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하지 말걸!' 결점에 익숙해지는 말그릇

사람들의 결점에 익숙해지는 것도 배워야 할 재주다.

by 와이작가 이윤정

'그말, 하지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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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책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리허설을 하거나, 강의를 진행할 때, 남편이 방 안에서 간혹 들을 때가 있다. 글쓰기 관련 내용이 아닌 내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그런 이야기는 빼고, 기술적인 이야기만 이야기하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어제는 전자책 수업을 진행했다. 2시간 30분 만에 모두 알려드려야 하기에 내 이야기는 빼고, AI와 함께하는 전자책 쓰는 법을 강의했다. 아침에 한 작가가 노하우 전수받고 바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남편에게 전했다. 또 자랑을 한 셈이라, 아차 싶었다. 다행히 남편이 "자기는 어제 같은 글 쓰기 수업을 해."라고 말해준다.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 보이지 않던 상대방의 결점이 보인다. 서로의 결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눈 감아 주고 포기하고 살다가 가끔 속상할 때, 한 번 실수를 지적하기 시작하면, 상대방은 지지 않고 "당신도 그렇잖아."하며 반격한다. 여기에 서로 꼬투리를 하나씩 잡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오늘은 교회 갔다가 밥만 먹고 집에 바로 왔더니 10시 30분이었다. 그냥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서 올림픽 공원으로 산책을 가자고 남편을 데리고 나갔다. 구름이 걷히자 햇볕이 쨍하고 내비친다. 횡단보도 앞에서부터 "아, 더워! 아 졸려. " 한다. 그럼 다시 들어가라고, 나 혼자 다녀오겠다고 했다. 어떻게 또 그러냐며, 따라 나섰다.


잠시 후 남편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다. 옷도 흠뻑 젖었다. "이 길이 이렇게 멀었어?" 호수쪽만 돌고 오자했지만, 유난히 길어보였나보다. 어떻게든 움직이니 좋지 않느냐, 집에 가서 에어콘 켜고, 씻고 나면, 그래도 뿌듯할 거다라고 말하니, "더위 먹은 것 같아. 머리도 지끈지끈해. 아, 졸려. 피곤해."

"남들은 다 반바지 입고 다니는 데, 우리는 왜 이러고 다니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어떻게든 기분좋게, 긍정적으로 마음을 바꿔보려고, 이런 저런 긍정의 말을 덧붙였지만, 절대 지지 않는 남편. 삐뚤어진 마음을 바꾸기 어렵다. 집에 들어와서 문득 생각하니, 내가 또 상대를 바꾸려고 했구나 싶다. 남편이 한 마디 더 하길래,

"그래, 그게 당신인 걸."

더 이상 반응이 없다. 그제야 끝이 났다.


시원한 거실 쇼파에 앉아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을 읽고 있었다. 남편이 갑자기


"오늘 반찬으로 나온 브로컬리 오랜 만에 먹었는데, 맛있더라?"

"어? 자기는 브로컬리 먹으면 안 되는데?"

"아!! 통풍엔 먹으면 안 되는 거였지! 어쩐지 오랜만이더라."

"자기도 잊어 버릴 때가 있어?"


'마지막 말, 하지 말 걸...' 맨날 이런다.


직장 다니면서 남자 직원들의 말투에 물이 들었다. 상대방이 한 마디 하면, 툭툭 받아치는 모습을 자주 봤더니, 어느 새 나도 그런 발언을 하는 나를 볼 때가 있다. 말하고는 내가 깜짝 놀란다. 사람들의 결점에 익숙해지도록 또 다른 배움과 습관이 필요하다.


생각없이 바로 반응하는 결점에 익숙해지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다.


첫째, '그럴 수 있지.' 주문을 외운다. 남편이 더위에 징징댈 때, 동료가 실수를 반복할 때, 마음속으로 이 문장을 되뇌인다.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해진다.


둘째, '1초 정지' 기법을 활용한다. 메모지에 써서 보이는 데 붙여 놓는다. 반박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을 때, 마음속으로 숨을 크게 들이 마신다. 그 1초 동안 시스템1에서 시스템2 사고로 넘어간다.


셋째, 상대가 아프지 않고 옆에 있음에 감사한다. 남편이 응급실 가서 수술하고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어서다. 아프지 않고 옆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결점도 그 사람의 일부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결점마저도 때로는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지금의 그는 그 동안의 모든 좋고 나쁜 행동으로 만들어진 사람이다. 오늘도 연습중이다.


"지인의 결점에 익숙해져라." -『사람을 얻는 지혜』115 사람들의 결점에 익숙해지는 것도 배워야 할 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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