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생각법 252 - 회피하고자 하는 가치 순위 확인하기
"뭔 말인지 모르겠다!" 살면서 피하고 싶은 가치관이 있나요? 남편에게 물었더니 이 한 마디를 남기고 도망을 가네요. 무슨 소리냐구요? <거인의 생각법>에 따르면, 회피하고 싶은 감정 8가지가 나와서 질문을 던졌거든요.
혼자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피하고 싶은 순위를 매겨보니 가장 피하고 싶은 감정이 제게는 분노입니다. 그다음으로 굴욕, 패배감, 거부, 우울, 죄책감, 좌절, 외로움이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죠? 기준을 하나 정해볼까 합니다.
하나는 혼자가 아닌 타인에 영향을 받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회복탄력성>으로 극복가능한가로 구분하는 거죠. 혼자 느끼는 감정은 충분히 회복탄력성으로 시간이 지나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타인에 의한 감정은 더 피하고 싶어 지네요.
첫째, 분노입니다. 타인에 의한 분노가 발생했던 기억을 되살려 보자면, 직장 생활하다가 보고서 실적에서 제 이름이 누락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느꼈던 실망과 분노로 많이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상대방에게 직접 분노를 표출해 본 적은 기억 속에 없는 것 같아요. 분노하더라도 제 밖으로 분노를 내보내진 않았습니다.
둘째, 굴욕입니다. 굴욕감을 느꼈던 적은 초등학교 3학년 때가 기억나네요.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를 왔는데요. 사투리를 썼다가 친구한테 굴욕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꼴찌'를 '꼰지'라고 했다가 창피를 당했지 뭐예요. 그래서 그런가 요즘도 반말보다는 경어체를 쓰는 습관도 생기고, 서울로 이사 오면서는 지방 사투리 대신 표준말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사건은 직장에서 저를 빼고 다른 사람들끼리 약속을 만들어 점심 약속을 만들었을 때 굴욕감이 조금 느껴졌던 적이 있었어요. 책을 읽으면서부터는 오히려 저를 제외시켜 주는 게 오히려 감사하게 되었지만요.
셋째, 패배입니다. 패배감은 상대에 대한 비교로 생기는 감정인 듯합니다. 누구에게 뒤처졌을 때 느껴지기도 하고요. 비교 대상이 없다면, 패배감보다는 실망감이 생기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저는 누군가에게 지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상대가 더 나은 점이 있겠거니 순응하는 타입 같거든요. 패배에 대한 감정은 비교 대상과 나는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넷째, 거부입니다. 거부는 상대방의 권한입니다. 내가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니 거부당할 수 있다는 걸 당연시 인정하면, 크게 마음 상하지 않습니다. 대신 상대의 거부로 아쉬움은 생길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다시 제안해 보거나, 보완하여 다시 제안할 수도 있으니까요. 거부에 대한 부담감은 아들러 심리학의 <미움받을 용기>에 나온 과제의 분리로 접근해 해결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섯째, 우울입니다. <우울할 때 뇌과학>에 따르면 신경계의 연결 오류로 발생되는 질병입니다.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서 손 놓는 상황에서 우울감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전 사실 우울한 적이 별로 없지만, 동료들과의 인간관계 문제로 몇 개월동안 우울했던 기억이 납니다. 피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는데요.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책을 발견하면서 우울함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제게 우울함이 찾아온다면, 서점에 가거나 운동하거나 산책 나가 명상하면서 배우자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갈 예정입니다. 세르토닌을 보충하고, 유산균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더라고요. 앞서 적은 거부와 비교해 보니 우울한 감정을 더 회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섯째, 죄책감입니다. 이건 제 스스로 느끼는 감정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상대방은 전혀 상관이 없어도 생길 수 있는 감정이거든요. 요즘 같으면 제가 바빠서 남편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을 때 죄책감이 살짝 올라옵니다. 그럴 때마다 우선순위를 생각하거나, 스스로 선택한 결과로 바라보면 죄책감도 벗어날 수 있더라고요.
일곱째, 좌절입니다. 한 번 더 할 수 있는데 포기하는 상황이겠죠? 해도 안된다고 생각하거나요. 물리적으로 안 되는 상황은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초 마인드>에 따르면 좌절대신 본질을 추구하니 또 다른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더군요. 좌절은 또 다른 기회와 행운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다 보면 새로운 기회들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한 번 더 시도하다 보면 좌절은 극복가능했습니다.
여덟째, 외로움입니다. 요즘은 외로울 틈이 없잖아요. 혼자서도 잘 놉니다. SNS까지 있으니 저는 외로움을 느낄 시간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외로움이 생겨서 책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니까요. 회피하고 싶다기보다는 오히려 즐겨야 하는 감정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이렇게 살펴보니 피하고 싶은 감정의 순서는 분노, 굴욕, 패배, 우울, 거부, 죄책감, 좌절, 외로움 순서가 되겠네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을 사흘 전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상대방을 이기게 만들어서 결국은 내가 이기는 기술입니다. 회피하고자 싶은 감정들도 한 번 비틀어보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감정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상처와 아픔으로 다가왔을 감정들이, 지금은 더 단단해진 감정으로 부드럽게 웃어넘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쓰기 공저 모집을 진행중인데 아직 10명 중에 4명만 신청했습니다. 한 명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언제 시작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취소될 수도 있는거냐고 질문이 있었어요. 제 능력밖의 일이라 미안한 감정이 올라오기도 했고, 능력이 없다는 것처럼 느껴지겠다라고 상상을 했습니다. 라이팅코치로서 책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신청을 안했으니 제가 설득을 제대로 못한 셈이되니까요. 당연히 취소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고, 환불도 해드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저서 욕심이 있다면 정규과정도 있으니, 정규과정 입과시 공저진행비는 면제라고 설명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오늘 글쓰기 수업 중간에 문자가 왔습니다. 글쓰기 정규과정에 입과하시겠다면서요. 오히려 새로운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네요.
회피하고 싶은 감정들이 생기면, 서점에 가려고 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책을 골라보면 저의 감정 치료를 셀프로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독서하고, 글을 쓰다보면 조금씩 단단해지는 나를 만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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