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116 비열한 사람들 사이에는 진정한 우정이 없다.
올해 오십이 된 남편은 퇴사 4년차를 맞았다. 그동안 취미할동 하며 지냈다. 최근 들어, 지금까지 쌓아 온 커리어가 생각나나보다. "지금까지 이룬 게 별로 없다. 난 뭐했지? 저 사람은 나랑 나이도 같은데, 정부 부처에서 대변인으로 일하는데..."라는 말을 한다. 올해 초 블로그를 시작해 보라고 권유했었다. 생활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며칠 전 포스팅을 100개 넘겼다. 하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식당에 다녀온 소감을 몇 줄 적을 뿐이어서. 이웃도 별로 없고, 반응도 별로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남기고 있어 대견했다. 그래도 나름 정보를 찾아보고, 사진도 열심히 찍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남편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다. 남편 콘텐츠 취미 활동 중에서 좋아하는 걸 골라 챗GPT에 블로그 글을 집어 넣고 전자책 템플릿을 만들어 주려는 계획이었다. 챗 GPT에 프롬프트를 넣어 1700자로 정리해 달라고 했지만, 비열하게 요약본만 나왔다. 몇 번 꾸짖으니 1700자를 만들어 내긴 했지만, 이내 또 요약형으로 바껴 버린다. 다시 반복해서 질문하고, 결과를 요구하니 내용이 또 싹 바뀐다.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신뢰할 수가 없다. 내 전문분야가 아니라 그럴 듯해 보여도 도저히 신뢰할 수가 없다. 거짓 정보도 많이 섞여 있을 게 분명했다.
그냥 재미로 해보는 일이지만, 남편에게 보내줬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 지 궁금하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비열하다'는 "사람의 하는 짓이나 성품이 천하고 졸렬하다"는 뜻이다. AI에게 이 단어를 적용하는 게 맞을까 싶었지만, 프롬프트에 따라 제각각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모습이 꼭 일관성 없는 사람 같다.
아직까지는 의무를 다하는 사람을 더 신뢰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결과를 AI가 보여줘도 메모리 관리나 시드 번호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이전 결과를 재현할 수도 없다. 물론 내가 AI 도구를 전문적으로 사용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AI와의 신뢰 관계, 가능할까?
생각해보니 AI에게는 특별한 점이 있다. 잘못된 결과를 보여줘도 마음껏 꾸짖을 수 있고, 잘했을 때는 마음껏 칭찬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럼에도 묵묵히 시키는 일을 해준다. AI에게 정직한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정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대충 입력한 명령어로는 AI도 대충 결과를 만들어낸다. 결국 의무를 다하는 AI를 만들려면 내가 먼저 제대로 된 지침을 줘야 한다는 뜻이다.
작가로서 여러 AI 도구를 써보니, 각각 다른 성격과 장단점이 있었다. 콘텐츠를 요약하는 도구는 챗GPT가 좋고, 글의 문맥이나 부드럽게 쓸 때는 클로드 도구가 좋았다. 마치 사람마다 다른 전문 분야가 있는 것처럼.
AI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만드는 실전 노하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1년간 AI와 씨름하면서 터득한 방법 11가지를 공유한다.
첫 번째, 단락을 나눠서 차근차근 질문한다. 한 번에 모든 걸 요구하지 않는다. 전자책을 쓸 때도 목차부터 시작해서 각 장을 순서대로 완성한다.
두 번째, 구체적인 숫자와 명확한 지시를 제공한다. "길게 써줘" 대신 "1500자 분량으로 3개 단락으로 나눠서"라고 정확히 말한다.
세 번째, 중간중간 점검하는 습관을 만든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정리해줘."라고 물어보며 방향을 확인한다.
네 번째,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순차적으로 접근한다. 계획을 세울 때도 1단계부터 차례로 진행하며 각 단계가 끝나면 다음으로 넘어간다.
다섯 번째, 오류를 꼼꼼히 검증한다. 다른 AI 도구로 교차 검증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팩트체크는 스스로 한다. 그게 전문가인 사람의 역할이다. 투자 정보나 의료 정보는 특히 신중하게 확인이 필요하다.
여섯 번째, 무료보다는 유료 버전을 사용한다. 처음엔 아까웠지만 결과물의 품질 차이가 확연하다. 코치로서 도구에 투자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곱 번째, 다른 사람과 AI 계정을 공유하지 않는다. 개인화된 학습과 대화 기록 관리를 위해서는 개인 계정이 필수다.
여덟 번째, 가끔 메모리에 저장하라고 명시적으로 지시한다. "이 내용을 기억해줘"라고 말하고, 프로젝트별로 대화를 구분해서 진행한다. 블로그 글쓰기용, 투자 분석용으로 따로 관리한다.
아홉 번째, 전문 사이트 링크를 제시하여 스스로 검증하도록 지시한다. "이 사이트를 참고해서 확인해봐"라고 신뢰할 만한 출처를 함께 제공한다.
열 번째, AI에게 더 나은 프롬프트 작성법을 묻는다. "어떻게 질문하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까?"라고 직접 물어본다. AI가 제안하는 방법이 의외로 유용하다.
열한 번째,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배경 정보를 제공한다. 책에 대한 글을 쓸 때는 내 독서 경험과 선호도, 목표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정보가 많을수록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신뢰는 상호작용에서 시작한다.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십으로 나아갈 때다.
남편의 전자책 초고.템플릿을 50페이지 분량으로 완성했다. 처음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다. 남편의 반응이 기대된다. "이걸 어떻게 만들었냐"며 신기해할까?' 쓸 때 없는 일을 했다.'고 타박 할까?
ps. 일단 왜 본인 이름이 들어갔냐며, 숙제 줬다고 하지만, 싫은 눈치는 아니다. ㅎㅎ 성공이다.
AI는 완벽하지 않다. 때로는 비열해 보일 정도로 일관성이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하고 꾸준히 상호작용하면 점점 나은 파트너가 된다는 걸 경험하는 중이다. 사람 관계와 비슷하다.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명확하게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 비열하던 AI도 조금씩 의무를 다하는 도구로 바뀌어간다. 진정한 파트너십은 일방적인 명령이 아닌 상호작용에서 시작되니까.
늘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과 교제하라. 『사람을 얻는 지혜』116 비열한 사람들 사이에는 진정한 우정이 없다.
책으로 여는 두 번째 삶, 파이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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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30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사람을얻는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