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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살 Aug 24. 2019

여행의 의미

대만 여행의 추억, 2018년 3월 14일의 기록

한 번도 좋은데 두 번은 얼마나 더 좋을까 싶다.
두 번보다 세 번이 더 좋을 것 같고 세 번보다 네 번이 더 좋을 것 같다. 그러다 익숙해지면 그마저도 아니려나?


2017년 4월. 거의 1년 전 떠났던 나의 첫 해외여행지 대만 기억을 온전히 추억하고 있다.


365일 중 200일 이상이 우기라는 대만에서 빗방울을 한 번도 맞아보지 않은 것도 좋았고, 한국의 물가를 대만 물가에 빗대며 은행놀이하듯 지폐와 동전을 내놓는 것도 좋았고, 침대 하나와 두 사람이 서 있으면 끝인 작은 숙소에서 엄마와 소박하게 캔맥주를 제끼는것도 좋았다. 간단한 영어로는 통할 줄 알았던 그곳에서 들려오는 건 "유창한" 중국어뿐임에도 좋았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국수가락이 아닌, 딱 다섯 가지의 색깔로 타이페이의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거나한 쇼핑이라도 할 요량으로 신용카드 영문 이름마저 급작스럽게 여권 이름으로 바꿔갔었다. 결국 수수료에 벌벌 떨며 단 한 번도 긁지 못했지만, 그것 또한 좋았다.


여행은 이렇다. 떠났을 땐 익숙하고 편안한 이곳을, 돌아왔을 땐 설레고 즐거웠던 그곳을 그리워하며 한 해를 다 보낼 정도다.

많은 돈을 수중에 가지지 않아도,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여행이란 건 언제나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긴장상태다. 어디로 갈지, 뭘 먹을지, 무엇을 볼지. 세간의 걱정 없이 오늘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 한다. 그렇게 여행 속에서 하루를 충실히 사는 법을 배워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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