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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작가 이윤정 Jun 13. 2024

원래 이런 맛이었어?

거인의 생각법 44 - 스스로 행복 찾기

직장인은 회사 다니느라 바쁘고, 여행은 휴가기간에만 있으니 뭔가 억울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맛집도 주말에 가면 사람이 많으니까요. 행복을 미루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난주에 남편이 속초 번 갈까라며 넌지시 건네더라고요. 초고 쓰기, 독서모임, 책 쓰기 코칭, 글쓰기 수업 등 퇴사 후에도 읽고 쓰고 나누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1박 2일 여행을 가려고 하니 뭔가 툭툭 걸리고, 약속 있고요. 달력을 보니 그나마 이번 주 목, 금요일에는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았죠. 오늘까지 톡후감 1차 초안을 보내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 하루 일정을 비우려면 어제까지 마무리를 해두어야 했습니다. 화요일 책 쓰기 수업을 하고, 수요일은 수업 듣고, 오후에 운동 다녀오고, 책 쓰기 수업 공지글 만들고, 저녁 먹고 그제야 멤버들이 남겨 준 글을 취합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컨디션 최상으로 만든 D-day 압박이 있었죠. 새벽 열 두시 오십 분까지 취합하고 1차 종합을 마쳤습니다. 고전 독서모임 인증을 위해 <안나 카레니나 1> 범위도 읽고 나니 새벽 한 시 이십 분이  훌쩍 넘었네요.


새벽에 일어나 평단지기 독서로 오늘은 <챗GPT 사용 설명서 버전업 2024>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기술서적을 읽으니 재밌더라고요. 제가 공학도입니다. 몰랐던 지식을 새로 알게 되면 행복합니다. 얼른 정리를 마치고 외출 준비를 했습니다. 오늘은 속초 가는 날이니까요. 오전 10시에는 출발해야 점심 식사를 하고 올 수 있거든요. 1박 2일까지는 필요 없고 점심 먹고, 차 마시고 돌아오는 당일치기 여행으로 결정했습니다.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난 남편은 졸리다며 차에서 잡니다. 운전은 제가 해요. 운전하는 걸 좋아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반 자율주행 기능까지 있어서 고속도로에서는 편하게 운전할 수 있으니까요. 남편이 잘 때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어제 담아둔 챗 GPT 관련 책 중에 오디오 북으로 들을 만한 책을 하나 골랐습니다. 가는 길에 '비 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을 플레이했습니다. 지방 출장 다니면서 혼자 오디오북을 듣곤 했는데, 오랜만에 듣게 되었죠. 내용을 듣다 보니 전공 관련  이론과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는 책이었습니다. 옛날 추억을 회상하며 들으니 즐기면서 들을 수 있었어요. 남편이 중간에 깨서 옆에서 잠잔다고 미안해했지만, 저는 오디오북 듣는 게 더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했답니다.


"원래 이런 맛이었어?"

"난, 괜찮은데?"


물회를 먹었는데, 남편이 옛날 맛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오히려 저희 집 근처에서 가끔 가서 먹던 ㅂㅂ횟집이 더 맛있는 것 같다며... 여기 다시 안 와도 괜찮을 것 같다 이야기합니다. 저는 맛있게 먹었는데요. ㅎㅎ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어요. 그곳도 예전에 갔던 카페인데 오렌지향이 나는 아인슈페너 맛집이었거든요. 그 당시에 처음 맛본 커피숍이었는데, 인상 깊어서 재방문했습니다. 오는 길에 만석닭강정 하나 포장해 왔습니다.


남편이랑 그런 얘기했어요. 서울이 너무 좋다고요. 왜냐하면 두 시간 반이상 걸려서 오지 않아도 주변에 먹고 싶은 게 다 있으니 말입니다. 물횟집도 있지, 태국식당도 있지, 백화점에 만석 닭강정 팝업 스토어도 가끔 열리지, 커피도 집 근처에 ㅇㅇ 아인슈페너 , ㅍㄱ 아란치아 에스프레소도 있지.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주변에 바로 즐길 수 있는 게 참 많아요.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것 먹는 것. 그게 행복이었어요. 사실은 예전에 하와이에서도 굳이 하와이에서 포케, 브런치를 먹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였죠. 한국에서도 포케, 프렌치토스트, 핫케익 다 있으니까요.


나쁜 추억은 다 잊힙니다. 좋은 추억, 기억만 남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멀리 다녀오면서 생각해 보니 그렇더라고요. 나쁜 건 다 잊힙니다. 나이가 들어 추억을 회상하면, 젊었을 때, 그땐 즐거웠구나 하는 삶, 그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어요. 2년 전에 찍어 둔 사진을 보니 젊었더라고요. 오늘도 행복한 순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아마 2년 뒤에 오늘이 젊었었구나 느끼겠죠? 그때 좋았구나 생각하지 않을까 해요.


행복은 미루지 않는 게 좋습니다. 행복은 아낄 필요가 없어요.  직장 다니느라 시간 없다고 행복을 퇴직 후로 미루실 건가요? 여러분에게 반나절이라도 휴가를 주세요. 그리고 퇴사하면 해야지 했던 일, 지금 시도해 보세요. 여러분의 아티스트 데이트, 지금 하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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