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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야 Jul 10. 2019

[몬태나]

오랜만에 서부 영화를 봤다.

요새도 기병대와 인디언이 싸우는 그런 영화가 있나 싶어서..

[줄거리]

영화의 첫 장면은 광활한 평야의 한 오두막집의 정착민 백인 가족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남편은 나무 톱질을 하면서 새로 집 증축 준비를 하고 있고 아내는 집에서 두 딸에게 공부를 시키고 있다. 

막 태어난 아들은 자고 있고...

이때 네댓 명의 코만치 인디언의 습격이 시작된다. 

말 탄 인디언들은 백인 남자를 죽이고 머리(이마) 가죽을 칼로 벗기고는 괴성을 지르며

다른 가족을 공격한다. 

아내(로자먼드 파이크)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숲 속으로 도망치다가

중간에 아이들은 모두 인디언 총에 맞아 죽는다. 

겨우 여자 혼자 가까스로 숲으로 달려가 바위 밑에 숨어 목숨을 건진다.

품 안에 있던 아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인디언들을 원래의 거주지에서 강제 추방하면서 군인으로서 살인과 살상을 주저하지 않았던

기병대 대위 조셉 블러커(크리스천 베일)에게, 자신에게 잡혀 7년 넘게 감옥에서

수감 중이던 인디언 추장과 그 가족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데 호송을 맡으라는 명령이 내려진다.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지만 제대 직전의 마지막 명령이었고 이를 어기면

년금을 박탈하겠노라고 협박을 하여 어쩔 수 없이 1,000 마일이 넘는 먼 거리를

부하 몇 명을 동반하여 험난한 여정에 오른다.

7년 전에 포로가 되어 수용소에 있던 샤이언 족 인디언 추장이 암에 걸려 죽을 때가 임박한바

미국 대통령은 인디언과의 전쟁도 끝나가고 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그를 그들의 고향인 몬태나주 [곰의 계곡]으로 데려다주라고 명령한다.

추장, 부인, 아들 부부, 딸 , 어린 인디언 손녀 등...  

조셉 대위는 인디언이라면 이를 간다. 대위의 전우, 친구들이 모두 인디언에게 머리를 잘리고

가죽이 벗기는 죽음을 당해왔기 때문이다. 

조셉 대위 역시 과거 군 생활 중 군의 명령과 죽은 전우의 복수를 위해 

수많은 인디언을 같은 방법으로 잔인하게 죽여왔다.

길 초입에 온 가족이 몰살당하여 거의 실성한 상태로 발견된

여자 주인공을 만나 같이 데리고 가던 중 인디언의 습격을 받는다. 

함께 이를 격퇴하면서 얼마 되지도 않은 부하를 잃는다.

이제 기병대와 인디언 간의 적과의 동거가 시작되며 이제는 한 몸이 되어 인디언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길은 멀고도 험하다.  

중간에 여자는 철천지 원수인 인디언 가족과도 어느 정도 화해를 이룬다.

가던 중간에 인디언과 백인의 공동의 적인 모피 사냥꾼들을 만나 백인 기병대 대위는 그들을 모두 죽인다.

모피 사냥꾼에게 동족은 없다. 오로지 돈 벌기 위한 모피만을 위해 백인이던 인디언이던 

모두 죽여왔다. 

온갖 고생 끝에 샤이언족 추장의 고향인 [곰의 계곡]에 도착하자 그는 숨을 거둔다.

그를 위해 그들은 인디언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고 떠나려고 할 때

그 땅의 주인이라는 백인들이 나타나서 내 땅에서 모두 나가라고 시비가 붙는다

인디언이 원수라 생각했던 여자나 대위도 이제는 적이 백인으로 바뀐다. 

20-30m 내에서 서로 총싸움이 시작되고 이리저리 하다가 인디언 가족은 손녀만 남고 모두 죽는다.

고향땅에 겨우 왔지만 결국엔 모두 죽는다. 그토록 바라던 고향에 왔지만 

살아보지도 못하고 빼앗긴 땅의 새 주인에 의해… 

먼 여정을 오는 동안 몇 차례의 전투 중에 부하를 잃고 마지막 남은 부하마저 잃고 결국은 

대위와 여자만 남는다.

누가 적인지 원수인지 왜 죽고 죽이는지 서로 모른다.

인디언과의 전쟁도 끝이 나고 대위도 제대한다.

갈 곳이 없는 그는 역시 갈 곳이 없는 홀로 된 여자와 마지막 하나 남은 

인디언 소녀를 데리고 시카고행 기차를 타고 떠난다.

마음속의 적을 모두 버리고 떠난다.

그들이 떠날 무렵 미국은 시대가 바뀌었다. 이미 서부 총잡이의 시대는 끝났고, 

인디언은 학살의 대상을 지나 이미 불쌍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아주 극소수만이 살아남아서 말이다. 서부 개척자의 영광도 미움도, 

프런티어의 찬미도, 인디언의 증오도 수심도 영화 [몬태나]에서는 그저 은은하게, 잔잔하게 숨 쉴 뿐이다.

이영화는 어릴 때 우리가 보던 서부영화와는 다르다.

존 웨인이 나오는 미국 기병대가 인디언을 무찌르고 마을을 구하거나, 

아니면 황야의 무법자 류의 서부영화가 아니다.

그야말로 몇십 년 만에 신 개념의 서부영화를 봤다. 

우리가 너무 기병대에 세뇌당해 온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들게 만든 영화다.

전에는 기병대가 좋은 편, 인디언이 나쁜 편이었지만

이영화는 누가 좋은 지 나쁜 지가 없다.

가슴이 먹먹 해지면서 잔잔해지는 영화다.

몬태나의 광활한 풍광은 덤이다.(실제는 뉴멕시코와 콜로라도에서 촬영했다.)

(중국으로 치면 우루무치의 신장지역쯤으로 보면 될 듯...)

한국에서의 제목은 [몬태나] 지만 원작은 Hostiles (적, 적대감, 반감)이다.

왜 제목이 Hostiles 인지는 영화가 끝나야 알 수 있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우리는 모두가 적이다]

[모든 증오가 끝나는 그곳 - 몬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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