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에 관심있는 분들은 최근에 많이 들었던 단어가 ‘액면분할’ 또는 ‘주식분할’ 일 겁니다.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주가 종목인 애플이랑 테슬라가 주식분할을 했죠. 주식분할은 주식을 나누겠다는 의미죠. 비슷한 사례로 삼성전자를 떠올릴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액면분할과 주식분할은 약간 다릅니다. 오늘은 액면분할과 주식분할, 그리고 사례, 향후 주식분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액면분할이란
우선 액면분할과 주식분할에 대한 개념을 살펴볼게요.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서 주식수를 증가시키는 걸 말합니다. 주식 가격에는 두가지 가격이 있어요. 액면가액과 시장가에요. 우리가 증권시장에서 사고 파는 가격이 시장가격입니다. 액면가액은 주식 표면에 기재되어 있는 금액입니다.
어느정도 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보통 신주를 발행할 때 액면가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발행을 합니다. 액면가액을 정하는 건 신주 발행 시 발행가액의 최저금액을 정해 놓기 위한 것이죠. 이제 막 창업하는 회사일 경우 액면가액 그대로 신주를 발행합니다.
액면가액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알았으니 액면분할도 보다 확실하게 감이 잡히시죠? 주식을 예를 들어서 볼게요.
A라는 기업이 한주에 액면가액 1000원인 주식을 100주 발행했어요. 그리고 A회사 주식의 현재 주가는 3000원이에요. 액면분할을 2대1로 한다고 가정하면 액면가액은 1000원에서 500원이 되고 주가도 3000원에서 1500원이 되는 겁니다.
여기서 액면분할 비율인 2대1, 4대1이라고 하는 건, 2대1은 한 주의 주식을 두 주로, 4대1은 한 주의 주식은 네 주로 쪼갠다는 의미입니다.
2018년 1월에 실시한 삼성전자 액면분할을 볼게요. 삼성전자는 당시 50대1로 액면분할을 했어요. 액면가가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졌고, 한주당 시장에서 거래된 가격, 즉 주가는 262만원에서 5만원 수준이 되었죠. 주식수는 1억2838만주에서 64억1932만주로 늘어났습니다.
#주식분할
주식분할은 액면분할처럼 주식을 나눈다는 의미이긴 합니다. 기업의 주식 중에서는 액면가가 없는 주식들도 있어요. 국내 기업들은 액면가가 있는 주식을 발행하지만 미국에서는 액면가가 없거나 거의 무의미한 수준의 가격으로 주식을 발행합니다.
액면가가 없는 주식의 주식분할은 그냥 주식을 분할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주당 100달러였던 주식을 2대1로 주식분할하면 한주당 50달러가 되고 주식수는 액면분할처럼 두 배가 됩니다.
다만 액면분할은 액면가를 분할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액면분할을 하기 어렵게 될 수 있습니다. 주가는 계속 오르더라도 액면가는 오르지 않기 때문이죠.
반면 주식분할은 액면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계속 분할하기가 비교적 수월합니다.
#액면분할과 주식분할, 사실상 자본 변동은 없어
액면분할과 주식분할은 사실다 둘다 자본 변동은 없습니다. 예전 에피소드에서 재무상태표 설명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거기서 자산, 부채, 자본을 설명했었는데, 자본은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본금은 (주식수 x 액면가)이고, 자본잉여금에서 주식발행초과금은 (주식수 x 한주당 주식발행액면초과액)이라고 말씀을 드렸죠.
여기서 액면분할이나 주식분할을 하면 액면가와 주식발행초과액이 낮아지게 됩니다. 하지만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자본금 총액은 변동이 없어지게 됩니다.
사실상 액면분할이나 주식분할이나 기업의 자본에는 변동이 없고 기업 자체의 변화는 없는 셈이죠.
#액면분할, 주식분할을 하는 이유
자본 변화도 없는 액면분할, 주식분할을 기업들은 왜 하는 걸까요?
액면분할이나 주식분할을 하는 이유는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입니다. 주가가 너무 높으면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한주 사고 파는데 부담을 느끼게 돼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거래되는 주식수가 적을 때도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죠. 주식 거래는 주식을 하고자 하는 투자자의 조건과 주식을 팔고자 하는 투자자의 조건이 맞아야 거래가 성사되는데, 주식수가 10주 있을 때보다 100주 있을 때 조건이 맞을 확률이 더 높겠죠. 때문에 기업에서는 주식 거래 접근성을 높여 거래 활성화를 위해 분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또 한주당 가격이 너무 높으면 신주 발행에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앞서 설명과 마찬가지로 주당 가격이 너무 높으면 신주를 발행한다고 하더라도 선뜻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적을 수 있습니다.
#주식분할, 액면분할 주가에 긍정적?
액면분헐, 주식분할을 하면 우선 개미 주주들은 좋아합니다. 접근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사실 이전엔 애플과 테슬라, 그리고 액면분할하기 전 삼성전자의 주식은 너무 비싸서 한주 사기가 망설여지기도 했어요.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 몇 주 사고 싶은데 한주당 몇 백만원을 하니까 사고 싶어도 못 샀죠. 하지만 주식분할과 액면분할을 하면서 한주당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비록 적은 규모라도 매수할 수는 있게 됐습니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전후로 보면, 액면분할 전 삼성전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14만명 정도였는데 현재는 145만명 수준입니다. 10배 늘어났죠.
액면분할에 개인 투자자들은 환호를 합니다. 나도 비싸지만 좋은 주식을 살 수 있게 된다는 희망에서죠. 그래서 이번에 애플과 테슬라도 주가 고공행진을 했습니다. 삼성전자 액면분할 발표때도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주가에 호재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기업의 본질적 가치가 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또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집중돼서 많아야 합니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해서 주식수가 많아지고 주식이 여러 투자자에게 많이 분산될수록 이해관계자가 늘어난다는 의미이고 서로의 의견과 생각이 다 다릅니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더라도 팔려는 사람도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에 쉽게 오를 수 없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 꾸준하게 계속 상승을 했다가 2018년 5월에 액면분할 이후에는 한동안 크게 상승세를 타지 못했습니다. 네이버는 2018년 10월에 5대1 액면분할을 한 뒤 한동안 크게 상승을 하지 못했죠.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은 주식분할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버핏은 주식분할을 할 경우 ‘단기 투자자’들이 유입돼 주주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1984년 주주 서한에서 “주식분할은 기업을 희생시키고 브로커들만 살찌우는 단기 전략”이라고, 1999년에는 비즈니스위크를 통해 “누구를 쫓아버리느냐는 것은 누구를 끌어들이느냐는 것만큼 중요하다. 만일 단기 투기꾼이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상당부분 가지고 있다면 주가는 터무니없이 높거나 낮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주식분할을 할 기업은?
한국에서는 액면분할이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는 주식분할이 활발합니다. 큰 규모의 기업들은 주식분할을 여러 차례 진행을 했습니다. 애플만해도 5차례의 주식분할을 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월마트는 각각 9차례씩, 포드는 8차례, 아마존도 3차례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향후 또 주식분할을 할 기업은 어디인지 예측을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과거 주식분할을 한 이력이 있고, 주식분할을 했을 당시의 주가의 수준이 현재 주가의 수준과 비슷한 기업을 찾으면 되겠죠. 일부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 세일즈포스닷컴, 나이키 등이 주식분할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넷플릭스는 2004년 2월과 2015년 7월 두 번의 주식분할을 했습니다. 2004년 70달러가 넘었을 때와 2015년에 600달러가 넘었을 때 주식분할을 했었죠. 세일즈포스닷컴도 2000년 7월과 2013년 4월에 주식분할을 했습니다. 2013년 4월에는 165달러 수준이었을 때였어요. 나이키는 과거 주가 사례를 보면 100달러가 넘으면 주식분할을 했습니다. 2000년 이후에는 2007년, 2012년, 2015년에 주식분할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