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예의를 차려서는 우물쭈물 댈 것이고 솔직하게는 "없다"고 답할 것 같다.
한 작가의 책을 여러 번 읽은 적이 없어서? 아마도.
독서량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나는 이 책 저 책 마음 가는 대로 떠도는 이방인에 가깝다. 사람이나 유명세보단 어떤 책 어떤 페이지 안에 있는 몇 마디 몇 구절에 동한다. 읽고 난 후 정말 좋았던 책일지라도 작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과는 별개다.
나를 머물게 한 문장에 감동하고, 나를 비춰보고, 삶을 반추하다 보면 결국 남는 것은 말이 없는 책과 나뿐이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 1순위에 '나'를 넣어야 하는 걸지도. 늘 아쉬움이 보이고 '이걸 누가 읽을까' 싶지만 결국 내가 내 글을 가장 많이 읽는 첫 독자이니 말이다.
아무튼, 좋아하는 작가는 없지만 좋은 글을 읽게 해 줘서 고마운 작가는 정말 많다.
"감사할 분들이 정말 많지만 한 분 한 분 말씀 못 드리는 점 죄송합니다" -시상식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