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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살 Nov 28. 2019

'시도'를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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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거미줄 같은 인연과 우연들로 점철되어 있다. 공중부양을 하는 것처럼 보이던 거미가 실은 아주 가느다란 줄을 성실하게 치고 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생각해 보면, 내가 살면서 무엇을 이루었나, 어떤 경험을 해왔나에 대한 원리는 그 순간 '얼마나 부지런했는가'에 따라 돌아가고 있었다. 부지런하다는 것은 새벽 기상에 매일 플래너를 쓰고 쉴 틈 없이 일하고 공부하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듯 원하는 이상향에 대한 생각을 부지런히 굴리고, 쟁여둔 글 발행 한 번, 마감일 겨우 맞춰 전송 한 번, '하지 말까' 하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 한 번, 그냥 그런 것들을 중단하지 않고 해 나가는 것 자체가 인생의 궤적을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안 사면 100% 할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구매욕을 자극하는 10% 30% 할인들을 참고 사지 않으면 100% 할인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삶은 "시도하면 100%의 달성"인 것 같다. 어쨌거나 안 해서 후회할 일은 없고 그 안에서 몇 프로의 경험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의 시도가 두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때론 그 자체가 생각지도 못했던 형태로 나를 옭아맬 때도 있지만 결국은 내가 내딛는 만큼의 빈도수가 나만의 다릿돌을 놓아줄 것이다.

'조금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식의 무책임한 후회와 반성은 무의미하다.
거저 얻지 않았기에 돌아왔고 쉽지 않았기에 흔들렸다.
그 멀미 속에서 지금의 내가 피어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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