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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의 대화

거인의 생각법 289 - 자기 정체성을 믿어라

by 와이작가 이윤정

"저, Y님 독서법 아이들에게도 적용해보고 있어요. 하루 10분씩 매일 하니, 책도 쓰고, 강의도 하시잖아요. Y님이랑 D님 자랑 주변 사람에게 많이 해요. 모임에 나가서 배우고 오는 게 너무 많다고."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이어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2018년 같은 재테크 강의를 들었던 지인들입니다. 수업에서 조별모임을 만들어 주었는데요. 송파 사는 사람들로 묶였습니다. 조장이 D님이었죠. 수업은 4주 과정이었는데, 과제가 있었습니다. 남들은 PPT에 그림 넣고, 글 쓰고, 멋지게 제출을 했는데, L님은 과제를 안 했습니다. K님이 과제 안 하시냐고 넌지시 독촉을 하셨고, L님은 그제야 과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L님은 PPT를 사용할 줄 몰라서, A4용지를 2~3장 연결해서 붙인 다음 손으로 가격을 적어서 거실 창문에 붙인 다음 사진을 찍어서 올리셨어요. K님 독촉 덕분에 L님은 과제를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정리해서 제출을 했습니다. PPT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제를 했다는 거 자체가 중요했죠. 재테크 강의가 끝나고 뒤풀이에서 몇 번 만났습니다. 수업은 끝났지만, 지금까지 일 년에 서 너 번 번개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그때 K님이 L님에게 과제 안 하시냐고 했던 추억의 에피소드가 생겼어요.


D님과 저와의 인연도 마찬가지로 수업에서 이어졌습니다. D님, L님과 함께 동네에서 티타임을 갖다가 D님이 이사를 하려고 집을 보고 있었는데요. 원하는 집이 나왔습니다. D님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었죠. 제 직장 근처에 그 집이 있었습니다. 제가 대신 점심시간에 가서 보고 사진을 찍어서 공유해 주기로 했습니다. 부동산에 예약을 하고, 그 집에 가서 집을 보고 D님에게 보내주었어요. 제가 보기에 집은 인테리어를 할 예정이니, 전망과 위치, 하자 여부만 체크하면 되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남향이었고, 끝에 있는 집이라 조용해 보였습니다. 부동산 소장님께 가격을 천만 원 깎아 주면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려봤어요. 소장님은 소유주에게 문의 후에 가격 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게 D님은 집을 매수했고,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B님이 송파에 한 번 오기로 했습니다. 목동에 살고 있었는데, 송파로 오신다기에 제가 차에 태워서 송파를 한 바퀴 구경 시켜 드렸습니다. 그날은 외출했다가 집에 와서 씻고, 쉬고 있었는데요. 그래도 먼 곳에서 오신다니 얼굴 뵈러 나갔습니다. 차에 태워 송파투어를 시켜드렸는데요. 처음 차에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저랑 대화하고 헤어졌습니다. B님은 집에 가서 남편에게 송파로 이사 가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한두 번 차 마시면서, 이야기했을 뿐인데, 송파가 좋아 보였나 봐요. 목동 집을 팔고 와야 하는데, 가격이 더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고 싶어 했습니다. 송파부터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 같아서, 이 동네에 먼저 들어와 있어야, 동네 분위기 파악과 시세 흐름을 따라갈 거라고 이야기해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B님은 송파에 집을 매수했고, 1년 후에 송파로 이사 왔습니다. 그 후로 모임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제가 독서모임을 처음 오픈했을 때, B님 혼자 신청서를 작성해 준 분입니다. 한 명 밖에 신청하지 않아서 고민이 컸지만, B님은 다른 사람이 아닌 저를 보려고 신청하신 분이셨기에 , 모임을 진행하기로 했었어요. 올림픽 공원 투썸 플레이스에서 모여 책 이야기를 나눴고, 공원 한 바퀴 돌고 헤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첫 독서모임 오픈 덕분에 그 뒤로도 저는 독서모임을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D님, L님, B님과 저 이렇게 종종 동네에 모여 식사하고 커피를 마십니다. L님은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D님과 B님의 아이들 학원 문제에 대해 상담을 많이 합니다. 서울대, 연고대를 보내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서울소재 대학에 이과를 보내기 위해 자녀에게 공부하는 법을 알려 줍니다. 교육 철학도 뚜렷합니다. 어제는 인강을 듣는 다길래 무슨 인강이냐 물었더니, 과학 공부를 하고 있데요. 과학 공부를 엄마가 해서, 딸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수학 선생님이셨던 L님의 자녀가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L님이 책을 쓰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있지만, 아이가 대학에 가야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합니다. 그 과정들 잘 기록해 두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L님이 제가 하는 독서법을 자율동아리 아이들에게 활용해 보기로 했답니다. 10분 독서하고, 문장 고르고, 생각 정리하는 것. 독서와 글쓰기는 교육 전반에 있어서 사고 능력을 향상해 주니까요. 청소년시기부터 하루 10분 독서와 글 쓰는 <평단지기 독서법>을 활용하면, 책 한 권 끝내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루 10분의 힘을 경험해 본 아이들이라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니까요. 카페에 글을 써서 기록을 하고 있다길래, 같은 책 읽고, 아이들과 독서모임을 한 번 진행해 보라고 제안드렸습니다. 같은 책을 다른 문장을 골라 의견을 나눌 때, 저 사람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존재를 깨닫게 되거든요. 해봐야겠다고 합니다.


D님에게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를 발행해 보라고 소개드렸습니다. D님이 저에 대해 동료들에게 소개해 주신 덕분에 그 인연으로 파이어북 라이팅크루원에 합류한 분도 생겼습니다. D님의 모임이 더 활성화되도록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드리기 위해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물질적으로 무언가를 주는 것도 있겠지만, 그 보다 말 한마디로 상대방의 정체성을 더 뚜렷하게 만들고, 그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해주는 관계입니다. 개개인은 모두 다른 성향입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모임이 당신의 결정을 좌우하는 기준이 됩니다. 타인의 반응에 따라 우리는 행동과 추구하는 목표가 굳건해 지니까요. 내 편으로 만들어 가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로 우리들의 안전지대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습니다.

Write, Share, Enjoy, and Repeat!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865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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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itt.ly/ywriting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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