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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기자 Oct 01. 2021

헝다 리스크 총정리

헝다는 무슨 기업? 파산 위기 이유는?


안녕하세요, 경제유캐스트 윰기자입니다. 최근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가 금융, 투자 업계에서 최고의 이슈인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헝다그룹이 도대체 어떤 기업이길래, 그리고 왜 이런 이슈가 일어났는지 정리해봤어요.

>> 영상으로 보러가기 : https://youtu.be/sdp2OxH_J2Y


#헝다그룹이란


헝다그룹은 매출 기준으로 중국에서 2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기업이에요. 포춘 글로벌 500 기업 중 122위이죠. 홍콩 증시에 2009년 상장했고 현재 20만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요. 헝다그룹과 협력하는 기업들만 8000여 곳, 그리고 여기서 창출되는 일자리가 연간 380만개죠.

헝다그룹은 1996년 쉬자인이 창업한 기업으로 주택 부동산을 통해 기반을 다졌어요. 현재까지 280개 이상의 도시에서 13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개발해왔습니다.

부동산을 통해 성장한 헝다그룹은 이후 전기차, 스포츠, 테마파크, 식음료 사업 등 부동산과 관련없는 여러 분야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해왔습니다. 손대는 사업들을 적은 규모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대규모로 확장했었죠.



몇 가지 사업을 보면, 2010년 헝다그룹이 인수한 축구팀은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이름을 바꾸고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 교실을 만들고, 현재 관중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연꽃 모양의 세계 최대 규모 축구장을 건설하고 있죠. 내년에 완료될 예정입니다.

또 중국 하이난에는 Ocean Flower Island라는 이름의 인공섬을 만들고 있습니다. 테마파크죠. 원래 계획으로는 올해 말 오픈할 예정이었는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외에도 전기차 분야 진출을 위해 2018년 전기차 회사인 Faraday Future 지분 45%를 20억달러에 인수했고, 2020년엔 NEVS를 완전 인수했죠. 또 헬스분야, 금융분야에도 진출했죠.

모든 사업이 잘 되지는 않았어요. 음식료 분야는 40억엔 손실을 본 후 매각했죠. 그리고 현재 전기차 자회사랑 홍콩 오피스 빌딩 등을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에요.

그럼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죠. 과연 돈은 잘 벌었을까? 이렇게 여러 사업을 벌리면서 돈을 버는데 왜 유동성 위기가 왔을까?


# 헝다그룹 재무 상황


2010년 이후 매출은 꾸준하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순이익은 들쑥날쑥하죠. 10년동안 매출은 10배 이상 증가했는데 순이익은 2010년 80억위안, 2020년 80억위안으로 동일합니다. 2017년과 2018년, 2019년엔 다소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긴 했지만, 2020년에는 10년 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왔죠. 

손익계산서를 자세하게 들여다보지는 않아서 매출이 증가한 것에 비해 순이익이 왜 늘어나지 않았는지는 살펴보지는 못했는데요,

사실 좀더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이 자본상태표입니다. 자산은 2010년 1044억위안에서 2020년 2조3011억위안으로 늘어났어요. 같은 기간 부채는 830억위안에서 1조9508억위안으로 늘었죠. 

부채비율은 300%에서 556%로 늘었습니다. 보통 선진국에서는 부채비율이 200% 이하면 안전하다고 평가하는데요, 헝다그룹은 부채비율이 200% 이하인 적이 2013년과 2014년을 제외하고는 없었죠. 

사업은 계속 확대했지만 재무상태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 그다지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죠. 

헝다그룹의 초기 성장 과정도 재무적인 부분은 안정적이지 않았어요. 처음 성장할 때도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대출로 땅을 매입해서 소규모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기반을 잡아왔어요. 

그리고 그 이후에도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입어 헝다그룹은 수익을 많이 냈지만, 헝다그룹은 수익을 낸 자금으로 투자해서 회사의 몸집을 키우는 안정적인 방식의 성장은 아니었어요. 주택 선분양을 통해 계약금을 받으면 그 계약금으로 투자를 하고, 대출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해왔던 것입니다.



#현재 헝다그룹의 상황


그렇다면 현재 헝다의 상황은 어떨까요?

우선 지난 9월 23일 헝다가 1억1900만달러, 한화로 약 1400억원 규모의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한다면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들려왔죠. 하지만 이자 지급을 하루 앞두고 헝다그룹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히긴 했습니다. 여기에도 여러 잡음이 들리긴 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 이자를 갚았다는 것이 아니라 이자지급을 늦추겠다고 투자자들과 합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또한 해결을 한 건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이고 달러 채권 이자에 대해서는 해결하지 못했다는 뉴스도 로이터통신을 통해 나왔죠. 

어쨌든 헝다그룹의 말을 100번 믿는다고 가정해서 23일 이자 문제가 해결됐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계속 헝다그룹이 갚아야 할 이자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죠. 

9월29일까지 4500만달러의 이자 지급이 남아있고,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이자만 6억6800만달러, 한화로 약 8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1400억원 규모의 채권 이자에도 위기 소문이 나돌았는데, 8000억원의 이자를 갚기는 쉽지 않아보이죠. 심지어 원금이 아닌 이자 규모만 8000억원이죠.



그래서 금융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다면 헝다는 결국 파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헝다그룹이 현금 마련을 위해 전기차 자회사랑 여러 자산을 매각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죠.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되자 신용평가사 피치는 헝가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인 CC로 하향 조정했어요. 무디스도 헝다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강등했죠. Ca는 통상적으로 디폴트 우려가 있고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전망이 낮다는 걸 의미하죠. 

이렇게 신용등급이 낮아진 상황에서 더 이상 헝다에 돈을 빌려줄 투자자나 금융기관은 없죠. 그리고 이는 헝다의 자회사에도 해당되는 일이죠. 헝다 유동성 위기로 전기차 자회사는 주식발행을 취소하기로 결정을 했죠. 

#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까


헝다가 부채를 통해 성장을 해온 것이 어제 오늘일은 아닌 것 같은데 왜 갑자기 문제가 생기게 된 걸까요?

헝다그룹의 재무적인 문제도 있긴 하지만, 중국 당국이 부동산 규제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위기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우리나라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중국도 마찬가지였어요. 코로나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리고, 중국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중국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어요. 

그리고 시진핑 정부는 ‘공동부유’를 내세우면서 과열된 부동산 시장 잡기에 나섰죠. 공동부유란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함께 잘살자’는 의미로 공산당이 지향해 온 목표이긴 합니다. 함께 잘살자, 즉 분배에 더 초점을 맞춘 것이죠. 부동산 규제뿐 아니라 최근 중국 정부가 여러 산업에 규제의 칼날을 대고 있는 것도 공동부유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시 중국 부동산으로 돌아가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일부 기업과 일부 자산가들만 부동산 이익을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한다는 대외적인 명분하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강화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부채비율 관리 규제에요. 

이로 인해 헝다그룹은 더 이상 부채를 일으키기 쉽지 않았고, 그동안 부채를 통해 이자를 상환했던 방식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이죠. 그래서 덩치는 크지만 지금 당장 이자를 갚을 현금이 없는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헝다그룹의 위기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도 있고요. 헝다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치인들과의 ‘꽌시’도 무시할 수 없었는데요, 시진핑 정부가 헝다그룹과 깊은 관계가 있는 정치인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 헝다 파산 우려 영향


헝다가 아직 디폴트인 건 아니지만, 만약 디폴트가 발생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는 헝다 그룹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항간에서는 헝다 디폴트 문제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같은 사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그정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을 지원할지는 아직 알수는 없지만, 그 여파가 중국 부동산이나 금융 시장으로 영향이 더 크게 미치지는 않도록 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죠. 헝다 그룹 파산으로 인해 더 큰 위기가 온다면 시진핑 주석도 정권을 유지하는데 유리하지만은 않기 때문이죠.

중국 GDP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8% 이상이에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헝다그룹이 중국 2위라고 하더라도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을 수도 있긴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헝다그룹이 직간접적으로 창출하는 일자리는 380만개죠. 그리고 헝다의 디폴트는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한테 빌린 돈을 갚지 못한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손실을 입고 재정적 리스크를 겪게 되는 곳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또 홍콩은행들은 헝다그룹을 통해 선분양 아파트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헝다그룹을 통해 아파트나 주택을 선분양한 사람들은 헝다그룹이 파산을 하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선분양 받은 아파트나 주택은 건설이 중단되고 돈도 날릴 수도 있죠. 

종합해보면,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기는 초창기에 우려했던 것처럼 전 세계적 위기로 확대되지는 않겠지만, 중국 내부에 경제적 악영향은 미칠 수 있다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혼란에 빠뜨린 헝다그룹이지만, 한가지 또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있죠. 헝다그룹 쉬자인 회장의 배당금 때문인데요, 헝다그룹 주가 하락으로 쉬자인 회장의 자산도 하락을 했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자인 회장은 이미 현금으로 받은 배당이 많이 있어 그는 여전히 엄청난 부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죠.

포브스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2009년 상장한 후 쉬자인 회장이 가져간 현금 배당금은 총 80억달러(9조원)에요. 헝다그룹의 총 부채가 매년 증가하는 와중에도 배당금은 계속 지급이됐죠. 특히 2017년과 2018년엔 총 40억달러 이상의 배당금을 받았는데, 이때 헝다의 부채는 1790억달러에서 2430억달러로 증가했죠. 


헝다그룹이 부채가 늘어나고 디폴트 위기에 놓였지만 쉬자인 회장은 이미 현금 배당금으로 개인 자산을 늘려왔던 것이죠. 헝다그룹과 쉬자인 회장이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헝다그룹에 대해서 준비를 해봤습니다. 궁금증이 많이 풀리셨나요?
오늘도 들어주셔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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