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시를 쓰는가
여기에도 저기에도
일상에도 여행에도
생존에도 휴식에도
간판에도 들꽃에도
도로에도 산길에도
삶에서도 꿈에서도
솟구치며 잉태한 영감이
세상을 향해 꿈틀대면
그 태동을 붙잡고자
찰나를 늘어뜨리고
한없이 부족한 언어가
내안의 고동을 그리지 못하면
그 예술을 이뤄내고자
단어를 조각하고
내 모든 장면이 영감이 되어
내 모든 사유가 언어가 되어
삶의 모든 순간이 시가 되어
그것은 낭만이라는 이름의 고독
시라는 이름의 편집증
이 진단서는 누구에게서 왔는가
누가 이 병을 치유해 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