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175 내실이 없는데 높은 자리에 오르는 건 불행이다
서점에 가서 주로 확인하는 코너는 베스트셀러, 신간도서, 화제의 도서/인기도서 코너다.
가끔 서가에 꽂힌 책을 확인할 때도 있다.
책이 출간되면 분야별 신간도서 평대에 진열되는 경우가 있다.
에세이류는 책이 너무 많아서, 신간이라고 해서 평대에 놓이는 건 아니다.
가끔은 평대 아래, 세로로 책이 꽂혀있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에는 개인저서를 3권 이상 쓴 유명한 작가님 책은 인문학 도서로 분류되는 바람에 평대 대신 평대 아래 신간 코너에 세로로 꽂혀있기도 했다. 자기계발서의 경우 신간으로 출간되면 약 2~3주 정도 평대에 놓여지는 듯 보였다.
만약 첫 책을 써서 기분 좋은 작가라면, 바쁘더라도 그 전에 서점에 가서 책이 진열되어 있는 걸 확인하고, 인증사진도 찍어두면 좋다. 3주 뒤에는 자리가 다른 책으로 대체될 때가 많다.
잠실 교보문고에서 공저 작가님을 만났다. 서점 한가운데, ‘자기계발 인기도서 코너’에 파이어북 공저 3기 《인사人思이동》 책이 놓여 있었다. 매주 가서 진열된 책이 부러웠던 코너였다.
사실 알고 보면 그 코너는 늘 인기도서만의 자리가 아니다. 서점은 물량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저자 사인회를 하고 남은 책을 한데 모아 진열하기도 하는 듯 보였다. 매주 서점에 가다보니 체감상 그런 느낌이 들었었다. 베스트셀러가 될 거라고 예측해서 물량을 확보한다. 책이 팔리지 않으면 출판사로 반품하거나, 서점에 일부 남겨놓는다. 오늘 처음으로 공저 책이 인기도서 코너에 진열된 걸 보니, 그럼에도 가슴은 두근거린다.
신간코너든, 인기도서 코너든 내실이 없으면, 그 자리는 오래 가지 않는다. 첫 책을 내면 누구나 꿈꾼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좋겠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그 다음이어야 한다.
‘두 번째 책은 쓸 수 있을까?’
내실이 없으면 베스트 셀러 순위에서도 한 달 이내에 순위밖으로 밀린다.
두 번째 책을 쓰지 못한다. 두 번째 책은 실력이다.
세 번째 책은 철학으로 쓰는 것 같다.
적어도 한 작가의 세 번째 책을 읽어보면, 작가의 실력이 보였다.
이벤트처럼 반짝했던 작가와, 꾸준히 쓰며 단단해진 작가는 결국 같은 자리에 설 수 없다.
[파이어북 라이팅]에서는 평생 쓰는 작가를 만들고 싶다.
첫 책으로 주목받는 것도 좋지만, 그 이후의 길을 함께 걷는 게 더 중요하다.
책을 한 권 쓰는 건 ‘성과’다.
책을 계속 쓰는 건 ‘시스템’이다.
읽고, 쓰고, 나누는 루틴이 매일 습관으로 쌓여있을 때 작가의 내실이 생긴다.
처음엔 몰랐다. 책 써도 누군가 사줄 사람이 없었다.
직장에는 알리지 않았고, 내가 속한 커뮤니티도 없었기 때문이다.
소속감이 없었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작가들을 돕고 싶었다.
직장에는 알릴 수 없지만, 소속감이 되어 줄 수 있는 커뮤니티 말이다.
‘함께 쓰는 커뮤니티, 파이어북 라이팅’을 만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들.
이런 연결이야말로 작가가 오래가는 힘이다.
공저 작가에게 소식 하나를 들었다.
“이번 책 읽고 좋았다며, 지인이 10권을 샀더라고요.
어려운 분들에게 책 한 권씩 선물로 주겠다고 했어요.”
따뜻하고, 뿌듯했다. 단순한 홍보 판매가 아니라, 내실 있는 독자가 생겼다는 증거이다.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문장은 진심을 쓴 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난다.
내실이 부족한 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유행처럼 사라지고, 이벤트처럼 잊힌다.
단단하게 쌓인 내실 위에 만들어진 다음 책을 쓰면 된다.
시간이 흐르면 다시 꺼내 읽힌다.
책은 작가의 거울임에 틀림없다.
책이 깊어질수록, 작가의 인생도 깊어진다.
내실 있는 작가의 3가지 습관을 소개한다.
첫째, 첫 책이후 다음 책을 준비한다. 출간의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다음 아이디어를 메모하자.
둘째, 팔리는 책보다 남는 책을 쓴다. 유행보다 ‘시간을 견딜 문장’을 남긴다. 베스트보다 롱셀을 지향한다.
셋째, 소속감을 키운다. 혼자 쓸 수 있어도, 쓰고 나면 외로울 지 모른다. 함께 읽고 쓰며 응원해주는 공동체가 있을 때, 다음 책을 쓸 용기가 또 생긴다.
독자를 존중하면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 되도록 한 문장 한 문장을 정성껏 쓴다. 매일 읽고, 쓰고, 배우며 성장의 흔적을 남기는 일이 바로 내실을 쌓는 일이다.
책은 숫자로 평가받지만,
작가는 시간으로 증명하는 사람이다.
오늘도 내실을 다지며 한 편 써내려 간다.
화려한 베스트셀러 자리를 꿈꾸기보다,
이웃 독자들에게 도움되는 오래 쓰는 작가로
독자 곁에서 살아가고 싶다.
『사람을 얻는 지혜』 175 내실이 없는데 높은 자리에 오르는 건 불행이다.
"내실 있는 사람"
책으로 여는 두 번째 삶, 파이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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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30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사람을얻는지혜 #베스트셀러의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