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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살 Feb 29. 2020

윤일의 일기

'기록'에만 의미를 둔 아무 말 일기

2020년 2월 29일. 오늘이 지나고 나면 4년 뒤에나 다시 맞을 수 있는 윤일이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무색할 만큼 세상은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코로나'가 아침, 점심, 저녁 뉴스에 이어 속보까지 꿰찼다.


누군가는 자신도 모르는 새 바이러스를 옮기고, 누군가는 굳이 군중 속을 고집하다 사달을 냈다. 어제는 코로나 확진을 받고도 출근한 간호사와 공무원의 소식을 들었고, 오늘은 자신을 병원으로 옮겨준 공무원에게 "너도 걸려볼래"라며 침을 뱉은 20대 여성의 이야기를 맞닥뜨렸다. 도대체 무엇이 결여되면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말도 글도 나오지 않는 부정의 이슈는 접어두고 원래 하려던 나의 윤일을 돌아봐야겠다.


집순이인 나의 하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말 평범하게 흘러갔다. 느지감치 일어나 밥을 먹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사발 만들어 내 방으로 올라왔다. 일을 했고, 공부도 좀 하다 지금은 다시 일을 하고 있다. 조금 있으면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를 볼 예정이고, '그것이 알고 싶다'까지는 봐야 잠이 들 것 같다.


2월에 세웠던 계획을 속 시원하게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 스멀스멀 올라오려는 핑계 대신 3월은 더 괜찮게 살기를 바라며 다시 목표를 적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고 싶다는 생각은 역시나 변함이 없지만 그 안에 몇 가지를 덧붙였다. 순도가 가장 높았던 마음으로 원했던 걸 떠올리기, 선택하기, 행하기. 블라블라.


먼슬리 계획을 하다가 결국엔 인생 버킷리스트를 나열하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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