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했던 마흔, 느긋하게 살아갈 오십

『사람을 얻는 지혜』 174 지식의 갈망이 있더라도 모르는 게 나은 지식

by 와이작가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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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내주면 어떡해... 아, 괜히 팔았나?”

며칠 전 KB 부동산 주간 시세 동향을 보고 W에게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도한 지역의 매매 시세가 가장 높다고 나와 있었다.

‘거 봐, 안 팔았으면 이렇게 올라갈 텐데...’

내 안의 작은 속마음이 그렇게 중얼거린 것 같다. 나는 텔레그램으로 그 뉴스를 캡처해 보냈고, 오늘 W의 반응은 그에 대한 답이었다.

“괜히 보냈네.”

그 말이 내 안의 두 사람을 깨운다. 하나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 나, 또 하나는 과거를 붙잡고 후회하는 나였다.



매도한 이유는 마음을 가볍게 가져가기 위함이었다. 앞으로 세금 문제도 알 수 없으니. 그 집이 더 이상 오르지 않으니까 파는 건 아니었다. W가 뉴스를 몇 개 찾아보더니 더 싱숭생숭해 진것 같다. 허리가 아프다며 W가 침대에 쉬러 간다. 나도 옆으로 가서 잠시 허리를 펴고 나란히 누웠다. W가 이런다.

"무를 수 없나? 방법 없어?"

"두 배 돌려 주면 돼."


물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나는 마음이 가볍다. 아마, 내가 앞으로의 계획을 자세하게 말해주지 않아서 W는 여전히 불안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플랜 A'가 있다.



SNS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글을 한 편 올리고 나면 ‘좋아요’ 개수가 오르락내리락한다. 누가 언팔했는지, 내 피드가 덜 보이는 건 아닌지 신경 쓰던 시절이 있었다. 인생의 그래프와 다를 게 없다.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일에 애쓰고 있었다. 좋아요 수가 떨어졌다고 나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고, 팔로워가 줄었다고 작가로서의 여정이 끝난 건 아니다. SNS 알고리즘보다 더 중요한 건 ‘내 리듬’이다. ‘내려놓기 루틴’도 필요하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요즘은 별로 없다. 가끔 그런 시간이 생기면 마음이 평온하다. 잠시 멈춤이 다음 인생을 더 진하게 만든다.


공동명의처럼, 나의 글과 콘텐츠도 이젠 ‘함께의 무게’를 가진다. 함께 읽어주고, 댓글 달고,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야 완성된다. 숫자 대신 스레드 서클로 관계를 살펴보기도 한다.


다음 주 토요일, 시아버지 생신이다. 호텔 뷔폐를 예약해 두었다.

"선물은 뭐가 좋을까?" 물었다.

"그럼, 밥 값을 우리가 내자." W가 답했다..

"좋은 방법이다! 그럼 자기 카드로 결제 해."

"알았어."


짧은 대화 속에 조급함 대신 여유가 며칠 전과 달라졌다. 평온함이 삶에 스며든 것처럼 느껴진 순간이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 중에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식사할 날이 얼마나 될까. 그 날 하루를 2시간이 아니라 20년처럼 천천히 즐기고 싶다. 사진도 찍고, 글도 남기고, 웃음도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주식 그래프도, 좋아요 개수도, 타인의 부동산 소식도 이제는 ‘내 인생의 주제’랑 조금씩 멀어진다. 조급하게 보냈던 마흔의 삶 대신 느긋하게 살아갈 오십의 삶을 준비 중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삶이 아닌, 내가 어떤 마음인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려한다.


조급하지 않게 살아가는 다섯 가지 실천 사항은 이렇다.

정보 단식 — 하루 한 번만 종이 뉴스를 열고, 대신 책 한 권을 펼친다.

감정의 손절 — “괜히 팔았나?” 대신 “잘 정리했구나.” “새로운 기회를 잡겠구나.”로 마음을 바꾼다.

리듬의 회복 — SNS 보다 내 몸과 마음의 리듬을 우선한다.


매일 글을 쓴다. 유혹하는 글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으로 보여주는 글을 써내려가고 싶다.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 조너선 라우시의 책을 읽을 때가 되었나보다.

조급함을 내려놓을 때, 삶이 비로소 내 편이다.


『사람을 얻는 지혜』 174 지식의 갈망이 있더라도 모르는 게 나은 지식은 절제하여야 한다.
"조급하게 살지 말라."
행운의 날보다는 평범하게 살아갈 날이 더 많다. 즐길 때는 천천히, 일할 때는 서둘러야 한다. 일이 끝나는 건 좋지만, 즐거움이 끝나는 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을 얻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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