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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좁혀서 쓰는 초고

라이팅코치의 글쓰기수업

by 와이작가 이윤정

그냥 초고는 생각나는 순서대로 더 빠르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더 많이, 딱 한 장면만 정해서 더 좁혀서 씁니다!

초고는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좁혀서 쓴다. - 와이어록 259 {글쓰기}


글이란, 내 안에 있는 생각, 느낌, 감정, 경험, 지식 등을 문자로 표현하는 행위입니다. '내 안에 있는'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없는 걸 새로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걸 드러낸다는 의미죠.


머리, 가슴, 그리고 손은 바로 글을 쓰는 도구입니다. 통로라고 하죠. 도구 또는 통로를 글 쓰는 주체라고 오해하면, 없는 걸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창조한다'고 생각하면 어렵고 힘들지만, '꺼내적는다'라고 생각하면 훨씬 쉽게 느껴지시나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걸 꺼내 적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자기만의 글을 쓸 수 있어요. 많은 초보 작가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내 안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꺼내 적는 게 어려운 이유와 좀 더 쉽게 술술 쓰는 방법을 해결해 볼까요?


첫째, 내 기분과 감정에 관심을 가져봅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나를 팽개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루 종일 내게는 관심조차 두지 않다가 글을 쓰려고 할 때만 '생각'을 하려고 하니 자꾸 쥐어짭니다. 지금 내 감정은 어떠한지, 내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메모해 봅니다. 저는 머리가 나쁩니다. 그래서 어딘가 적어두는 게 취미에요. 평소 스마트폰과 유튜브에 푹 빠져 주입식 사고에만 익숙한 상태에서는 절대로 자기 머리를 믿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 분의 손을 믿어야죠. 계속 메모하고, 메모한 걸 다시 들여다보면서 사고력을 키웁니다.


셋째, 촉을 세웁니다. 나만의 콘텐츠 영역을 정하고, 매일 안테나를 세우고 듣고 겪는 모든 일들을 필터링 합니다. 바다 앞에 가만히 서서 물고기 잡겠다고 생각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물 만들어 던져 놓고, 고기를 낚을 수 있습니다. 어제 박달대게 잡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몇 달 전에 그물을 던져 놓고 부표를 표시해 두었다가 다시 가서 그물을 건져 올리더라구요. 어떤 글을 쓰겠다고 딱 정하고 하루를 보내잖아요? 그러면 내 글감과 내용은 무조건 그물에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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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잘 쓰려는 욕심을 내려놓으세요. 지난 7년 동안 생각해 봤습니다. 여전히 많은 블로거들은 글을 쓸 때부터 잘 쓰려고 하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욕심이란 게 사람을 휘어잡습니다. 글은 편안한 마음으로 써야 더 잘 써져요. 독자들은 작가가 행복한 마음으로 쓴 글을 더 좋아합니다. 저도 작가가 행복하게 쓴 글이 좋더라구요.


다섯째, 고요하고 여유만만해야 합니다. 많은 초보 작가들이 글을 쓰는 행위보다 끝내는 데 초점 맞추는데요. 의자에 앉아 끝까지 한 줄 한 줄 정성껏 써야 하지만, 자꾸만 "빨리 다 쓰고 나서 다른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처럼 급해져요. 내 안에 존재하는 생각이나 감정 또는 기분을 받아 적으려면 스스로에게 여유로운 시간을 허락해 보세요.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면 어려워요. 이미 다 일어났고 경험했고 느낀 이야기를 '전하자'는 겁니다. 평소에 한 번도 안쓰던 단어를 글 속에 수북하게 녹이려는 이유가 바로 글을 글처럼 쓰려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가진 건 20 정도인데, 남들한테 잘 보이기 위한 마음은 80이 넘어요. 그런 마음 때문에 없는 걸 온갖 감정을 허위로 만들어 냅니다. 초등학생은 초등학생다울 때 가장 아름답고 멋지죠? 글도 마찬가지에요. 내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 정성 담은 글이 최고랍니다.


그냥 초고는 생각나는 순서대로 더 빠르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더 많이, 딱 한 장면만 정해서 더 좁혀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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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있는 생각, 느낌, 경험과 감정 등을 꺼내 적으라고 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납니다. 한 편의 글이 연결이 안된다는 점이죠. 그냥 다 꺼내 쓰니까 두서가 없고 핵심 주제로 희미해지는 경우가 생겨요. 그건 나열하는 글에 불과 합니다. 요령이 없어서 그런 건데요. 다음과 같이 연습 한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일단 머릿속에 있는 걸 그냥 씁니다. 이 작업이 가장 먼저에요. 상자 안에 뭐가 있는지 알아야 분류하든 정리를 할 수 있으니까요.


둘째, 쏟아낸 글 중에서 키워드 세 개를 골라보세요. 전부 고르려 하지 말고, 키워드 단어를 골라요. 단어는 집중과 몰입을 가능케 해주거든요!


셋째, 직접 고른 세 개의 키워드를 갖고 주제문 하나를 만듭니다. 예를 들면, 겨울과 수능과 불안이라는 단어를 골랐다고 해볼까요. "끝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순간은 준비가 될 수 있다. 겨울은 계절의 끝이고 수능은 고등학교 공부의끝이다.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멈춤이다." 단어 세 개를 문장으로 조합하는 연습만 해도 핵심주제문 정하는 충분한 연습을 할 수 있어요.


넷째, 주제문을 정하면 그걸 뒷받침하는 3가지 사례와 경험담을 쓰면 됩니다. 삼각대라 볼 수 있어요. 세 가지 이야기로 뒷받침하면 주제문이 훨씬 견고해 질 수 있어요.


다섯째, 다 쓰면 독자 모드로 한 번 읽어 봅니다. 주제와 관련 없는 내용은 과감히 지우고, 어려운 문장이나 읽다가 걸리는 문장, 중복되는 글을 정리하고 정돈합니다.


글 쓰는 데에는 정답이 없어요! 정답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글 쓰는 걸 힘들다, 어렵다 하게 만들죠. 지난 7년간 매일 책 읽고, 생각을 써봤어요. 글 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힘들고 어렵다는 부분들, 누구나 다 겪습니다. 여러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글 한 편 쓸 용기를 가질 수 있답니다.


꾸준함이 전부입니다.

Write, Share,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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