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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Jul 06. 2019

[어느 가족] vs [기생충]

전혀 혈연관계가 없는 낯선 할머니의 연금과 소소한 생활 물품을 훔쳐 생활하며 가난 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살게 된다.

그 소녀는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혼자 놀던

아무도 관심 써 주지 않은 그런 아이다.

가족원 모두가 전혀 혈연이 아니면서도 작은 집에서 동거하는 그런 가족이다.  

건설 일용직으로 일하다 사고를 당했으나 제대로 된 산재처리조차 받지

못하는 남자, 오랜 시간 일해온 직장에서 어려워진 경영 사정에 따라

월급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를 통보받아 한순간에 실직자가 되어버린 여자 ,

의붓아들의 용돈과 연금으로 살아가는 할머니 ,

또 다른 구성원 몇 명...

그러다가 버림받은 어린 소녀가 유괴되었다고 신고 가 된다.(유괴는 아니고 불쌍해서 그냥 데려다 키운....).

이즈음 할머니는 노환으로 자연사한다.

그러나 이가족은 할머니의 연금으로 생활하던 터라 사망신고를 안 하고 그냥

자기들이 살고 있던 낡은 주택의 앞마당에 매장한다.

그러다가 경찰의 수사로 들통이 나게 되고 가족의 성인 남 녀는 구속이 되고

나머지는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각자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나게 된다.


유괴당했다고 신고된 어린 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만 역시나 집에서는 관심을

못 받고 여전히 홀로 베란다에서 바닥에 금 긋기 놀이나 하면서 혼자 지낸다.

유괴 전후의 삶이 달라진 것 없이 친부모로부터 학대당하고 산다.

나머지도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로 2018년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작품마다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언론, 평단 그리고 관객들에게 사랑받으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느 가족에 대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생각해온 것을 모두 담은 영화”라고 말한다.

어느 가족 은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 ‘가족’을 중심에 두며 연장선을 유지, 연금과 좀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하는 할머니와 성인 남, 녀, 젊은 여자, 남자아이 그리고 우연히 함께 살게 된 다섯 살 소녀까지 평범한 듯 보통의 가족의 모습을 통해 ‘진짜 가족이란’ 질문을 던진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혈연이 주는 어떠한 의무감이나 책임감 따위도 전혀 없지만, 서로의 입장과 아픔을 존중하며 그냥 그런 채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이 이상한 가족이야말로 진짜 가족이라고 감독은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는 흔히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을 매우 끈끈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라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책임감과 의무감만 남아있을 뿐 실제 그 역할은 하지 못하는 껍데기뿐인 가족이 많다.

반면  어느 가족 은 피가 섞이지 않았고, 서로 속고 속이며 도망치려 하는 등

어떠한 책임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의 각기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포용할 줄 안다.

아픔을 보란 듯이 보듬어주거나, 서로를 위한 눈물겨운 희생 따위도 없다.

그저 이 힘든 현실을, 그저 그런 채로, 하지만 함께 살아내는 것이다.

여기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또 한 번 비교해 보자.

송강호 가족은 혈연적 가족이다.

혈연으로 뭉쳐진 가족이나 구성원 전원이 무직이다. 유일한 돈벌이인 피자가게 박스 접는 것도 아들이 가짜 가정교사로 박 사장 집에 가면서 그만둔다.

진짜 가족인 기생충과 가짜 가족인 어느 가족의 대비다.

소소한 좀도둑 어느 가족과 마지막에는 살인까지 저지르는 송강호 가족.


멀쩡한 신체에 충분히 일을 통해 먹고살 수 있는 혈연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끝내 딸을 죽음으로 이르게 하고 본인은 살인자가 되는 송강호 가족...

비록 좀도둑과 연금 횡령으로 살아가지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을

친가족처럼 보살피는 어느 가족.


칸 영화제 주최 측은 무슨 마음을 먹고  2018년에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황금 종려상을 ,  바로 1년 후에는 한국의 봉준호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준 것인지 모르겠다. 칸 영화제가 가족을 주제로 한 것만 출품받나?

비혈연 가족 vs 혈연 가족.

좀도둑 가족 vs 살인 가족.

일본 감독 vs 한국 감독.

2018년 vs 2019년.

17만 관객 vs 1000만 관객.

오리지널 제목이 좀도둑 가족(만비끼 가족) 은 우리나라에서 개봉 시에 흥행을 고려해서 제목을 "어느 가족"으로 바꾸어 달았지만 흥행은 실패.

총 관람객 17만.

예술성 있는 영화는 늘 흥행에 실패하니라....

영화 포스터에 나와있다. "그들이 훔친 것은 함께한 시간이었다."

기생충은 훔치다 훔치다 사람 목숨까지 훔친다.

영화 자체로 보면 어느 가족이 작품성과 예술성, 대중성에 있어서 한수 위인 듯...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훨씬 못 미친다는 게 일반 평...



아... 오늘도 기생충/봉준호는 결국엔 씹히고 끝난다.

그래..... 이 나이에 좀 씹으면 어떠랴...

이제 그 뭐가 무서워서 못 씹냐?

孔孟인들 못 씹으랴?

김정은/트럼프도 씹을 수 있는 나이다.

씹을 수 없는 한 사람 빼고는 다 씹어도 되는 나이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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