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사객
무엇을 적시러 이곳에 오셨습니까?
당신은 생명입니까, 죽음입니까?
아니면 지고한 순환입니까?

당신은 씨앗에 내리는 새파란 축복
당신은 꽃잎에 내리는 시퍼런 저주
그러나 돋아날 그 푸릇한 이파리에

지나갈 봄을 아쉬워하기 보다
다가올 여름을 고대하기 보다
그 모든 계절을 오롯이 내것으로

무엇을 적시러 그리도 새차게 내리십니까?
세상을 잠그러 이곳에 오신겁니까?
그러면 나는 그 세상에 침전하는 추입니다.

무겁게.
그러나 잠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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