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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남섬을 떠나서 북섬 웰링턴으로!

크레이피시, 픽턴, 블루 브리지 크루즈, 웰링턴

by Wynn

오늘은 남섬을 떠나서 북섬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이른 아침 숙소 체크 아웃을 마치고 북섬으로 가는 배를 타는 픽턴(Picton)으로 향했다. 하지만 카이코우라를 떠나면서 아쉬운 것이 하나 있었다. 이 동네 최고 명물인 크레이피시(Crayfish)를 먹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아들에게 카우코우라에 도착해서 꼭 사준다고 약속한 것이었지만 크리스마스 연휴로 인해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었다. 그것이 못내 아쉬웠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오늘도 뉴질랜드에서는 박싱데이라고 하여 휴일이었기에 크레이피시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포기하고 픽턴으로 향하던 도중에 여행객들 몇몇이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는 푸드 카페 하나를 발견했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보았던 크레이피시의 맛집 'NINS BIN'이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차를 돌려서 나도 가게 앞의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오전 10시. 주인아주머니가 등장했고 다행히 문을 여는 것이었다. 나는 두 번째로 크레이피시를 주문했다. 크레이피시 크기마다 가격이 적혀 있었다. 우리는 아들이 고른 큼직한 크레이피시를 하나 구매하여 갈릭 버터를 넣은 구이 요리를 요청했다. 잠시 후에 우리 음식이 나왔고, 아이와 함께 맛있는 크레이피시 구이를 먹을 수 있었다. 나와 아내보다는 대부분이 아이 몫이었지만, 아이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크래이피시의 맛집 'NINS BIN'

빠르게 크레이피시를 먹고 우리는 물개를 근접해서 볼 수 있는 오하우(OHAU) 전망대에 잠시 들렸다. 이곳은 바다물개를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는 장소였다. 바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지만, 바로 앞에서 갯바위 위에는 수많은 물개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어제와는 다르게 보금자리 위쪽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또 다른 풍경이었다. 특히 아이 물개들이 한 곳에 모여서 수영하는 모습은 내 시선을 몇 분 동안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20여분의 야생 물개 쇼(?)를 구경하고 서둘러 픽턴 항구로 향했다. 오후 2시 배를 예매해서 늦어도 1시간 전까지는 체크 인을 해야만 했기에 이때부터는 전력을 다해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오하우 전망대
픽턴으로 향하는 길

십여 대의 차들을 추월하고 또 추월하여 픽턴항에 도착했다. 도착 시각은 12시 35분. 1시가 마지막 체크인이었기에 시간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 일. 선박사에 따라서 체크인 항구가 달랐던 것이었다. 다른 회사 항구로 갔다가 급하게 차를 블루 브리지 회사 쪽으로 돌렸다. 아슬아슬 12시 48분 정도에 겨우 도착하여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10여 분만 늦었어도 배를 놓칠 뻔했다는 것. 우리는 차량을 선적하기 위한 대기줄에 차를 세웠고 약 20분 정도를 대기했다. 그리고 오후 1시 30분 드디어 차량을 배에 주차하고 5층 공용 데크로 올라갈 수 있었다. 배에는 음식점을 비롯하여 영화관과 외부 전망대 등이 갖춰져 있었고, 가족들을 위한 객실도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배를 둘러보는 사이에 우리가 탄 블루 브리지호는 픽턴항을 출발하여 서서히 북섬으로 향하고 있었다.

픽턴항에서 북섬으로 가는 배에 오르는 장면
블루 브리지호

우리가 탄 배의 일정은 오후 2시 픽턴을 출발하여 오후 5시 30분 뉴질랜드 수도인 북섬의 웰링턴에 도착하는 것이었다. 배가 출발한 지 30분 정도가 지나서 8층 전망대로 올라와서 주변 풍경을 살폈다. 남섬의 작은 섬들 사이로 거대한 우리 배가 빠르게 바다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약 1시간 정도가 지나서 남섬을 벗어나서 바다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북섬도 살짝 보이기 시작했다. 간혹 배 아래로 어마어마한 고기의 그림자가 보이기도 했는데, 돌고래나 다랑어의 모습이 아닐까 추정이 되었다. 거대한 우리 배는 남섬과 북섬 사이의 바다를 가로질러서 북섬의 웰링턴으로 향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인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정도 빠른 오후 5시 정도에 웰링턴 항구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5시 10분에 선내에서 방송이 나왔고, 우리 가족은 주차된 차량으로 내려가서 배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8층 전망데크
남섬의 마지막 섬들


바다로 나온 선박과 멀리 보이는 북섬
웰링턴 항구
입항 후에 차량에서 대기하는 모습

오후 5시 15분. 드디어 북섬 웰링턴을 밟았다. 천천히 도로에 들어서는데 갑자기 2차선, 3차선 도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남섬에서는 대부분 편도 1차선, 왕복 2차선 도로였다. 하지만 여기는 편도 2~3차선이 기본이었다. 차들도 갑자기 많아졌고, 신호등도 너무 많았다. 한 순간에 내비게이션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충격이었다. 몇 번 길을 헤맨 후에 우리가 묵은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북섬에서의 여행이 다시 시작되었다.

웰링컨 모습

항구 주변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휴일이었기에 역시 대부분의 음식점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태국과 인도 음식점이 문을 열고 있었는데, 휴일이라서 그런지 태국 음식점은 휴일 수당 15%를 더 받는다고 적혀 있었고, 인도 음식점은 10%를 더 받는다고 적혀 있었다. 인도의 카레와 치킨이 먹고 싶었기에 인도 음식점으로 들어가서 저녁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먹는 인도 카레가 왜 이리 맛이 있는지. 정말 배가 터질 정도로 열심히 난과 카레를 먹었다. 아이도 카레가 입에 맞는지 거리낌 없이 입가에 음식을 묻혀가며 인도 음식을 먹었다.

저녁식사 후에 웰링턴 바닷가를 함께 거닐었다. 남섬과는 다르게 도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뉴질랜드의 수도이긴 했지만, 그리 크지는 않았다. 우리네 통영바다 정도로 작고 아담한 도시였다. 나와 아내는 마트에서 와인 한 병을 사 와서 웰링턴의 야경을 바라보며 와인 잔을 기울였다. 그렇게 북섬에서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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