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독서모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연재 브런치북『괜찮은 독서모임』발행 합니다. G 걱정될 땐, 독서모임에서 답을 찾는다
H 협상의 법칙: 언제, 얼마나 자주 만날까?
대학생 조카가 독서모임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매주 오프라인으로 영등포에서 네 명이 만난다고 했다. 직장인 한 명과 대학생 3명으로 구성되었다. 독서모임을 시작한다기에 칭찬과 응원을 보냈지만, 꽤 자주 만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려면 매주 책을 읽어야 한다.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읽기에도 부담되지만, 매주 정해진 책을 지속해서 읽어나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몇 달 하다가 독서모임이 와해된 것 같다. 이유를 물어보니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독서모임을 언제, 얼마나 자주 만날지 정하는 일은 독서모임의 지속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독서모임을 운영하기에 적정한 날과 횟수를 정하면 모임의 수명이 길어진다. 참여자들과의 시간 협상이 가장 큰 관문이다.
2025년 8월 기준으로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은 공식적으로 4개다. 각각 다른 시간에, 다른 주기로 만난다. 각자의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시간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첫째, 평단지기 독서클럽은 온라인 독서모임으로 내가 2021년부터 운영 중이다. 매월 한 권씩 평단지기 독서법으로 천천히 쪼개 읽는다. 월 1회 온라인 줌으로 만나고 있다. 요즘은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9시에 줌에서 만나고 있다. 온라인에서 약 90분 동안 진행한다.
처음 독서모임을 시작했을 때는 월요일을 정했었다. 참여자가 몇 명 되지 않았을 무렵 수영장, 요가 등 주 3회 월, 수, 금 일정 있는 사람이 있었다. 참여자의 일정을 고려하다 보니, 월요일 대신 화요일로 바꿨다. 다만 화요일로 바꾼 다음에 그 멤버가 빠지면서 괜히 요일을 바꿨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한 번 바꿨으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화요일을 고수 중이다.
둘째, 골든티켓 독서모임은 2019년 12월에 시작했다. 월 1회 책 한 권을 읽고,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다. 코로나-19 시기 몇 개월을 제외하고는 오프라인에서 만나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다. 처음 3년 동안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모였었다.
미리 독서모임 날짜를 선점하기 위해 날짜를 고정했다. 매월 다른 일정으로 독서모임 일정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날짜를 고정해 둠으로써 다른 일정보다 우선순위를 높였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날짜를 지킬 수 있었다. 주로 한 번 모이면 서너 시간을 훌쩍 넘긴다. 마치는 시간은 고정이 아니다. 오후 3시, 4시가 넘을 때도 많다. 최근에는 한 멤버가 토요일 오전 일정이 생겼고 내 경우에도 셋째 주 오후에 다른 모임 일정이 생겨 요즘은 일요일에 모이는 걸로 변경했다.
셋째, 천무 독서모임은 작가들의 독서모임으로 2021년 1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월 2회 둘째, 넷째 주 일요일 저녁 8시다. 직장인의 경우 주말에 여유 있게 참여할 수 있다. 2시간 동안 8시대라 조금 이른 시간이다. 가족과 보내는 저녁 시간이 길어지는 회원들은 참여하는 데 부담되는 경우도 있다. 내 경우 다른 독서모임 책도 병행해서 읽어야 해서 2주에 한 권씩 읽고 참여하려면 부단히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적어도 한 챕터만 읽고 들어가면 된다고 한 모임이라 때로는 완독하지 못하고 참여한 적도 두세 번 있었다. 독서모임 이후에 마저 완독한다.
넷째, 최근에 시작한 북위키 송파 독서모임이다. 분기에 한 번 오프라인 장소에서 모인다. 주로 집 근처 동네 카페에서 모였다. 멀리서 오는 분들에겐 죄송하긴 하지만, 주변 동네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이 컸기에 가급적 인근 동네에서 모이고 있다. 분기에 한 번씩 모이다 보니, 기존에 읽었던 책 중에 함께 나눠보고 싶은 대표 책을 한 권 정하고, 3~4권을 추가로 정해서 참여자들이 독서모임 책을 부담없이 읽게 배려하고 있다.
내 경우에는 이렇게 한 달에 4번의 독서모임과 분기에 한 번 독서모임이 고정되어 있다. 가끔 조찬 모임에 나가 평소에 읽고 있던 책에 대해 소개하기도 한다. 가끔 저자들의 신간 출시 이벤트로 일회성 독서모임이 있으면 함께 읽고 참여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서평단으로 알게 된 분들과도 독서모임을 몇 번 시도하기도 했다. 인문 고전 독서모임이라 참여하면서 다른 리더가 운영하는 독서모임의 분위기도 배울 수 있었다. 이미 참여하는 독서모임이 4개나 되어, 더 이상은 참여하지 못하고 멈추게 되었다.
언제, 얼마나 자주 만나면 좋을까? 리더와 참여자의 역할을 골고루 수행하다 보니 독서모임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 조율해가는 중이다. 독서모임 참여자들과 협상을 통해 정하는 게 가장 좋다. 되도록이면 참여율이 높은 시간대와 참여자들이 부담없이 책 읽고 참여할 수 있는 기간도 필요하다.
첫째, 예측 가능성의 법칙 (고정 일정)
정기적인 모임이 중요하다. 무조건 모이는 게 필요하다. 매번 날짜를 조율하는 게 좋아 보일 수 있겠으나, 회원이 많을수록 이상적인 날짜를 고르긴 어렵다. 가급적 고정된 날짜가 좋다.
독서모임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도록 날짜나 요일을 고정해 두어야, 회원들이 다른 약속은 다른 날짜로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참여자의 우선순위에 따라 독서모임 순위가 밀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독서모임의 우선순위를 높일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독서모임 참여율이 유지된다.
다음 모임 날짜는 독서모임 하는 날 확정한다. 캘린더에 바로 입력해 두고, 다른 일정보다 선점하기 위함이다. 불참한 사람이 있다면 공지를 통해 다음 일정을 공유한다.
둘째, 부담과 지속성의 균형점 (월 1회 권장)
개인적으로는 한 달 1회 정도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한 달이 생각보다 짧다. 그리고 사람들은 바쁘다. 약속도 많다. 매번 독서모임을 우선순위로 두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다. 조력자들의 모임이라면 매주 모임이 처음엔 필요하다. 다만, 현실적으로 지속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처음엔 열정적이어서, 매주 만나고 싶고, 줌으로라도 자주 보고 싶다. 두세 달 지나면 식기 마련이다. 한 명씩 사정이 생기고 점차 미루는 횟수가 늘어간다.
책 분량에 따라 두 달에 한 번, 분기별 1회 만나는 것도 이상적이다.
셋째, 참여자 협의를 통한 맞춤형 조정
직장인이라면 평일 저녁대나 주말 새벽, 오전이 적당하다. 주말에는 독서모임 이후에도 다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미리 시간대를 확보하면 참여율이 높아진다. 프리랜서나 가정주부, 자유직이라면, 평일 오전 10시대도 괜찮아 보인다. 자녀들 학교 보낸 이후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는 부모들의 참여율이 높다.
매주 참여하면 집중도가 높고 친밀감이 빠르게 형성되지만, 부담이 크고 오래 지속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격주로 모이는 경우 꾸준함과 여유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일정 조율이 간혹 어려울 수 있다. 월 1회 만나는 경우 독서량에 부담이 적어 참여가능성이 높지만, 흐름이 끊기기 쉽고 관계 형성에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한다. 분기별 1회는 모임 자체를 유지하는 명목으로 적당하고, 독서모임보다는 이벤트 행사에 가까울 수 있다.
독서모임 시간 협상에서 중요한 건 참여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는 일이다. 직장인 중심인지, 프리랜서 중심인지, 사업가 중심인지, 학부모 중심인지, 대학생, 청년 2030 중심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직장인 중심 모임의 경우 평일 저녁 7-9시, 주말 오전 10시-12시를 추천한다. 피해야 할 시간은 평일 오전, 주말 저녁 (가족 시간) 이다. 규칙적이지만 유연성 부족한 경우가 많다.
프리랜서/자유업 중심 모임이라면, 평일 오전 10시-12시, 평일 오후 2-4시를 추천한다. 피해야 할 시간은 주말 (휴식 시간)이다. 유연하지만 일정 변동 가능성 높다.
학부모 중심 모임이라면, 평일 오전 10시-12시 (자녀 등교 후)가 좋다. 피해야 할 시간은 방학 기간, 오후 3-6시 (자녀 하교 시간)다. 학사 일정에 따른 변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학생/청년 중심 모임이라면, 평일 저녁, 주말 오후를 추천한다. 피해야 할 시간은 시험 기간, 주말 오전이다. 넘치는 열정과 유연성이 있긴 하지만 지속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시간을 정할 때 다음 사항들을 체크해보자.
□ 핵심 멤버 2-3명의 기본 일정을 파악했는가?
□ 참여자 70-80%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는가?
□ 계절적 요인을 검토했는가? (여름휴가, 연말연시 등)
□ 대중교통 시간을 고려했는가? (오프라인의 경우)
□ 모임 후 추가, 뒷풀이 시간 여유를 확보했는가?
□ 일정 변경 시 다른 대안이 있는가?
아무리 신중하게 정해도 시간을 바꿔야 할 상황이 온다. 이때도 협상 기술이 필요하다.
시간 변경 신호를 포착한다. 참석률이 50% 이하로 떨어질 때, 같은 사람들이 계속 불참할 때, 참여자들이 시간에 대한 불만을 표현할 때다.
시간 변경시에는 다음 과정으로 시도해본다. 현재 시간의 문제점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대안 시간을 2-3개 제시한다. 기존 참여자들의 의견 수렴한다. 새로운 시간으로 2-3회 시범 운영해본다. 최종 확정 후 공지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고집스럽게 기존 시간을 유지하다가 모임 자체가 없어지는 것보다, 유연하게 조정해서 지속하는 게 낫다.
무엇보다 당신의 삶의 흐름과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을 정하자. 일상생활에 무리되지 않고, 오히려 삶의 활력이 될 수 있는 모임 간격으로 설정할 때 오래 가는 독서모임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당신의 독서모임은 언제 만나고 있는가? 그 시간이 기다려지는가, 아니면 부담스러운가? 만약 후자라면, 이번 기회에 참여자들과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자. 작은 조정으로 평생 지속할 수 있는 독서모임으로의 변화를 줄수 있다.
[ 이 책 어때요? 책 선정의 모든 것 ] 8월 7일에 연재예정입니다.
책으로 두 번째 삶을 여는 파이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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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30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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