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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고지순 Jan 27. 2018

중년에 이직하는 방법

중년이 된 직장인은 퇴사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몇 년 전 모 금융사에서 45 세 이상을 정리해고 대상으로 선정할 정도로 점차 해당 연령이 내려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대리, 과장급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퇴직 및 이직을 미리 고민하거나 재직 중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도 한다. 필자는 간혹 공기업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면접관으로 참석을 하는데 대기업에 버젓이 다니고 있는 지원자들도 있다. 이들에게 지원사유를 물어보면 공익에 기여하고 싶다고 준비된 답변으로 일관하지만 결국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픈 마음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결과로 어느 순간부터 기업에 대리, 과장급 인력이 귀해졌다. 초기에 적은 수의 신입사원 채용의 여파이기도 하겠지만 직장에서 비전을 찾지 못해 창업 및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년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고민이 많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평균적으로 2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갖는다고 하는데 인생 2막이 환갑이 아닌 중년이 된 것이다. 그러면 중년에 어떻게 인생 2 막을 준비해야 하나? 이제라도 제빵기술을 배우거나 부동산 중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것일까? 새로운 직업으로 험난하고 치열한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어느 정도 인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Y 부장에게 연락이 왔다. 연임원인사를 보니 본인은 임원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했고 이직을 희망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고 Y 부장의 공로로 임원으로 승진된 상사들은 있지만 정착 본인의 차례는 없을 것 같다며 이직이 가능한 기업이 어느 곳일지 문의했다.


군대에서 별을 달면 대우가 완전히 바뀌듯이 사기업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면 별을 단것과 같이 많은 변화가 온다. 연봉의 수직상승은 물론 별도의 업무용 방(room)이 생기고 고급 차량이 제공된다. 반면에 주변 동료들의 선망과 질시의 시선도 받게 되고 대표이사 및 오너의 기대감도 커진다. 잠깐의 즐거움 이후에 임원으로서의 압박감이 짓눌러온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기업에서 임원을 채용할 때 해당 경력의 유무는 주요 판단 기준이 된다. 임원은 경영회의에 참석해서 회사의 여러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때론 대표이사와 머리를 맞대고 주요전략을 고민한다. 또한 대내적으로 본인의 맡은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독려하고 대외적으론 회사를 대표한다. 이러한 경험치는 또 하나의 역량이기 때문에 임원으로 발탁된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 또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임원이 되면 자연스레 조직의 입장에서 사고하며 보다 큰 성과를 위해 노력한다.


역량을 정리하라!


Y 부장은 이직에 대한 고민보다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있었다. 역량에 대한 정리이다. 보통 경력을 정리해 보라고하면 본인의 업무에 대해서 나열식으로 기하는데 이를 통해서는 스스로의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좋은 방법으로는 우선 그간 진행했던 주요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진행과정 중에서 본인의 어떠한 역량이 성공의 원동력이 되었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서 프로젝트 성격이 다르고 진행했던 과정이 달라도 성공을 견인한 공통의 역량을 발견할 수 있다. 공 역량이 본인의 핵심역량이다.


Y 부장의 역량은 시장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력을 바탕으로한 강인한 추진력과 리더쉽이었다. 반면 유연성있는 커뮤니케이션과 업계 인적 네트워크는 부족했다. 신입사원이라면 부족한 부분은 시간을 두고 개발하면 되지만 중년의 직장인은 상황이 다르다. 개인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기 보다는 냉철한 자기 검증을 통해 발견한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


중년은 이직할 직장을 찾기보다 스스로의 역량을 되새기며 기업이 나를 찾기 전에 적극적으로 본인을 알려야 한다. 이때 중요한 마음가짐은 어줍지 않은 자존심은 버려야 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퇴사를 해야한다. 시기가 빠르게 혹은 늦게 올 뿐이다. 본인의 역량을 중심으로 직장이 아닌 일을 찾으면 중년의 퇴직은 또 하나의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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