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205 - 부자마음 4. 열정
대학원을 포함해서 동 대학교에 10년간 다녔습니다. 대학교 4년, 석사 2년, 박사 4년 10년 동안 공학을 전공하다 보니 IT 기기를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건강상 휴학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학교 대신 컴퓨터 학원을 다녔습니다. 386 컴퓨터에서 도스와 윈도우 3.0 운영체제 상태에서 아래아 한글, 베이직, 포트란, 코볼 등 지금은 전혀 쓰지 않게 된 컴퓨터 언어를 배웠었죠. 대학교 1학년에 들어가서 C언어를 처음 배우면서 "Hello, world!"를 컴퓨터 모니터에 출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컴퓨터 공학이 아닌 정보통신공학 전공을 하게 되어 회로판(일명, 빵판)에 저항, 전선, 커패시터, 스위치, 7세그먼트 같은 걸 꽂아서 인두로 납땜도 했습니다. 대학교 3학년 즈음 정보통신기사 1급 자격증을 따기도 했습니다. 석사에 진학하고 나니 납땜할 일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다행히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영어보다 수학을 좋아했던 터라 우연히 선택한 전공이 저에게 잘 맞았습니다. 논문 보고 코딩해서 확률에 따라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과정들이 때론 단조로웠지만 0.01% 확률만 높은 결과가 나와도 흥분상태가 되곤 했죠. 그렇게 4년을 공부하다가 취업을 합니다.
연구소에 취업을 했습니다. 면접 당일에 면접관의 질문은 전공을 회사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졸업 논문을 바로 연구소에서 활용할 기회는 없었는데요. 도어록 같은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건 외주 주면 되는 일이라며 웃고 넘기시더라고요. 그럼에도 합격시켜 주셔서 16년간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수 3000명 이상 근무하던 곳이라 분야가 다양했습니다. 원래 전공을 살리자면, 경상도에서 근무를 해야 마땅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서울지역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본사는 대전에 있었기 때문에 서울도 엄연히 회사입장에서는 지방(?)에 해당하는 곳이긴 했지만요. 직장생활에 열정을 쏟다 보니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활용할 만한 분야가 별로 없었습니다. 맨땅에 미국 표준을 공부해서 실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제 뇌에 집어넣다 보니 대학시절 전공은 점점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FIFO(First In, First Out)라고 있습니다. 시간과 우선순위와 관련된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용하는 방식으로 먼저 들어온 것이 먼저 빠져나간다는 선입선출의 의미인데요. 학교에 있을 때 배운 건 잊고, 연구소에서 배운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
직장인 10년 차부터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자기계발과 경제경영서를 읽으면서 새로운 내용들을 다시 머릿속에 집어넣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5년을 대학교와 연구소에서 연구하듯 책을 읽고 실행했더니 연구소를 그만두게 되었네요. 그리고 퇴사한 지 이제 2년 5개월 차가 되었는데요. 오늘 배우자가 갑자기 질문 하나를 합니다. 제가 퇴사하기 전에 있던 부장의 이름을 물어보는 거예요. 신혼 시절에 살았던 아파트 다른 동에 살고 있었고, 남편과도 함께 프로젝트를 했던 분이었습니다. 남편이 이름을 갑자기 물어보는 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그전에 상사로 모셨던 부장의 이름만 생각나는 거예요. 한참만에 이름을 기억해 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서점에 가는 걸 아티스트 데이트로 정했습니다.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에 어떤 신간이 나왔는지, 어떤 책들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새로 진입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죠. 서점에 가면 신이 납니다. 평소 알던 저자의 책이 나오면 흥분하기도 하고, 계속 눈에 밟히는 책을 보면 책을 더 읽고 싶다는 열정도 불타오릅니다. 바로 옆에 핫트랙스도 있어서 2025년 주간 다이어리도 장만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학용품을 좋아하던 터라, 다이어리 나올 때면 늘 같은 걸로 사곤 있지만 이것저것 꺼내 보면서 살까 말까 흥분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글쓰기 공부를 하고, 책 쓰기 강의를 합니다. 여기에 집중하다 보니 대학시절, 연구소 시절에 배우고 익혔던 전공이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빠져나가듯 다 빠져나가 버린 느낌이 듭니다. 단지 무의식 어딘가에 잠들어 있겠지만요.
지금의 내가 어디에 흥분하고, 어디에 열정을 키우고 있느냐에 따라 새로운 기회는 또 생겨납니다. 원하는 게 있다면, 새로운 것들을 계속 입력해 보시겠어요? 그럼 이전 것은 빠져나가고 새로운 것들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버리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새로운 습관으로 채워넣으면 되지요. 당신의 오늘은 어떤 열정으로 채우고 있나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책이 많습니다. 당신의 새로운 열정을 채워넣어줄 책들이죠. 당신의 열정에 기름 붓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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