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130 - 안주하고 싶은 유혹 뿌리치기
번개 잠실 독서모임을 모집하고, 오늘 아침 10시 30분에 만나기로 했어요. 잠실 롯데월드점 4층에 위치한 아크앤북. 지인얘기로는 평일에 오픈런하면 아크앤북안에 있는 아티제 카페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오늘은 토요일! 아크앤북 오픈 시간이 10시 30분이어서 모임 시간도 동일하게 잡았습니다. 먼저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자리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죠. 모임 시간 15분 전에 도착했습니다. 아뿔싸. 롯데월드몰 점 전체가 10시 30분 오픈입니다. 1층 입구에서부터 입장할 수 없도록 바가 설치되어 있어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올라가는 곳 모두 막혀 있었죠.
롯데월드몰 점에는 엘스컬레이터가 1층씩 올라가는 곳과 2층 한 번에 올라가는 곳이 있거든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4층까지 올라가야 하니 어디로 올라가야 빨리 갈 수 있을까 고민에 빠졌죠. 이미 한 층씩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입구에는 줄이 20~30명 늘어서 있었어요.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까지는 거리가 2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롯데 시네마를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보니 5층, 10층에 갈 수 있죠. 5층에서 4층으로 내려가는 게 빠르겠다 싶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렸어요. 역시 바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갈 순 없었죠. 그럼에도 10시 29분쯤 되니 라인을 해제시켜 주셔서 바로 입장할 수 있었어요. 하향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뛰어갑니다. 한 층 내려가니 바로 아크앤 북이 있습니다. 입장하니 손님이 아무도 없네요! 어디 앉을까 고민하다가 제일 구석진 자리가 조용하지 싶어서 착석하고 기다렸습니다.
원래 오늘은 세 명이 신청을 하셨거든요. 아침에 한 명이 시댁에 가게 되어 참석이 어렵다고 노쇼 문자를 주셨죠. 한 명은 지인, 한 명은 처음 뵙는 분이 와주셨습니다. 두 분 다 10분 정도 늦게 오신 덕분에 제가 마음의 여유를 찾고 차분히 기다릴 수 있었어요.
먼저 지인이 왔습니다. 다행히 오늘 약속도 취소되고 일정이 비어서 저 보러 와주셨죠. 늘 용기 주는 hyung님 있어서 든든해요. 잠시 후에 처음 만나는 '다시청년'님이 왔습니다. 신청서 받을 때만 해도 남자인 줄 알았는데요, 교육플랫폼을 운영하는 멋진 부대표 꽃중년 여성분이 오셨더라고요.
그녀는 책을 읽게 된 건 작년 2월부터였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 보니 돈 되는 정보가 너무 많이 보여서 책에 푹 빠지셨데요. 처음부터 <스틱> 이야기로 말문을 여셨습니다.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스틱! 이 책 읽고 바로 지역신문과 이름 불러주기를 사업에 적용하고 나서는 컴플레인이 사라졌다고 해요. 고객에게 페르소나를 부여해서 정체성을 건네주셨더니 고객이 컴플레인 대신 '감사합니다'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책 응용력이 대단하신 분이셨어요. 책을 돈으로 바꾸고 계셨어요^^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에 책 읽는 시간까지 주신다고 하네요. 직원들이 책을 안 읽어서 안타까워하셨죠.
이렇게, 처음 만난 분과 독서모임에서 이야기른 나눠도 어색하지 않아요. 책 이야기로 소통하기 때문이죠. 두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알고 보니 모임 장소에서 차 타면 모두 15분 거리 안에 살고 있는 게 신기했어요.
제가 '잠실독서모임' 공지를 블로그, 스레드, 인스타그램, 오픈채팅방에 공지했는데요. 독서모임 오신 분은 보고 신청하셨다고 합니다. 오늘은 출판사에서 � <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박솔미 작가의 책을 지원받아서 모이게 되었는데요. 글 잘 써보고 싶어서 이 책 제목에 이끌려서 신청하셨다고 해요. 한 참 이런저런 사는 얘기와 사업이야기, 책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2시간이 넘었더라고요.
모인 목적이 있으니 책 한 챕터를 골라 읽고 인상 깊은 한 문장 골라 공유하고 이유를 나눴습니다.
<스틱>에 착 달라붙은 다시 청년님이 골라준 문장입니다.
"자신의 잘남을 의심하지 않는 밤 보내세요."
용기 건네주는 건강 용기언니가 골라준 문장입니다.
"글에 리듬이 생깁니다!"
꾸준한 독서모임 러버 와이작가가 골라본 문장입니다.
"듣는 사람이 소화하기 벅차진 않은지, 미리 소리 내어 읽어 다듬어야 합니다."
오늘 두 시간가량의 독서모임에서 나눈 책들 소개합니다.
1. 스틱, 칩히스, 댄 히스
2.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3. 무기가 되는 스토리, 도널드 밀러
4. 내가 틀릴수도 있습니다.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5.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6. 싯다르타, 헤르만헤세
7. 변신, 프란츠 카프카
주제 없이 그냥 수다 떠는 게 아니라 '책'이라는 주제와 '글'이라는 주제가 합쳐지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안주하고 싶은 유혹이 생길 땐, 독서모임에 나가면 에너지가 생깁니다. 서로서로 에너지를 나눠주는 모임이니 긍정적인 이차적 이득 secondary gain 아닐까요. 만약, 당신도 혼자 견뎌내기 힘든 순간이 온다면, 온라인을 통해 모인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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