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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작가 이윤정 Sep 15. 2023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들

《초마인드》 ,  마이클 하얏트, 메건 하얏트

오늘 생각 : "날씨 좋다. 나갈까? " "어디 갈건데?" "서초구 반포치킨 가보자!" 부랴부랴 준비하고 3시 조금 넘어서 외출을 했다. 


강남 테헤란로를 지나가니 차간거리가 좁아진다. 차가 꽉 막혀있다.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브레이크에 발을 붙였다 땠다를 반복한다. 몇 미터만 벌어지면, 옆에 차선에서 차가 끼어들어왔다. 배달 오토바이는 정지 신호에도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가려고 좁은 차사이로 요리조리 피해 앞으로 나간다. 


겨우 서초에 도착했다. 반포치킨 앞 골목으로 들어서려고 했는데, 횡단보도에서 딱 걸렸다. 반대쳔 차선에 차가 너무 많아서 좌회전을 할 수 가 없다. 꼼짝달싹 못하는 상태다. 차 한 대가 횡단보도를 지나더니  우리가 들어갈 골목 앞을 가로 막아버렸다. 신호가 바뀌기 까지 한참을 주변 차량들의 시선을 받게 되었다. 

여차저차 신호가 바뀌고 골목안으로 진입했다. 여전히 반대편에서 나오는 차들로 꽉 줄지어 서있다. 우리는 2차선 도로에서 좌회전하여 반포치킨 집 앞에 주차를 해야한다. 다행히 우리가 서있는 차선에는 차가 없었다. 

깜박이를 켰다. 차가 몇 대 지나고 나니, 차한대가 멈춰 준다. 더블유는 그 상황이 상대방에게 미안해서 불편해했고, 와이는 반포 사람들 양반이네, 친절하게 차를 멈춰서 주차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좌회전하여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거리가 확보되었다. 운전대를 왼쪽 오른쪽 돌리면서 차를 앞으로 뺐다가 후진해서 주차를 겨우했다.  갑자기 아저씨 한 명과 가게 주인이 나와서 어디 왔냐고 묻는다. 치킨 먹으로 왔다고 하니, 여긴 학원차량이 주차하는 곳이니 가게 입구오른편으로 옮기란다. 

앞에 차가 다시 꽉 막힌상태였다. 겨우 깜박이를 켜고 앞으로 나갔다가, 다시 주변 차량의 눈치를 보면서 다시 간격을 벌려 주차를 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메뉴판을 펼쳤다. 갑자기 아까 주차할 때 옆으로 옮기라고 했던 주인이, 치킨은 5시 부터 판다고 한다. 4시 20분 쯤이었다. 진작 말해주지. 주차하느라 불편한 마음으로 겨우 주차했는데 말이다. 주차하기 전에 말해주지...


차를 다시 빼서, 테헤란로로 다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벤츠 한대가 3차선에서 2차선으로 끼어들어 사거리에서 1차선 앞에 가로막아버린다. 택시마저 놀랄정도다. 20-30대 여성이다. 마침 좌회전 신호가 바뀌니 벤츠는 기회를 틈 타 좌회전에 성공했다. 차간격을 조금만 벌려도 왼쪽, 오른쪽에서 차가 마구 끼어든다. 


코엑스를 지나 종합운동장역 앞을 지나오니 거리라 뻥 뚤린다. 송파 도로가 널찍하다. 아빠 병원에 모시고 갔던 날도, 방이동 거리를 차로 지나갔더니, 아빠가, 이동네는 한적하고 도로가 널찍하다 하셨던 기억도 연결시켰다.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마늘치킨을 못 먹은 탓에, 광나루역에 있는 삼통 치킨 집을 검색해봤다. 전화해 보니 주차공간이 한 대 뿐이란다. 가도 주차할 곳이 없으면 또 신경이 쓰인다. 다른 메뉴를 떠올리며 송파로 진입했다. 그냥 송리단길에서 텐동을 먹기로 했다. 송파여성문화회관에 주차를 하고 걸어 갔더니, 공사중이다. 송리단길이 바뀌고 있네? 뭘 먹지? 갑자기 멘붕이 왔다. 서보에 가려했는데 그곳도 휴무일이다. 결국 멘야하나비에 가서 처음 먹었다. 다행히 대기가 없다. 처음 맛본 마제소바. 더블유는 간장 베이스가 아니라서 처음엔 당황했다고 한다. 나는 공기밥까지 챙겨 식사하고 나왔다. 더블유는 아무래도 빵을 사야겠다며, 니커버커 베이글 가게에 가보자고 제안한다. 저녁 6시에 솔드아웃. 못샀다.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정산 버튼을 눌렀는데, 친환경 할인 적용이 안된다. 호출버튼을 눌러도 응답이 없다. 6시가 넘어서인지 다들 퇴근했는지. 뒷 차가 빵거리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전체 금액을 결제하고 출구를 빠져나왔다.



아침에 《초마인드》한 챕터 읽고, 내레이터가 뉴런을 작동시킨다.  모닝페이지 형식으로 주욱 적어본다.


더블유는 더이상 서초와 강남에 못살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운전은 와이가 하는데, 더블유가 더 긴장한다. 더블유는 저녁에 배가 고플까봐 항상 빵을 예비로 산다. 결국 오는 길에 번을 하나 샀다. 그러곤 배가 안 고파도, 빵이 상할 까봐 또 먹는다. 9시가 넘으면 먹지말라고 말했더니, 더블유가 지키려는 노력을 한다. 어제는 아니었다. 9시 50분에 번을 먹어도 되냐고 묻는다. 먹으라 했다. 


오는 길에는 차안에서 '자기계발서'이야기를 했다. 더블유는 내가 추천하는 자기계발서는 안 읽는다. 전문가로 인정받은 사람들의 책을 찾아 읽는 편이다. 자기계발서는 미화가 많이 되어 있는 것 같단다. 자기계발서를 읽기 시작한 사람과 안 읽는 사람의 차이다. 자기계발서에 빠지면, 아무것도 안하면 죄책감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자기계발서 좀 읽어보라니까. 달라질텐데, 이마저도 잔소리다. 앞으로 말 안하겠다고 했다. 


마침 SNS를 보는 데, 여르미도서관님이 인문학 쪽 도서 인플루언서인데, 토니로빈스의 네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라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왜 이제 읽었을까라는 글이 SNS에 올라왔다. 캡쳐해서 더블유에게 보냈다가, 금새 지웠다. 


더블유의 좌뇌는 강력한 해명을 하는 데 선수다. 나는 늘 진다. 11년 동안 살면서 두 세 번 정도 이겼던 기억이 있다. 그때 정말 통쾌했던 기억과 연결된다.  반포치킨 먹으러 앞으로는 못가게 될 듯하다. 


참, 오늘은 <여덟 단어> 읽다가 비발디의 사계를 들어보고 싶었다. 멜론을 연결해서 봄 1악장, 2악장, 3악장, 여름 1악장, 가을 1악장을 들었다. 더블유에게 서초, 강남은 앞으로 못오겠다와 사계의 트라우마 까지 생겨버렸다. 각자 다른 길에서 살던 사람 둘이 만났다. 살면서 서로 해명하면서, 변명할 이유를 댄다. 충돌은 당연히 있다. 서로 해명을 하느라 바쁘면, 싸움이 난다. 더블유의 뇌는  '못해, 안 돼, 피해보는 것 같아 속상해.'를 연결하고, 와이의 뇌는 '한 번 해보자. 그냥 하지 뭐, 뭐 어때, 천천히 가도 괜찮아.'를 연결한다.


와이는 주로 블랙홀이다. 무언가 튀어나오면 그냥 흡수해 버린다. 반사가 없다. 금방 잊는다. 싸움이 안 된다. 어제는 더블유의 말에 와이의 좌뇌가 자꾸  해명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하루였다. 초마인드로 시작한 독서가 모닝페이지로 주절주절 연결되었다. 남자보다 여자의  내레이터가 더 바쁘게 일하는 듯 하다. 


"그러나 내레이터의 해석이 항상 맞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

(*뇌속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존재 : 내레이터 로 정의)


오늘 글이, 길었죠? 메모/낙서 안하고 주욱 모닝페이지 스타일로 써서 그렇습니다. 명확한 근거 없이 내레이터가 주절주절 합니다. 내레이터는 이렇게 무의식안을 휘저으며 스토리로 만들어 냅니다. 


메모/낙서하는 글을 써보세요. 머리속으로 만 생각하면 항상 맞다고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내레이터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어요. 그래야 깔끔하게 하나의 주제로 글 쓸 수 있습니다. 


230915 오늘 행동 : 내레이터의 해석이 항상 맞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평단지기 독서법 2023-18차, 2346째, 마이클 하얏트 , 메건 하얏트 밀러 , 《초마인드》, 304p, 2일차



오늘문장: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것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에 대한 우리의 의견이거나 가정 혹은 가설, 즉 이야기다.  좌뇌는 해명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고 그러기 위해 말을 꾸며내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뇌는 기존 개념들이 저장된 뇌 속 도서관을 뒤져서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 지으려 한다. 뉴런이 내러티브를 만든다. 내래이터는 결코 쉬는 법이 없다.



"나의 해석이 항상 옳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말이 옳을 때도 많다. " - 와이어록 #186

 *글쓰기/책쓰기 무료 특강(10/10(화), 밤 9시) 신청서 :https://forms.gle/fZ86ePZbHRsMBTRz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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