있거든요. 에센스가 골고루 펼쳐지게 합니다. 절취선을 잡아 뜯습니다. 검은색 시트지를 꺼냈어요. 조심스럽게 원래 형태로 펴봅니다. 얼굴 위에 붙입니다. 시원합니다. 정신이 번쩍 들죠. 비닐에 남은 에센스가 아까운데요. 손가락으로 마사지팩이 담겼던 포장지를 짜봅니다. 에센스 한 방울이라도 얼굴에 바르려고. 포장지를 들고 다시 주방 베란다에 재활용 수거함에 넣습니다.
이제 물이 끓었습니다. 뜨거운 물을 컵에 반쯤 따릅니다. 나머지 반은 남아있던 생수로 가득 채우고요. 숟가락통에서 수저를 꺼내 물을 한 바퀴 휘휘 저어요. 음양탕이에요.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섞어 따뜻하게 마시면 몸에 좋다고 들어서. 따라 해 보는 중입니다. 한 모음 입에 물고는 식탁 위에 둔 유산균 한 봉지를 뜯습니다. 입에 톡 털어 넣어요. 컵을 집어 들고 서재방으로 이동합니다. 책상 위에 올리고, 일기장을 펼쳐요. 일기를 쓰고, 10분 계획 달력에 오늘 주요 일정을 계획합니다. 다음은, 브런치 스토리를 열었어요.
갑자기 다이어리 어제 계획에 있었지만 읽지 못한 책이 보입니다. <누구에게나 최고의 하루가 있다> 세계최고의 판매왕 조지라드의 성공 비밀이 책상 위에 있어서 집어 들었습니다. 프롤로그를 읽어봐야겠다 싶어요. 12분이 걸렸습니다. 책을 덮습니다. 있다가 인스타그램에 기대평 올릴 때 언급할 문장을 발견하고 귀접이를 해두었습니다. 지금은 새벽에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한 편 쓰는 사람으로 정의했으니까요. 여기까지 쓰고 나니 6시 29분이군요.
구글 타이머처럼 시각적인 알람 시계를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자기 게발을 시작하면서부터 사고 싶었던 건데요. 정품 구글 타이머는 가격이 비쌌어요. 미루다가, 교보문모 핫트랙스에서 주먹만 한 타이머를 구입했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는 타이머예요. 시간이 되면 '삐, 삐, 삐' 3초 울립니다. 무소음 타이머이고, 노랑 망고색이라 마음에 들어요. 서재 책상 위에 두고 있습니다. 거실에도 책상이 있는데요. 후기 쓰거나, 자료 준비할 때 시간이 늘어질 때가 있습니다. 물론 강의할 때 시간 알람을 설정도 필요하고요. 서재와 거실을 오가면서 타이머를 들고 다니니 귀찮아졌습니다. 엊그제 동일 제품을 하나 더 주문했죠. 이번에는 핑크색으로 샀습니다. 시간낭비 하지 않고, 집중해서 무언가 끝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보통 브런치 스토리에 글 쓸 때, 잠들기 전에 썼습니다. 가끔은 한 시간 넘어갈 때도 있었죠. 타이머 켜두고, 새벽에 글을 쓰니 25분~30분 정도 걸립니다. 퇴고하고 수정하는데 시간이 들어가긴 하지만요. 타이머 설정하니, 효과적으로 글 한편이 완성됩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큰 수술을 했습니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지 않았어요. 아니 못했죠. 집에 일찍 와서 자야 했습니다. 9시만 넘으면 피곤해어요. 몸도 허약해진 상태라 무언가 쉽게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난 야간자율학습 못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면서. 3년의 고등학교 생활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한 번도 야간 자율학습을 하지 않은 채 졸업했죠. 대학교에 가니 과제가 있습니다. 혼자 할 수 없는 과제였죠.. PC방에 가서 선배에게 배웁니다. 컴퓨터 과제를 하느라 하루는 밤을 새웠습니다. 9시면 자야 하는 저로서는 첫 밤 샘 작업이었네요. '아, 나도 밤을 새울 수 있구나.' 나도 밤샐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전 직장에서 3시간 연속 강의를 한 적 있습니다. 끝나면 목캔디부터 찾았는데요. 일 년에 한 번 수업을 하는 과정이었거든요. 목을 세 시간 동안 혼자 쓰는 일이 거의 없던 사람이었으니까. 한 시간 수업하면, 목이 아프던 사람이었어요.
어젯밤에는 전자책 쓰기 수업을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온라인 줌으로 파이어북 라이팅 책 쓰기 수업을 하고 있어서요. 어제는 2시간 30분을 준비했지만, 참여자들과 실시간 대화로 주제 잡고, 콴셉트 잡으며 진행하니 3시간이나 이야기했더군요. 신가 하게도 목이 아프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에 복식호흡법을 배워서일까요. 지금은 강의하는 사람이라, 요즘은 말하는 법, 대화를 이끌어가는 법 등에 관해 요즘 관심이 생겼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2년 8개월 전 퇴직을 한 뒤로, 이제 저의 정체성이 달라졌습니다. 주어진 할 일만 하면 되는 직장인에 불과했었거든요. 지금은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주변에 일어나는 문제와 현상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메모하고, 블로그에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작가를 양성하는 파이어북 라이팅 수업을 통해, 쉽고 알차게 전달할 수 있는 코치로 정체성을 업데이트합니다. 지금은 소수 정예반이지만, 5년 후면 100명 이상의 작가를 양성한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로 남아있으려고요. 오늘 하루 제 자신의 정체성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업데이트합니다.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습니다
Write, Share, Enjoy, and Repeat!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865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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