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를 말하는 연습

『사람을 얻는 지혜』 273 상대의 표정을 파악하고 영혼의 신호들을 해석

by 와이작가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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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배우자에게 “OO 하지 마”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괜찮아. 해.”라고 말한다. 말 한마디의 방향을 바꿨을 뿐인데, 집 안 분위기가 달라진다. 통제에서 존중으로, 걱정에서 신뢰로 옮겨간 느낌이다.


빵을 좋아하는 배우자를 보며 예전엔 “밀가루 그만 먹어”가 먼저 나왔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먹지 말아야 할 게 너무 많은 사람이었다. 통풍 때문에 단백질은 조심해야 하고, 고등어·시금치·버섯도 제한이다. 남은 선택지가 밀가루라면, 그걸 먹는 건 생존 전략에 가깝다. 생각을 바꿨다. 이 사람은 빵을 잘 소화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바뀌니 말이 바뀌고, 말이 바뀌니 관계도 좋아진다.


“생각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허황되지 않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 긍정적으로 상상하면 뇌가 먼저 움직이고, 몸이 그 지시를 따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어제는 내가 탈이 났다. 온라인 수업에서 누군가 장염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아침에 먹은 굴이 떠올랐다. 먹지 말라던 말을 무시하고 맛있어서 다 먹었던 그 굴.


오후부터 메스꺼움과 두통이 몰려왔다. 결국 내과에서 “거의 100%네요”라는 진단을 들었다. 죽이나 누룽지, 아니면 아예 굶으라는 처방을 받았다.


저녁에 배우자가 툭 던진 말이 있다. “전쟁 나면 안 되겠어. 당신 약을 구해야 하잖아. 그게 1순위겠네.” 아플 때야 비로소, 아프지 않았던 날들이 얼마나 평온했는지 알게 된다. 지난 번 사이렌 사건 이후 대피하려다가 그저 집에 있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도 물과 약 때문이었다고 말해 주었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다 보니 허리는 쑤시고, 잠을 너무 자서 머리는 띵하다. 갤럭시 워치가 알려왔다. 스트레스 높음. 아무것도 하지 않고 SNS만 보고 있었는데, 내면은 전쟁이 났나보다. 나조차 나를 잘 모른다. 그렇다면, 타인을 얼마나 쉽게 판단해왔을까.


"상대의 표정을 파악하고 영혼의 신호들을 해석하라."처럼 자주 겉모습만 보고 결론을 낸다. 관계는 표정 너머의 신호를 읽는 연습이 필요하다. 말의 방향을 바꾸는 언어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중이다. 상대의 정보를 알면 다 옳음을 알게 된다. 스트레스 대신 감사함을 깨닫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 다 괜찮다.


write.share.enjoy.


『사람을 얻는 지혜』 273 상대의 표정을 파악하고 영혼의 신호들을 해석하라.
"상대방의 기질을 파악하라." 인간은 대개 아름다운 만큼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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