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 중 Law 18 죽음 부정의 법칙이 있습니다.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더 깊이 할 수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으로 우리는 인간의 운명인 죽음을 생각하는 일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당장 내일 죽는다면, 어떤 행동을 할까요?
엔케리로 한국 코스피 시장과 미국 주식 시장이 -7%, -3% 폭락하는 알람에 두려워하고 있을까?
SNS를 하고 있을까?
책을 읽을까?
글을 쓰고 있을까?
침대에서 잠을 잘까?
올림픽 공원을 돌아다닐까?
부모님과 화상 통화를 할까?
가족과 대화를 할까?
게임을 할까?
만약 죽음을 멀리 하고 있다면, 아직 우리에게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님께 전화하는 것도 내일로 미루고, 가족과 대화하는 것도 미루겠죠? 중요한 것보다 급한 것이나, 하고 싶은 걸 그냥 하겠지요.
저라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오늘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신났던 일, 가장 멋진 일로 가득 채우고 싶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책상에 앉아 어제부터 다시 성공일기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중에서 기억에 남은 건 미루고 있던 7월 독서기록과 8월 독서계획, 8월 1일 서점 산책, 주간 KPT 기록을 블로그에 포스팅했습니다. 그리고 <인간 본성의 법칙>을 완독한 일이었죠.
다음으로 평단지기 독서로 <가장 완벽한 투자>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엔화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중동전 발발 가능성과 함께 리세션 얘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지난 금요일 미국 기술주들이 폭락했습니다. 오늘이 또 역사적인 하루가 될 듯하여, 아침에 '알람 끄기'를 오늘 행동으로 정했습니다.
아침 메뉴는 오랜만에 LA김밥 재료로 준비해서 남편과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전에 세 번째 책 초고의 들어가는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카카오톡 알람이 하나씩 올라옵니다. 코스피 사이드카 발생, 삼성전자 -7%대 하락 등. 예전에도 그런 경험을 하기도 했고, 저는 장기 투자를 결심한 사람이니까 신경이 별로 쓰이진 않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회복되겠지 하면서요. 들어가는 글을 다 썼습니다. 두려움없이 초고에 집중하자 생각이 들더군요.
월요일은 점심 외식하고 드라이브하는 날이라 남편과 밖으로 나가 삼계탕을 먹었습니다. 주가가 폭락하고 있어도 마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식사 후에는 강동구를 돌아보면서 예전 살던 동네도 둘러봤습니다. 좋아하는 카페에 들러 아인슈페너와 케냐 드립 커피도 마시고 집에 돌아와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렸습니다. 남편은 집에 있고, 저는 오랜만에 올림픽 공원 산책을 다녀왔죠.
공원 산책 길에서 개미 떼를 발견했습니다. 개미들은 양방향으로 오고 가고 있었는데요. 개미 한 마리가 앞에 무리를 놓쳐 혼자 앞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개미들은 역방향으로 오고 있었고요. 지나가는 개미를 만나면 한 번 부딪혀보면서 소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다들 앞에서 뒤로 지나 가는데, 혼자 뒤에서 앞으로 가고 있더라고요. 언젠가 무리를 또 만나겠지만, 혼자 역주행하고 있을 때 두려움이 상당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카가 취업을 했습니다. 저와 남편은 조카가 대학원에 가서 실력을 쌓은 다음 취업했으면 한다고 조언을 했습니다. 조카는 대학원 보다 취업을 선택했죠. 취업을 할지, 대학원을 갈지 선택해야 합니다. 대기업을 갈지, 중소기업을 갈지, 연구소로 갈지 선택해야 합니다. 모두 가보지 않은 길입니다. 두려울 수밖에 없겠죠.
하나를 선택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선택을 잘 못했나 싶을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선택이 최선이었고, 본인이 원하는 일이었고,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선택을 믿을 수 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늘 선택을 하게 됩니다. 선택을 주저하거나 머뭇거리거나, 걱정된다면 진짜 내가 두려워하는 것과 선택한 결과에 대해 선택한 이유를 글로 적어 두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후회가 될 때 그 기록을 다시 본다면, 후회보다는 그때 선택이 최선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완벽한 선택은 없습니다. 그냥 최선의 선택만 있습니다. 과거의 모든 선택으로 지금의 내가 존재합니다. 미래의 나는 또 지금의 선택으로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죽음 앞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후회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하면 됩니다. 아빠가 코로나에 확진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화통화만 하다가 오늘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오늘 후회하지 않으려고 말입니다. 나 자신이 정말 두려워 하는 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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