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점에서 엿들은 책 이야기 (feat.책 선택의 비밀)

거인의 생각법 113 - 유리한 방향으로 예측하기

by 와이작가 이윤정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교보문고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서점 걸어가는 길에는 오디오북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꽂고 걷습니다. 하지만, 서점에 가면 오디오북을 중단하고 이어폰을 뺍니다. 그리고 코너들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곤 하죠. 그중에서 서점에서 기억나는 3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첫째, 경제경영서 코너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이삼십 대 청년으로 보이는 남자 둘이 책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책을 추천하더라고요.


"네가 만약에 사업을 한다고 한다면, 이 책 두 권은 책상 위에 꼭 올려 둬!"

솔깃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책일지. 슬쩍 고개를 돌려 살펴봤습니다. 바로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과 레이달리오의 <원칙>이었죠. 제가 경제경영서에 관심이 없었으면 그 얘길 들었어도 흘려들었을 텐데요. 마침 제가 전자책으로 <생각의 관한 생각>을 막 읽고 난 후였거든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다양한 사례들과 기존에 읽었던 경제경영서에 언급했던 책이었다는 걸 깨달았던 책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생각에 관한 생각>에 빗대어 볼 때 <원칙>도 그 정도 레벨의 책이란 걸 느낄 수 있어죠. 그래서 리스트에 담아 두었다가 레이달로의 <원칙>도 읽게 되었었죠. 둘 다 벽돌책이긴 하지만 인생과 일(조직),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라면 한 번 정도 읽어 보면 도움이 될 책이라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소설, 에세이 코너 근처에서 주간 베스트셀러 인증사진을 찍고 있을 때였는데요. 중고등 여학생으로 보이는 친구 두 명이 서점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책 많이 읽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다른 친구가 답하길, "책이 너무 많아서 무슨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는 말을 하더군요. 책을 안 읽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도 뭐 일 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던 사람이었고, 초창기에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으니까요. 그 학생들에게 다가가서 '아무 책이나 읽어보고 싶은 책 한 권을 골라 봐. 책 읽고 나면 책 속에서 다른 책을 소개할 테니 그 책들 중에서 또 고를 수 있거든.'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직접 말을 건네진 못했지만요.


셋째, 자기 계발 코너 근처에서 20대로 보이는 남녀 커플이 옆에 있었습니다. 여자 측은 "난 이런 책은 안 읽어."라고 말을 건네더라고요. 그러자 남자 측은 "난, 이 책 읽어야 하는 데..."라고 하면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가리켰습니다. 그리고는 지도교수님에게 메일 보냈어야 했는데 못 보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누군가에겐 자기 계발서가 '이런 책'이고, 누군가에게는 '인생 책'이 되기도 합니다.


그냥 서점에서 오며 가며 들은 얘기지만 저는 사람들의 책 이야기에 솔깃했습니다. 독서와 글쓰기의 장점이 많은 데 어떻게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거든요. 서점에서 들리는 대화들은 제가 도와줄 사람들의 고민과 조언들이었습니다.


SNS를 둘러보다가 저도 거실 책장 한편에 꽂아 둔 책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그리고 스레드에 업로드했습니다. 그냥 사진만 '띡'하고 올려두기보다는 사람들은 어떤 책에 관심이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책 사진과 함께 다음 질문을 남겼습니다.


"딱 눈에 들어오는 궁금한 책 있어? 한 권씩만 골라 봐. 이 책을 구매한 이유를 알려줄게."

https://www.threads.net/@wybook/post/C-613gJRDaP?xmt=AQGzbcS3EywCDWz1CIjjmm5ZImRFm79dRsO27bIRnm8AUQ


즉, 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이 아니라, 독자가 궁금해하는 책에 대해 제가 책을 구매한 이유를 설명해 줬습니다. 책을 고른 이유를 설명하는 게 저의 책 추천 능력을 단련시켜 줍니다. 답변을 달아주면, 상대방도 이해하기 쉽고, 그들이 읽고 싶은 글이 되지 않을까요? 글쓰기 주제 정하느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보다, 남들이 내게 듣고 싶어 하는 걸 써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되새겨본 날이었습니다.


Write, Share, Enjoy!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556050517


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552698689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엇을 읽고, 무엇을 쓰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