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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작가 이윤정 Feb 17. 2024

글쓰기 전부터 글 쓰는 시스템, '메모' 습관

라이팅코치 글쓰기 수업

메모하면 적어도 세 가지 이득이 있다.


첫째, 메모하면 글감을 선택할 수 있다.

둘째, 메모하는 중간에 글감이 또 떠오른다.

셋째, 메모하면 글의 깊이가 생긴다. - 와이어록 290 {파이어 북 라이팅}


글 쓰는 사람은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다른 일에 전념하다가, 일정 시간에만 글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또 다른 사람은 하루종일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글쓰기'라는 촉을 세우고 있는 사람입니다.


누가 더 글을 쉽고 빠르게 쓸 수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평소 언제 어디에서든 글쓰기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사람이 훨씬 쉽게 쓰고, 또 글을 잘 쓰기도 합니다. 글도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어떻게 종일 글쓰기만 신경 쓸 수 있냐고 물을 수 있는데요.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았을 뿐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내 생활면서도 글쓰기 감각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메모"입니다!

메모는 내가 쓰고 기록하는 사람이란 사실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손으로 뭔가를 끄적이는 행동은 작가로서의 기본 태도이기도 하고요. 《말가짐》  채자영 작가는 취준생일 때 총알 노트를 만들어서 다녔다고 합니다. 문장수집도 놓치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다가 책에서만 옮겨 적은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 엄마, 친구, 교수님 들이 건네는 대화까지 기록을 했다고 합니다. 그 수첩만 해도 수십 권에 달하더라고요.


메모는 사실 '잊기 위해' 합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지요. 특히나 저는 잘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기록하고 어디에든 메모해 둡니다. 꽤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금방 잊어버리고, 어떤 느낌이나 감정이 생겨도 금세 사라지게 됩니다.  손은 제2의 뇌라고 하지요. 끄적끄적! 자꾸 움직여서 뇌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최근 노르웨이 과학 기술 대학 뇌 과학자 오드리 반 데르 미어 교수는 "손으로 글을 쓸 때 뇌의 연결 패턴이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 보다 훨씬 더 정교하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메모하려면 별다른 준비가 필요할까요? 특별한 건 필요 없습니다. 종이와 펜/연필만 있으면 되고요. 퇴직할 때 쓰던 노트가 있는데 아까워서 내용은 세 절하고, 노트 뒷면만 잘라서 왔습니다. 거기에 메모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에도 다양한 메모앱이 있죠. 취향에 따라 골라 쓸 수도 있습니다. 저는 동기화가 되는 구글 킵이나, 에버노트, 삼성 노트, 텔레그램, 카톡에 그때그때 메모합니다. 

메모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첫째, 예쁘게 쓰려는 노력이 오히려 메모 습관을 가로막습니다. 메모는 말 그대로 썼다가 버립니다. 마구 갈겨도 됩니다. 낙서해도 됩니다.  글씨 예쁘게 쓰느라 시간 노력 들이면 오래 안 갑니다. 막 휘갈겨 쓰는 게 메모입니다.


둘째, 수첩이든 메모앱이든 도구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본질은 메모입니다. 잊어버리지 않는 거죠. 본질과 도구가 바뀌면 도구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쁜 수첩 열 개 사서 하나도 끝까지 안 쓰면, 굳이 살 필요 없죠. 


셋째, 메모는 '잘' 쓰는 게 아니라 '아무거나 그냥' 쓰는 겁니다. 내용 측면입니다. 간혹 메모를 무슨 작품 쓰듯이 고민하고 생각하며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성 들여 쓰다가 아이디어 다 날아가기 쉽습니다. 나중에 메모 보면서 글 쓸 때는 정성 들이더라도, 일단 메모하는 순간에는 쓰윽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메모하는 습관 키울 수 있더라고요.


넷째, 뭐든 했다 하면 한 줄이라도, 키워드라도 남겨야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간단한 소감을 적고, 책 읽고 나서 적고, 독서모임 하고도 적고, 회의할 때도 기록하고, 남편에게 속상할 때도 적습니다. 화장하다가도 적고, 버스 타고 이동할 때도 적고, 운전하다가도 적고, 잠들기 전에도 적습니다. 그냥 적습니다. 끄적끄적합니다. 


다섯째,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하루 중에 반드시 '메모를 모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메모만 하고 그 메모를 살피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일기 적극 권장합니다. 종일 메모한 것을 들여다보며 일기장이나 다이어리에 싹 정리합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따로 추려내고 별로 쓸모없다 싶은 것들은 버립니다. 

초보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글 쓰는 습관,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매일 꾸준하게 쓰는 힘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잘 쓰는 데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될 거다 하고요. 물리적인 연습량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어떤 일을 잘한다는 건 욕심입니다. 불가능한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마라톤 선수도 매일 꾸준하게 달리기를 합니다. 허벅지 근육도 단련하고, 식사도 제대로 챙겨 먹고, 호흡과 컨디션 관리도 철저하게 합니다. 한 가지 일에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다른 일도 병행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며칠 전부터 헬스장에 등록했습니다. 스트레칭, 몸 풀기 동작이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달리기만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유산소 운동과 근육운동, 스트레칭을 병행합니다. 책을 쓰려는 사람이 오직 책만 쓰려고 하면 절대 실력을 키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블로그 포스팅도 하고, 일기도 쓰고, 메모도 하고, 습작도 하고,  유튜브나 독서 리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글을 쓰면서 공부하고 연습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어요.


이러한 모든 글쓰기 습관 시스템을 잡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메모입니다.  스레드도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으며, 효과도 좋습니다. 어렵고 힘든 게 아닙니다. 그저 습관이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또한, 메모의 효과가 얼마나 큰 지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해서입니다. 

한 줄만 끄적여도 메시지가 달라집니다. 조금만 정성 쏟아도 글이 확 달라지고요. 


오늘 하루 메모하는 습관, 꼭 한 번 시도해 보시겠어요?

메모하면 적어도 3가지 이득이 있습니다. 더 많지요. 


여러분은 메모할 때 어떤 이득이 있으셨나요?

주로 어디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나요? 

그곳에 종이와 펜을 두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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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작가 이윤정 라이팅코치 대표 링크 : https://litt.ly/ywriting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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