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98 - 내 안의 능력을 깨우는 법
저는 저의 뇌를 믿지 못합니다. 저는 기록과 검색을 믿습니다.
왜냐하면, 보고 들은 게 많아도 금방 돌아서면 잊어버려서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뇌의 능력은 경이롭습니다. 내 안에 담을 수 있는 기억용량은 크지만, 저장된 걸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뇌에 기억하기보다는 뇌가 아닌 곳에 보관합니다. 뇌는 단지 저장장치의 위치만 기억하게 합니다.
남편의 공인인증서를 받아서 주식 계좌를 운용한 적이 있습니다. 계좌별로 비밀 번호를 다르게 설정해 뒀습니다. 하루는 아무리 해도 로그인이 안 됐습니다. 결국 네 번 입력오류가 떴고, 마지막 시도를 했지만, 결국 계좌번호가 잠기고 말았습니다. 남편이 직접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재설정해야 했죠. 남편이 직접 신분증 확인하고, 계좌번호와 인증을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습니다. 비밀번호 오류가 났다고 남편 문자메시지가 발송됐습니다. 바로 남편에게 연락이 왔죠. 몇 번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했더니, 알아서 하라고 하면서 전화를 뚝 끊습니다. 그 이후로 그 계좌는 계속 비밀번호 오류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남편이 비밀번호 재설정을 몇 년째 안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빈계좌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그 뒤로는 비밀번호를 무조건 원 패스워드에 저장해 둡니다.
책을 8년째 읽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책이 작년에 600권을 넘겼는데요. 이젠 700권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약 100권 이상은 책을 읽으면서 평단지기 독서한 책들입니다. 책을 읽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록해 두었습니다. 에버노트와 블로그, 네이버 카페에 기록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날짜를 검색하면 그날의 생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회의가 있으면 회의록을 씁니다. 회의 끝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쓸 때도 있고, 회의 후에 한 사람이 작업하거나, 각자 발언 내용을 취합해서 하나의 회의록을 만든 후 참석자들에게 다시 보냅니다. 각자 작성된 회의록 내용에 오류가 없는지 체크하고 반영합니다. 최종본을 다시 배포합니다. 다음 회의에서 그 회의록을 꺼내서 누가 무슨 일을 하기로 했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안건 별로 진행 사항과 조치결과를 파악합니다.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우겨도, 회의록과 노트에 메모한 걸 들이밀면 꼬리를 내립니다. 뇌는 부정적인 단어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키워드만 인식하죠. 망상활성게(RAS, Reticular Activating System)가 있어서 우리의 의식 상태와 각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의력과 집중력을 향상해 줍니다. 우리 뇌는 모든 걸 담고 있지만, 우리는 그걸 기억하지 못하는 셈이죠.
뇌는 나의 모든 걸 알고 있지만, 나는 정작 뇌를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록을 하고, 검색을 합니다. 뇌 안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메모장, 수첩, 노트, 스마트폰, 카메라, 밴드, 카페, 블로그, 인스타그램, 에버노트, 노트북, 컴퓨터, 외장하드에 담아 둡니다. 필요할 때 찾아보면 되니까요.
검색과 기록은 나의 뇌를 깨우는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뇌 안에 잠든 정보를 찾기 위해 챗GPT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놓치고 있던 아이디어들을 챗GPT 덕분에 뇌를 더 많이 활용하여 문제해결 할 수 있었거든요. 챗GPT에게 질문을 제대로 해야 뇌를 더 활성화시켜 줍니다. 이젠 기억이 안 난다, 모르겠다 대신 기록하고 검색하며 경이로운 뇌의 잠재력을 깨워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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