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특별한 여행 즐기기
1주일간 휴가를 냈다.
그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몇 달 전부터
모든 것이 답답했고
내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주변사람들에게는 짜증만 냈다.
글쓰기도 쉽지 않았다.
그냥 모든게 두려웠고
마음이 불안했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버틸 수가 없었기에
나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이 필요했다.
가족의 배려로
동료들의 배려로 떠난
또 한 번의
혼자만의 여행.
일에서 떨어져
오롯이 나만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가는 길에 노란 봄꽃이 나를 배웅했다.
화사한 꽃이 내게 힘내라며
응원하는 듯 했다.
화사한 봄햇살이 너무나 따뜻했다.
나에게 주는 특별한 휴가였기에
궁색하게 떠나기는 싫었다.
그동안 모아놓은 마일리지를 털어서
프레스티지 좌석을 예약했다.
거의 반백년 살아온 내게 주는 자그마한 보답이었다.
그렇게 3박 5일의 짧은 여행이 시작되었다.
해변가의 리조트를 숙소로 잡았다.
너무 비싸지도
그렇다고 저렴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숙소.
그곳에 짐을 풀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내가 꿈꾸던 것이 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인피니티 풀에서
하루 종일 멍하니 풍경을 즐기는 것.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땀을 흘리며 해변 조깅을 하고
빵과 과일 가득한 조식을 즐긴 후에
하루종일 리조트의 수영장에 누워있었다.
운이 좋아서일까?
이틀동안 수영장에는 아마도 오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영장은 오롯이 나의 것이었다.
선배드에 누워서 책을 읽고
열대의 풍경을 즐기고
앞으로 내 삶의 계획을 세웠다.
이보다 행복할 수 없었다.
웃음이 나왔다.
바로 이게 행복이었다.
저녁 때에는 인근의 쇼핑몰로 나가서
맛있는 음식을 즐겼다.
그동안 먹어보고 싶었던
여러가지 음식들을 열심히 즐겼다.
한 마디로 "끝내줬다"
진심 내 삶의 호사스러운 순간이었다.
마지막 날에는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열대 소나기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어마어마한 비.
그러나 1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비는 그쳤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은 맑아있었다.
이게 삶이다.
비가 오면 언젠가는 맑은 날이 오고
터널에 들어가도 언젠가는 그 끝이 있다.
골이 깊이면 산도 높다.
이번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란 존재에 대해서,
나의 가족에 대해서,
나의 일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의 10년.
내 삶의 끝에 대해서.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저 멀리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또 다시 떠오르는 해.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
인생은 그런거다.
반복의 연속.
의미 있는 나의 삶을 위해서
다시 달린다.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