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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기자 Jul 15. 2021

유가를 움직이는 OPEC? OPEC 회의 취소 의미

안녕하세요, 경제유캐스트 윰기자입니다.


제가 예전에 국제부에서 국제 뉴스를 담당했을 때가 2015년이었어요. 그 때 기억에 남는 주요 이슈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유가 폭락이었죠. 



2014년까지만 해도 유가는 배럴당 80에서 100달러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추세였어요. 100달러 넘어가면, 고유가다, 이런 얘기를 했고 8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유가가 떨어진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죠. 

근데 2014년 말에 점점 유가가 하락하더니 2015년에는 배럴당 40달러 밑으로까지 추락했고 70달러 넘는 일이 거의 없었죠. 

그러던 유가가 코로나로 인해 수요가 확 줄자 2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늘면서 다시 70달러 선으로 상승했어요. 

원유 생산량은 다른 원자재나 상품에 비해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중동,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이 그렇죠. 석유 수출을 기반으로 국가 경제가 돌아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유가가 너무 떨어지면 국가 경제가 흔들리기 때문에 석유수출국들은 한번씩 만나서 공급량을 조절하죠. 유가가 너무 많이 떨어지면 공급량을 늘려서 가격을 다시 오르도록 하죠. 이러한 회의를 하는 국제기구가 석유수출국기구, OPEC입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오늘은 OPEC과 최근의 유가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OPEC이란


우선 OPEC은 앞서 잠깐 설명드렸지만, 원유를 수출하는 회원국으로 구성된 다국적 기구에요. 
현재 OPEC 회원국은 14개국으로 세계 석유 공급량의 35%, 매장량의 약 82%를 차지하죠.
OPEC이 처음에 결성됐을 때는 글로벌 석유 메이저 회사들을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과거엔 석유 탐사부터 개발, 수송, 정제, 판매까지 전 사업 분야에 걸쳐 7곳의 다국적 대형 석유회사가 석유산업을 주도하고 있었어요. 엑슨, 모빌, 텍사코 등이었죠. 지금은 합병되고 해서 4개의 대규모 석유회사만 남았죠.

OPEC의 주요 역할은 회원국들의 석유 정책을 조정하고, 각 국가의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는 거에요. 각국의 원유 생산량을 자율에 맡기지 않고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의아해 보일 수 있는데요, 가격 안정 때문이에요.



일부 국가에는 석유가 국가 전체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가가 갑자기 너무 낮아지면 국가 경제가 위험할 수 있어요.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공급이 너무 늘어나 가격이 급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국의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죠. 우리나라처럼 석유 수요자 측면에서는 야속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서로 경쟁을 통해 유가가 하락하면 석유 수요국 입장에선 좋은데, 석유수출국들은 그걸 막으려고 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과거 1차 오일쇼크와 2차 오일쇼크 당시 유가가 폭등했을 때도 석유 생산량이 줄었던 요인도 있었죠. 

하지만2000년대 들어서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석유 수요가 급격하게 늘자 고유가 상황이 지속됐죠.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기 전까지 유가는 계속 상승했습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월엔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았죠. 

그러다 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선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조금씩 상승했어요. 2014년까지는요. 2014년 이후에 유가가 폭락했던건 2013년 이후 미국의 셰일가스가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전체 석유 공급량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이후 OPEC과 OPEC이 아닌 러시아 등의 산유국들도 다시 석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를 했죠. 공급량을 줄여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였죠.



아, OPEC에 포함되지 않는 산유국도 있는데요, 러시아,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이 있죠. 이들 국가까지 합쳐서 OPEC+라고 부르고, OPEC+에서 석유 생산량을 결정합니다. 

최근에 OPEC+ 회의를 열려고 했지만 회의가 취소됐죠. 석유 생산량 합의를 하지 못하고 다음 회의 일정조차 정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죠. 이 내용은 잠시 후에 다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재정 균형 유가란 


OPEC과 간단한 유가 흐름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요, 유가가 일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그럼 적정한 가격은 얼마일까요?

석유생산비용과 재정균형유가가 있는데요, 이게 모든 국가가 비슷하면 크게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국가별로 또 달라서 합의가 쉽지 않은 것도 있죠. 그리고 국가마다 석유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다르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합니다. 석유에 의존도가 낮은 국가는 지금 당장 유가가 낮더라도, 미국의 셰일가스에 석유 공급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싶을 테고, 석유에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저유가 상황에서 석유를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이기 때문에 생산량을 줄이고 싶을 겁니다.




우선 석유생산비용을 보면, 2016년 기준으로 영국이 배럴당 44.3달러로 가장 높아요. 하지만 영국은 석유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지 않은 편이죠. 그리고 석유생산비용이 높은 국가가 브라질,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인데요, 이들 국가들은 2015년 유가 폭락 때 경제가 붕괴됐었죠. 그리고 중동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석유생산비용이 낮은 편입니다. 

또 재정균형유가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는 산유국이 재정을 맞추기 위한 유가를 말해요. OPEC 국가의 평균치는 배럴당 85달러에요. 이 또한 국가마다 다른데요, IMF에 따르면, 러시아의 재정균형유가는 40달러대 초반이고, 사우디아라비아는 80달러 수준이에요. 베네수엘라는 200달러죠. 


OPEC+ 회의 상황


이제 현재 상황을 살펴볼게요.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지난 7월 5일 OPEC+ 회의에서 석유 생산량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했어요.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예전에 OPEC+가 합의했던 내용을 보면, OPEC+는 지난해 5월에 전 세계 생산량의 10%인 1000만 배럴을 감산하고, 원래 감산하기로 약속했던 기간을 2022년 4월에서 2022년 12월까지로 연장한 것이죠. 한마디로 원유 생산량을 더 줄이고 줄이는 기간도 더 늘리자, 라고 한 것이죠. 감산하기로 했던건 코로나로 인해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현재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석유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예전에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약속 때문에 공급 부족 상황이에요. 그래서 유가가 최근 많이 상승했죠. 

이러한 상황에서 7월 5일에 열리는 OPEC+ 회의에서는 2021년 8월부터 올해 연말까지 원유생산량을 매월 일일 40만 배럴을 늘리기로 합의하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회의는 취소됐어요. 이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부분의 OPEC+ 국가들은 회의안에 대해서 동의하는 입장이에요. 하지만 회의는 결렬 됐죠. 회의가 취소됐던 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의견을 일치하지 못했는데요,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석유생산량을 매월 일일 40만배럴씩 늘리는 건 동의합니다. 하지만 감산 기간에 대해서 입장을 달리 했는데요,  2022년 12월까지 감산을 한다면,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할당된 감산양을 완화해달라는 입장이에요. 각 국가마다 감산양, 즉 석유생산을 줄이는 양이 다른데요, 기존에 정해진 감산 기준을 변경해달라는 거죠. 하지만 사우디와 러시아는 아랍에미리트연합만 이렇게 해줄 경우 다른 국가들도 동요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를 했죠. 

즉, 다시 정리를 하면 아랍에미리트연합은 감산 기간을 기존에 정했던 2022년 4월에서 12월까지 연장할 거면,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할당된 감산양을 줄어달라, 안 그러면 12월까지 감산 기간 연장에 반대한다, 는 입장이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 2022년 12월까지 감산 기간 연장에 합의하지 않으면 당장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일일 40만배럴씩 석유생산량을 늘리는 거에 합의할 수 없다, 라는 입장이죠.

아랍에미리트가 원유 생산량을 지금 늘리고 싶어하는 이유는,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늘려놓은 것도 있지만, 현재 가격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유를 많이 팔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이유도 있어요. 가능할 때 자금을 많이 모아야 탈석유 시대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일단은 지난 7월 5일 협상은 결렬된 상탠데요,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면, 8월부터 12월까지 석유생산량을 늘리자는 제안도 합의되지 못한 셈이기 때문에, 석유 생산량은 늘어나지 않게 되죠. 단기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석유 감산 조치는 내년 4월에 종료되면서 그 이후에는 공급과잉이 될 수 있겠죠. 
또 문제는 결국 OPEC과 OPEC+의 결속력이 떨어지면서 석유 시장은 불안정해지는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OPEC과 OPEC+ 결속력이 떨어진다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석유를 생산을 할 수 있는 국가들 중심으로 치킨게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죠.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죠. 그러면 갑자기 석유 공급과잉이 되고, 석유생산효율이 떨어지는 국가의 경제는 붕괴될 수 있습니다.

특히 석유 생산 여유가 가장 많은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에요. S&P글로벌 플랏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의 석유 생산가능한 양은 일일 1200만배럴이라고 합니다.  

>> 영상으로 보시면, 더 자세한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8aluCTudo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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