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보다 값진 건 관계의 기술

『사람을 얻는 지혜』149 희생양을 두는 것도 갖춰야할 능력이다

by 와이작가 이윤정

올해 목표는 작은 사무실을 갖는 일이다. 조기퇴사한 지 3년, 집에서 자유롭게 일하면 즐거울 줄 알았다. 물론 마음은 편했지만, 움직임이 줄자 몸이 무겁게 굳어갔다. 남편도 퇴사 5년 차가 되니 사무실에 대한 갈망이 커지는 중이다.


514__%EC%82%AC%EB%AC%B4%EC%8B%A4%EB%B3%B4%EB%8B%A4_%EA%B0%92%EC%A7%84_%EA%B4%80%EA%B3%84%EC%9D%98_%EA%B8%B0%EC%88%A0.jpg?type=w773

집에 있으니 새벽부터 잠들기 전 새벽(1~2시)까지 일을 할 때가 있다. 프리랜서, 1인 기업가는 24시간 업무를 하기도 하니까. 어제 남편이 내일은 부동산에 한 번 가보라고 말해준다. 때가 되었나?


2~3년 전에 봐두었던 사무실은 겨우 2~3천만원 올랐다. 그 사무실은 공실이었다. 나이든 어르신이 가지고 계셨다. 싱크대도 낡았고, 화장실도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당시 그래도 그걸 사서 인테리어를 내가 하면 괜찮겠다 싶어서 가격 조정을 부탁했다. 2천만원 깎아주면 사겠다고 했더니 안판다고 했다.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돈이 부족했으나, 매도인은 돈이 급하지 않았다. 그때 중개소 소장님은 매도자 편이었다. 결국 가격 조정을 실패하고 멈추었다. 그 돈은 미국 주식에 투자해두었다. 미국 주식은 9월 조정을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큰 조정은 아니었고, 오히려 올랐다. 운이 좋았다.


어제 저녁 부동산에 전화를 해서 봐두었던 매물이 있는지 물었다. 알아보고 연락을 준다고. 오늘 아침 전화가 왔다. 보증금과 월세가 얼마라고 말해준다. 임대가 아니라 매수하겠다고 하니, 대표님을 바꿔준다. 오늘 2시~3시 사이에 방문하겠다고 하고 집에서 걸어갔다. 손님이 계약서를 쓰고 있었다. 대표님 대신 다른 직원과 함께 매물을 보고 왔다. 처음 본 매물은 18층이다. 예전에 봤던 매물 옆 칸이다. 바닥은 카펫트, 하얀색 벽지, LED 전등, 싱크대는 제거되어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인테리어를 한 상태였다. 개방성도 확보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인테리어도 되어 있으니 가격은 예전에 비해 달라지지 않은 상태로 느껴졌다. 내년 4월까지 단기 임대가 맞춰져서 내년이 되어야 입주할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으로 와서 더 저렴한 건 없느냐고 했다. 당장 입주할 수 있는 게 있느냐고 했더니, 월세 공실이 있다며 보여주겠다고 한다. 11층이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대신 인테리어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다. 입주했을 때 그대로 빨간 씽크대와 샤워실, 화장실도 오래되어 보였고, 바닥은 장판, 벽지만 교체해둔 상태였다. 공인중개사가 주인에게 전화해 볼까 물어본다. 한번 알아봐 달라고 했다. 얼마 정도면 되겠냐고 주인이 물어보는 듯 하다. 오늘 본 매물 가격에서 1000만원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야기해주신다. 매도인 쪽에서는 수리된 사무실보다 3천을 더 부른다. 그 이하로는 팔지 않겠다고. 내년 되어 봐야 팔겠다며. 이러면 처음 본 매물이 훨씬 가격이 좋다. 더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고 집으로 왔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직거래로 흥정을 붙이다 보면 감정이 상하기 쉽다. 그래서 중개소가 존재한다. 매도인에게는 기분 나쁘지 않게 가격을 조율하고, 매수인에게는 어떻게든 살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 때로는 매도인에게, 때로는 매수인에게 욕을 먹기도 하지만, 결국은 거래를 성사시키는 조정자다. 겉으로는 희생양 같지만, 사실은 모두를 웃게 만드는 사람이다. 사무실보다 값진 건, 나를 대신해 다리를 놓아주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나는 매수자 입장이니, 매도자를 잘 구슬려 줄 중개소 대표님과 친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S. 집에 와서 네이버 부동산 앱을 켜서 다른 선택지도 찾아봤다. 전에 없었던 매물이 보인다. 거실과 방도 구분되어 있고, 오늘 본 매물보다 천 만원이 저렴하다. 아... 고민이다. 다음 주에 한 번 또다른 중개소에 들려봐야 겠다.


『사람을 얻는 지혜』149 희생양을 두는 것도 갖춰야할 능력이다

"다른 사람에게 나쁜 일을 넘길 줄 알라."



+ 9월 책쓰기 무료 특강 (9월 30일 저녁 9시, 온라인)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4002294685


책으로 여는 두 번째 삶, 파이어북

Write, Share, Enjoy!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30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https://litt.ly/ywritingcoach

image.png?type=w773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Oops!" 신중한 대화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