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234 남에게 자기 명예를 다 맡겨서는 안 된다.
우리가 부자인가 아닌가라는 주제로 W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2025 KB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수는 2011년 13만 명에서 2025년 47만 6천 명으로 지난 15년 간 매년 9.7%가 늘었다. 이들의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3,066조 원으로 매년 7.2% 불었다고 한다.
https://www.kbfg.com/kbresearch/report/reportView.do?reportId=2000551
2012년 이후 한국 부자의 70%가 수도권에 거주했고, 경기도는 비중이 늘었고 서울은 줄었다. 올해는 부동산자산 비중이 줄고, 기타자산 비중이 늘어나는 포트폴리오 변화가 나타났다고 한다. 한국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기준은 지난 15년 간 꾸준히 '총자산 100억 원'을 유지했고, 부자 자각도는 2011년 24.5%에서 2025년 34.3%로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즉, 부자란 총 자산 100억 원 시대에 살고 있다.
W에게 물었다. “우리는 몇 %쯤일까?” W의 대답은 단호하다. “그건 통계적으로 나올 수 없는 수치야.”
W는 평균의 함정을 이야기했다. 마이클 조던 한 명 때문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지리학과 졸업생 평균 연봉이 확 뛰는 것처럼, 극단적인 아웃라이어가 평균을 왜곡한다는 설명이었다. 이재용 회장의 자산, 조폭들의 자산,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의 자산을 누가 알겠냐면서 말이다. 진짜 부자들이 굳이 자산을 공개할 이유도 없고, 보이지 않는 돈은 통계 밖에 남아 있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나는 다른 방향으로 맞받아쳤다. “그럼 시야를 더 넓혀야지.”
지방에 있는 학교에서 전교 1등 한다고해서 전국 단위로 확장하면 상위권에 얼마나 들겠느냐며 예시를 든다.
<팩트풀니스>기준처럼 글로벌로 옮기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 세계 기준으로 보면 우리는 이미 상당히 잘 사는 축에 속한다. 깨끗한 물, 의료, 교육, 인터넷.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사실은 상위 레벨의 삶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는 서로를 설득하지 못한 채 대화를 끝냈다.
나는 의견을 받아들이고, 통계적으로 더 확장한다면, 글로벌 단위로 전 세계수준으로 비교한다면 우리는 정말 잘 사는 축에 속한다고 <팩트풀니스> 사례를 들어서 맞받아쳤다. 결론은 서로가 상대방의 주장을 동의하지 않고 끝나고 말았다.
파이어북 책쓰기 LAB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동네 지인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공간이 너무 이쁘다고 칭찬을 해줬다며 W에게 전했다. 오늘 대화 주제는 한 명이 올해 3월 종로에 건물을 샀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위너는 그 사람이란다. 여기는 좋아보인다고 하지만, 정작 그런 사람이 더 부자라면서.
예전의 부자는 조용했다. 돈 버는 법도, 절세 방법도 끼리끼리만 공유했다. 지금은 다르다. SNS 시대다. 주식은 좋은 종목을 함께 사고, 장사가 잘되면 주변에 비슷한 가게가 모인다. 잘 되는 카페 옆 500미터에 같은 브랜드가 또 생기는 시대다. 혼자만의 성공은 오래가지 않는다.
자산의 상위 몇 %냐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건 이거 아닐까. 나는 어떤 이해관계 속에서, 누구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가. 혼자 계산기를 두드리며 서열을 따지는 대신, 연결된 구조 안에서 공생하는 법을 배우는 것. 어쩌면 지금 시대의 부자 기준은 자산 규모가 아니라,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관계의 밀도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얻는 지혜』 234 남에게 자기 명예를 다 맡겨서는 안 된다.
명예 보증을 받지 않고는 자기 명예를 맡기지 말라. 침묵하면 공동 이익을 얻고, 발설하면 공동 손실을 얻게 해야 한다. 명예가 관련된 이해관계에서 늘 함께하는 공동 계약이 맺어져야 한다. 즉, 자기 명예를 지키는 것이 곧 상대의 명예도 지키는 것이어야 한다. 절대 남에게 자기 명예를 다 맡겨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혹여 그런 일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 그 신중함을 압도하는 경계심을 발동해야 한다. 위험과 이해관계를 함께 나눔으로써 함께한 사람이 자신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