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제 상황은?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죠. 한국은행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했고요.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 외에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보다 더 무서운 게 스태그플레이션이거든요. 오늘은 스태그플레이션과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해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정체라는 의미의 스태그네이션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에요. 물가 상승과 경기 후퇴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말하죠.
보통 경기가 좋을 때 경제성장과 함께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물가가 하락하죠.
하지만 경기가 성장하지 않는 상황인데도, 물가만 상승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해요.
경기가 과열되고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시중에 풀었던 돈들을 다시 흡수하는 긴축정책을 펼치면 됩니다. 그러면 과열됐던 경기는 진정이 되고 물가 상승률도 조금씩 안정을 찾게 되죠.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의 경우엔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긴 하지만 이때는 정부가 돈을 시중에 풀게 됩니다. 디플레이션까지 가지 않도록 경기가 침체될 조짐이 보이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하죠. 그러면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기업들은 투자를 하고 경기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과 경기 후퇴가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경기 침체, 후퇴에 대응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다고 경기 침체를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 물가는 더욱 뛰게 되겠죠.
스태그플레이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보다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전문가들은 더 두려워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처음 등장했던 건 1970년대 초에요. 1972년, 1973년엔 연간 인플레이션이 6%를 돌파했고 1974년엔 11%, 1980년엔 최고 14%를 넘기기도 했어요. 물가가 이렇게 상승했던 반면, 1972년, 1973년 S&P500 지수는 40% 폭락하기도 했죠.
당시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던 원인 중 하나는 석유파동 때문입니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1973년 10월부터 넉달 사이에 4배나 오르면서 수입 물가도 크게 상승했었어요. 유가 상승이 수입 물가 상승으로, 그리고 제품 생산하는데 석유가 필요하니 제품 생산 비용도 높여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었죠.
경제 성장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아닌 비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다보니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것이에요. 기업들은 물건이 더 많이 팔린 건 아닌데 생산 비용만 높아지다보니 다른 데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섰고 인력 감축으로도 재정난을 해결하지 못한 기업들은 도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실업도 증가했죠.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제품과 음식료품 가격은 오르니 소비자들은 소비를 더 줄이고, 소비를 줄이니 기업들은 물건을 더 못팔아 경영난이 더 악화되고,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됐던 것입니다.
당시 미국은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1979년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렸어요. 그제서야 스태그플레이션의 악몽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죠.
현재상황을 점검해보겠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등으로 경기 침체가 오래 지속될 것을 우려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풀었습니다. 경제가 돌아갈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돈을 시장에 풀었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나눠주기도 하고 기준금리를 낮추고 채권을 사들이면서요.
선진국들은 팬데믹 초반에는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막대한 자금을 풀면서 경제는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도 급성장하고 테크 기업 외에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도 실적이 회복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죠.
그러다보니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얘기가 최근 많이 언급되고 있어요. 시중에 풀었던 돈을 줄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투자자금은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기 합니다. 투자자금은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신흥국시장에서 선진국시장으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전 세계가 경기를 회복한 수준이 비슷하고 완전한 경기 회복을 했다면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테이퍼링을 하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풀었던 돈을 서서히 흡수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자연스러운 금융상황이에요.
하지만 아직 경기 회복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많이 엇갈리긴 합니다. 미국의 주식시장을 보면 확실히 경기가 회복한 것으로 보이고 미국의 테크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보이면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소비도 늘어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부추기고 있고요.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부분도 있어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죠.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말이죠.
그리고 공급 병목 현상도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 제품과 부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고,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도시 봉쇄로 인해 소비가 급감하자 문을 닫은 기업과 소상공인들도 많이 있어요.
팬데믹이 종료되고 소비가 예전처럼 회복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 수요를 공급이 바로 따라잡지 못하면서 공급 병목 현상이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죠.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이렇게 여전히 불안불안한 상황에서 신흥국들은 미국의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그리고 최근 높아진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분위기 입니다. 신흥국은 선진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유출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자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죠. 이미 미국의 테이퍼링 우려에 달러는 강세 모습을 보이고 신흥국 주식시장은 하락하기도 했죠.
브라질은 8월4일에 기준금리를 5.25%로, 우루과이는 8월11일에 5.0%로 인상했고, 멕시코는 4.25%입니다. 우리나라도 8월26일에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올렸죠.
한국은행은 금리인상 이유로 미국의 테이퍼링 가능성과 달러 강세, 국내 경제의 양호한 회복세, 물가 상승 등을 꼽았습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회복세이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차 긴축정책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죠.
하지만 우리나라도 불안한 경기 모습은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델타 변이로 인한 소비 위축이 우려되고 있고 7월 전반적인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각각 0.5%, 0.6% 줄어 5월 이후 2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또 코로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빚을 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가계도 적지 않아 금리 인상이 부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경기 회복의 모습이, 어떻게 보면 경기 침체 조짐이 동시에 보이는 현상황이죠. 이 상황에서 물가 상승의 모습은 뚜렷하게 보이고 있어 앞서 설명드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전반적인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 유튜브로 보러가기 : https://youtu.be/3cb4yDRQM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