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장에는 중고신입이 넘쳐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장에 중고신입이 넘치는 이유는 중고신입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유리한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전에 언급한 특정 기업의 ‘신입사원 지원 가이드’와 같은 글 외에도, 직장인 커뮤니티나 취업 사이트 등에서 “다시 신입으로 지원한다면 경력이 몇년 미만이어야 하나요?” 같은 질문을 찾아보면 보통은 많아야 3년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직장 생활을 실제로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긴 한데, 많은 사람들은 보통 3년 차가 이직하기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 1년 차는 회사에 적응하기 바쁘고, 만 1년을 다 채웠다 하여도 그 분야에서 뭔가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만큼의 경험은 쌓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제 좀 회사에 적응이 끝나서, 주어진 일을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실무자’ 레벨에서 가장 열정이 넘치고 실행력 좋은 시기는 2~3년 차다.
3년 차 정도가 지나면, 보통 회사에 따라 한번 정도 진급을 하곤 한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사원에서 주임 혹은 대리라는 타이틀을 쓰거나, 요즘은 타이틀 없이 모두 ‘매니저 / 님’으로 호칭하고는 하지만, 옛날에 3년 차에게 주임 또는 대리 직급을 주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단어의 뜻을 살펴보자. 모두 출처는 표준국어대사전이다.
사원: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
주임: 직장, 단체 따위에서 어떤 일을 주로 담당함. 또는 그런 사람.
대리: 은행이나 회사 따위의 집단에서 부장, 지점장, 과장 등의 직무를 대신하는 직위. 또는 그 직위에 있는 사람.
자, ‘사원’은 말 그대로 회사에 취업은 시켜줬는데 직급을 주긴 애매한, ‘아기’ 단계다. 여기서 일을 좀 한다 싶어서, “그래도 누군가의 관리 감독 (부장/과장 등) 하에 일을 맡겨 볼 만하다.”라는 의미의 단어가 ‘대리’이다. “이제 그래도 담당하는 일 하나는 있습니다.” 의 뉘앙스는 주임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주니어들에게 주임 또는 대리라는 직급을 부여한다.
즉, 정리하면 이 정도 연차 (2~3년 차)가 바로, 보통 ‘일을 좀 안다.’ 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경력이 쌓이는 시기라고 보는 거다. 누가?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그렇다는 의미다.
그래서 3년이 Max다. 3년 차를 꽉 채우고, 4년 차가 되는 순간부터는 경력직이다. 요즘은 워낙에 수평적인 회사들도 많고, 나이로 채용에 제한 등을 두지 않으려는 움직임 등이 채용시장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나이가 많으면 신입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은 예전보다는 덜하다. 하지만 직장생활 3년은 위와 같은 의미도 가지고 있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총경력이 3년이 넘어가는 사람이 다시 신입으로 지원하려고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경력 3년이 시장에서 ‘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준이라는 것을 지원자 스스로 이야기하는 형국이라는 뜻이다. 즉, 중고신입으로 어딘가에 지원하려고 한다면, 3년 미만의 경력이 가장 좋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위의 3년 경력은 지원하려는 직무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거나, 혹은 최소한 같은 업계에 관련된 경력이어야 한다.
예를들어, 네이버에 ‘서비스기획’이라는 직무로 지원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에, 내가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경력은 당연히 해당 직무로 다른 기업에서 일해본 경험이라면 가장 좋다. 모든 채용공고에는 담당 ‘직무’가 쓰여있기 마련이고, 해당 직무는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요구받는지가 직무소개, 혹은 Job Description에 모두 설명되어 있다. 즉, 내가 가진 경력 또는 내가 갖춰야 할 경력이, 내가 지원하려는 직무와 일치한다면 가장 좋다.
만약 해당 직무로 일을 해본 경험이 없지만, 해당 직무로 업무를 변경하고 싶은 경우 (우리는 신입으로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도 가능하다.)라면 다른 지원자들보다 어떤 무기가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좋다. 동종업계에서 다른 일을 해본 경험 (예로, 카카오에서 서비스 운영 관련 일을 해보았다거나, 혹은 카카오에서는 마케팅을 했다거나)도 신입으로 지원하게 될 때는 도움이 된다. 어찌 되었던 유사한 ‘회사’에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가, ‘업계의 연관성’이다.
공대생들의 경우 이러한 부분을 챙기기가 훨씬 수월하다. 기본적으로 어떤 분야로 지원할 때 필요한 기술이나 경험이 매우 구체적이다. 대표적으로 개발 직군의 예를 들어보자면, 회사가 주력으로 하는 사업에 따라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명기해 두는 것이 보통이다. 워낙 뚜렷하게, 필요한 기술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채용공고에 명기하는 편이라 해당 분야를 준비하는 사람은 한번에 알아볼 수 있다.
지원하려는 회사의 직무, 또는 업계와 연관성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지는 사실 취업준비생들의 눈으로는 잘 알기 어려울 수 도 있다. 그래서 ‘실무자’의 눈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 부분도 사실 여러가지 팁이 있다. 다만 내용이 제법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이후 소개할 ‘첫 회사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다룰 때 자세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여기서는 중고신입은 ‘직무/업계 연관성’이 있는 3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사람 정도로 정리를 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그럼 왜 굳이, ‘경력직’이 이직이 아니라 중고신입을 선택하는 걸까?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