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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기자 Oct 21. 2021

공급망 쇼크 이슈, 복잡한 배경과 영향 한번에 정리

스태그플레이션은 올까


안녕하세요, 경제유캐스트 윰기자입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었는데요, 이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최근 생겼습니다. 바로 공급망 쇼크에요. 

공급망 쇼크는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공급망 쇼크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 공급망 쇼크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죠. → 물가 상승은 경제 성장과 함께 이뤄지면 좋겠지만, 현재의 물가 상승은 그렇지 않죠. 경기 침체와 함께 물가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 스태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금리 인상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연쇄 작용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오는 데요,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왜 그런지 알아보겠습니다.

# 공급망 쇼크


우선 공급망 쇼크가 왜 발생하게 됐는지 알아볼게요. 여러가지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는데요, 약간 단순화해서 네가지로 나눠봤어요.

1)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공장 가동 차질


우선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문제에요. 전력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중국 지방정부는 공장 가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어요. 한마디로 전력이 부족해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중국 지방 31개 성 중에서 21개 지역에 전력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가 내려졌고요, 특히 장쑤성의 공장 설비 가동률은 최근 70%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죠. 

중국이 전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되고 있어요. 
①호주와의 무역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이 금지됐고 ②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친환경 정책에 따라 화력 발전소의 정상 가동을 제한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석탄 수요의 절반 이상을 호주에 의존해왔어요. 그리고 아직 중국은 친환경 에너지 공급만으로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화력 발전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상태죠. 

중국은 전 세계 제조 공급망에서 소재와 부품 등 1차 제조를 맡고 있는 부분이 많죠. 중국의 공장 가동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전 세계 공급망에도 차질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2) 물류 대란


공급망 쇼코의 두번째 요인은 물류 대란입니다. 물류 대란은 공급할 수 있는 원자재나 소재, 부품, 제품 등은 있는데 이를 수요자한테 실어나를 경로가 부족한 걸 말하죠. 제품이 시간에 맞게 제때 생산이 되더라도 배송이 제때 되지 않아서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겁니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 물류 대란이 심각한 상황이에요.


이는 미국에서의 인력 부족 문제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늘어난 상품 수요가 동시에 얽힌 문제인데요, 아시아에서 생산된 상품을 실어나른 선박이 미국 LA항구와 롱비치 항만에 도착했지만, 선박에 실린 상품들을 내리지 못하고 있죠. 내려야 할 상품은 많은데 인력은 부족합니다. 이로 인해 선박들은 LA항에서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하고 발이 묶인 상태이고 입항하지 못하고 바다에서 대기하는 선박들도 있어요.

여기에 올해 상반기에 서유럽의 기상 이변으로 유럽 육로로 인한 물류 공급망도 차질이 생겼고,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역시나 인력난으로 인해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생겼어요. 현재 영국의 최대 상업항인 펠릭스토우항에 컨테이너를 내릴 공간이 없다고 합니다.

3) 코로나로 인한 공장 셧다운


또 공급망 쇼크 원인 중 세번째 요인은 코로나로 인해 동남아 공장들이 셧다운을 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지만 코로나 팬데믹 초반에는 공장에 확진자가 나오면 공장 생산라인 일부를 셧다운했었죠. 확진자가 늘어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요.

베트남 등 동남아발 코로나 공장 셧다운으로 인해 제품을 제때 생산하지 못해 공급난이 심화됐죠. 나이키 제품의 경우 아시아에서 생산되어 북미지역까지 오는데 현재 80일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연말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쇼핑이 겹치면서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공급난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죠.

4) 수요 확대



공급망 쇼크 원인 네번째 요인은 코로나로 참아왔던 소비가 폭발하면서 수요가 확대된 탓입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그동안 참았던 보복소비가 일어나고 있죠.

코로나 시기에는 수요자체가 줄다보니 공급양을 줄였던 영향도 있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코로나로 인한 공장 셧다운 영향도 있어서, 전반적으로 공급양이 감소한 상태였어요. 근데 갑자기 수요가 확 늘어나다보니 공급사이드에서 이걸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공급 병목 현상이라고도 하죠. 

네 가지 요인으로 공급망 쇼크가 발생하게 된 다양한 배경을 살펴봤는데요, 공급망 이슈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어떻게 물가 상승을 일으키는지도 살펴볼게요. 


# 물가 상승


가격이 움직이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원리는 공급과 수요의 영향입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가격은 내려가고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은 올라가죠. 

현재의 공급망 이슈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거니까 당연히 가격은 오르게 됩니다. 이러한 기본 바탕을 염두하고, 공급망 쇼크의 원인별로 어떻게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볼게요.

1) 소재 및 부품 공급 지연


우선 중국의 전력난으로 인해 소재와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상승하게 됐습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소재 부문을 보면, 최근 배터리 소재 가격이 급등했는데요, 9월 말 알루미늄 원자재 가격은 올해 초 대비 약 42%, 탄산리튬은 231.5%, 코발트는 60.5%, 망간은 78.9% 상승했어요. 

배터리 소재 가격 급등은 중국 전력난 영향이 컸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핵심 소재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50~70%에요. 그런데 중국 공장이 전력난으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줄면서 배터리 소재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 거죠.

여기에 전 세계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배터리 소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죠. 



또 중국의 전력난은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반도체 소재로 사용되는 광물과 희토류 생산 업체가 있는 중국 윈난성의 정부는 9월 중순 생산 기업들에게 평소 생산량의 90%를 줄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텅스텐 카바이드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37% 올랐고, 규소도 지난 7월과 비교했을 때 10월 가격이 322%나 급등했습니다. 

이렇게 상승한 원자재, 소재 가격이 반도체나 배터리 등 완제품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더라도 향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겠죠.


2) 운임가격 상승


앞서 언급한 물류 대란은 컨테이너를 통해 상품을 운송하는 비용을 높입니다. 운송해야 할 상품들은 많은데 운송할 수 있는 상품양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운송 가격이 높아지는 거죠. 

항공화물운임지수 중 하나인 TAC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지난 9월 1kg당 9.74달러를 기록했어요. 기존 최고 기록인 지난 5월 8.70달러를 넘어섰고 1년 전에 비해 80% 상승했죠.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 시황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0월 8일 기준 4647.60을 기록했어요. 사상 최고치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5월14일부터 20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3) 에너지 가격 상승


또 수요확대로 인해 원유와 원자재, 소재 가격이 상승하게 됐어요. 원유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석유 수요가 줄어들자 OPEC+기구는 생산량을 감축했었죠. 원유 공급량을 다시 늘리기 전에 원유 수요가 급증하게 되고 또 미국 허리케인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등으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생기게 됐습니다.

원유는 플라스틱 제조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원유 가격 상승은 플라스틱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죠. 

원유 뿐 아니라 석탄 가격도 오르고 천연가스 가격도 오르면서 에너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OPEC+가 올해 4분기 예상 수요량보다 적은 하루 70만배럴을 생산할 것”이라며 “최소한 연말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죠. 겨울이 오면 난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가 더 늘텐데, 적어도 이번 겨울까지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죠. 


#스태그플레이션


지금까지 공급망 쇼크가 어떻게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는지 봤죠. 공급망 쇼크는 완제품 생산에 바로 차질을 빚기보다는 생산 및 유통 중간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물가 상승과 수요와 공급 불균형은 결국 완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게 하고 생산 둔화로 이어집니다. 이는 결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죠.

경제 성장과 함께 적당한 물가 상승이 이뤄진다면 다행스러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 경제 불황에서 물가만 상승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얼마전 에피소드에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서 알아보긴 했는데요, 스태그플레이션이 위험한 이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죠.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쉽게 긴축 정책을 펼칠수도 없고,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 정책을 펼치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또 기업들이 공급망 이슈로 제품 생산 비용이 높아지고 완제품 생산도 둔화되면, 기업의 주가도 상승할 여력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오기 전에 공급망 쇼크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책을 세우려고 노력 중이겠지만,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 한두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 요인이 모두 복합적으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코로나만 해결되면 곧 경기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걸림돌이 생긴 셈이죠. 올해 상반기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줄곧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강조했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최근의 공급망 이슈 원인과 영향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알아봤습니다. 

>> 영상으로 보러가기 : https://youtu.be/ZoujWy4cL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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