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204 - 부자 마음 3. 호기심
지난 주 금요일에는 오랜만에 성수동에 다녀왔습니다. 전날 밤에 전기차를 충전해둬서 아침에 차를 빼야 했고, 이왕 나가는 김에 남편과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로 했죠. "어디로 갈까?"라고 묻길래 문득 성수동이 떠올랐습니다. 몇 달 만에 가는 성수동이었거든요.
평소라면 맛집을 열심히 검색했겠지만 요즘은 그런 것도 다 귀찮아졌습니다. 그냥 SNS에서 누군가 맛있다고 한 곳을 네이버 지도에 즐겨찾기 해놓았다가 그 근처에 가면 별표된 곳 중 하나를 골라 들어가는 식이에요. 남편과 공유하는 텔레그램 아카이브에 저장해 둔 맛집 리스트도 있고요. 이번 성수동 방문도 그렇게 선택했습니다.
이번에는 전날 밤 급하게 찾아본 '리틀포레스트'였습니다. 주차장소에서 식당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어요. 스마트폰 지도를 펴고 골목길을 따라가며 찾았는데, 두리번거리며 걷다 보니 남편이 제 발을 밟았습니다. 옆 건물에서 나온 사람들을 피하다가 저와 부딪힌 거죠. 남편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가는 거야?"라고 묻길래 장난기가 발동해 "나도 모르지, 그래서 지도 보고 가고 있잖아"라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남편이 "그럼 빨리 보고 가야지 왜 두리번거리냐"며 타박을 줍니다. 가는 길에 크리스찬 디올 건물도 보이고, 새로 생긴 매장들도 있어서 호기심이 발동해서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고 싶었거든요. 남편은 주변 사람들과 부딪히는 게 걱정되어 마음이 조급해 보였어요. 결국 저도 폰을 접고 발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식당에 도착해보니 2층이었고, 우리가 첫 손님이었어요.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했는지 아무도 없더라고요. 문을 열었다가 바로 닫고 10초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고, 맛도 궁금하니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스프와 빵이 세트로 나온 메뉴 두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미리 메뉴를 정해두지 않았지만 시그니처 메뉴로 고른 것이 다행히 입에 맞았고, 샌드위치는 반쪽 크기라 남편에게는 조금 부족해 보였지만 적당했습니다. 잠시 후 두 팀이 더 들어와서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브런치를 마치고 '누데이크 하우스'라는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성수동과 도산점 두 곳이 있었는데, <믹스Mix> 책을 읽다가 즐겨찾기 해둔 곳이었죠. 인스타그램용 명품 카페라는 설명에 호기심이 생겨 언젠가 가봐야지 했던 곳이었어요. 입구에는 커다란 원형 테이블이 있고, 그 위에 디저트들이 작품처럼 전시되어 있었어요. 블랙과 연두빛(말차)의 조화로움이 사람들 눈에 특이하게 보였습니다. 촬영하는 사람들도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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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나온 후에는 '다이버츄'라는 츄러스 가게도 들렀습니다. 스페인에 다녀온 인친님이 추천한 곳이라 맛이 궁금했거든요. 그곳까지 가는 길에 '온온'이라는 스포츠 신발 팝업스토어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골든티켓 모임에서 영국에 한 달 살기 다녀온 회원이 외국인들이 많이 신는다고 소개한 브랜드라 어떤 신발인지 궁금했는데, RSVP 초대장이 있어야만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SNS에서 성수동, 한남동, 반포동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공유하는 팔로워 성수님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성수동 건물주이자 건물 투자에 관심이 많아 보입니다. 하루에도 미팅이 네 개나 있다며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부자들은 부동산에 호기심을 가지면 직접 가보고, 확신이 들 때까지 그 지역을 여러 번 방문합니다. 호기심이 생기면 말려도 가고 싶고, 배우고 싶기도 하죠.
즉, 호기심은 관심의 시작입니다. 관심을 가지면 보이는 것이 달라집니다. 책을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책을 쓰기로 마음먹으면, 그때부터 독자에 대한 호기심이 생깁니다. 독자는 무엇을 먹을까? 어떤 생각을 할까? 어디를 가고 싶을까? 누구와 있을까? 기분은 어떨까? 고민은 뭘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글감이 부족할 리 없어요. 호기심 많은 작가가 글감 부자가 되는 법이죠.
결국 호기심이란 새로운 경험의 시작입니다. 호기심은 배움의 시작입니다. 호기심을 키울수록 더 넓게 보이고, 더 많이 느끼고, 더 깊이 글도 쓸 수 있습니다.
Write, Share,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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