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89 - 낡은 신념 없애버리기
오늘은 저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었던 완벽주의라는 신념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해요.
학창 시절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볼 때입니다. 시험범위가 주어지면,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다 보고, 다시 중요한 부분, 잘 이해 안 가는 부분을 봐야 적성이 풀렸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끝까지 못 본 경우에는 어김없이 못 본 부분에서 시험문제가 나와서 틀릴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전 범위를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저한테 생긴 듯합니다. 시간이 없어도 무조건 처음부터 보는 습관도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 "다 보지 않으면 놓치는 게 있을 거야."라는 신념이 생겨버렸죠.
아침마다 평단지기 독서법으로 책을 읽고 있습니다.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읽어야 한다는 신념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었나 봐요. 매일 순서대로 읽고 정리해서 블로그에 포스팅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출장을 가야 하거나, 여행을 가야 할 때 책을 들고 가지 못할 때도 있었거든요. 블로그에 다르게 올리면 다른 사람이 왜 다르냐고 할까 봐 걱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신념을 깰 수밖에 없었죠. 매일 시각화하며 카드뉴스로 정리하던 걸 무너뜨릴 수밖에 없었어요. 그냥 사진 찍고, 연속해서 읽고 있는 책 대신 그냥 전자책으로 읽고 있던 책으로 아침 독서를 대신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처음엔 불편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블로그 이웃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해외여행 갔을 때도 독서하고 공유한다는 자체에 놀라워했었죠. 언제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제성도 없는 상황이고, 저와의 약속이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 '본질'에 대해 생각했더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고 콘텐츠 내용은 바꿔도 된다고 재정의 했거든요.
천무 독서모임에서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으로 독서토론이 있었는데요. 920페이지에 달하는 책으로 18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이에요. 오늘은 완독을 못하고, 10개 챕터만 읽고 독서모임에 참여했어요. 보통 때 같으면 완독 못하고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게 영 불편했을 거예요. 이제는 완벽주의라는 신념을 깨고 있습니다. 절반만 읽고도 이제는 마음 편하게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됐죠. 독서모임에 참여해서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기 때문이에요. 벽돌책이라 모든 내용을 독서모임에서 이야기할 수 없으니까요. 각자 자기가 인상 깊었던 부분에 대해서 3가지씩만 이야기해도 8명이면 스물네 가지나 나옵니다. 겹치는 내용도 있지만, 각자 인상 깊은 이유는 다르거든요. 다양한 시선에서 책 한 권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다 읽고 가지 않아도, 읽은 부분까지만 내 눈에 들어온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나누면 충분했습니다.
독서모임을 끝내고 배우자에게 말했습니다.
"이 책 꼭 읽어 봐. 이거 읽으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거든. 당신도 읽어 봐."
"읽으면 뭐 해, 일주일 지나면 또 잊어버릴 거면서."
"그래서 블로그에 정리하잖아. 1년 뒤에 다시 보고, 2년 후에 반복해서 또 보고, 3년 뒤에 또 보면 되지."
"그때 가면 무슨 내용이었나 싶을 걸?"
"책상 옆에 두고 계속 봐야지."
"자기가 그렇게 책상 옆에 두고 보는 게 한 두 권이야?"
"아, 그렇긴 하지...ㅎㅎㅎ"
완벽하게 다 기억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잘 잊어버린다는 걸 인정합니다. 매일 다짐해도, 매일 잊습니다. 그래서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고요. 어차피 기록한 것 다시 보는 것도 잘 안 하니, 혼자 보기보다는 이왕이면 다른 사람도 보면 도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와 SNS에 저만의 생각을 모두 공유하는 편이죠.
오늘 스레더스 사이트에서 스레드에 제가 남긴 글을 분석해 달라고 하니 이런 결과를 보여 주네요. 자신을 알아가다 보면, 개선할 점도 보이고, 장점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도 보입니다.
https://threaders.pro/analysis.html?thread_id=wybook
이젠 완벽하게 마무리하려고 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한다라는 신념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잊어버리면 다시 반복해서 보면 되죠. 부족하면 어때요. 인생은 시험이 아니죠! 내 인생 채점은 나 스스로 하면 됩니다. 나에겐 그냥 100점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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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51008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