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어떤 사람이 필요할까? (1) : 팀 역할

by 싸이링크

전통 있는 우수 동아리여서 운영 규칙도 잘 정리되어 있고, 다른 어떤 동아리보다 활동도 활발하다.

부원들은 성적도 우수하고 동아리 외에 다양한 활동들도 성실히 하는 팔방미인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뭔가 일을 하려면 잘 굴러가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하는 개인과제들은 별 탈없이 진행되지만 교내/외 행사같이 동아리 단위로 하는 일들은 영 엉망진창이다.


우수한 개인들이 모인 집단이 항상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우열반처럼 각자의 성적을 합산해서 전체의 성적을 내는 경우는 부분의 합이 곧 전체가 되지만, 함께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는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작을 때가 많다. 앞에서 말한 사회적 태만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개인간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위 사례의 경우 개인별로는 우수하지만 동아리라는 집단이 성공적으로 뭔가를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역할’이라는 측면에서는 미흡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럼 미흡하지 않으려면 어떤 역할이 필요했던 걸까?


동아리, 조별과제, 프로젝트팀, IT 회사의 팀, 공공기관의 팀 등 집단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구성원들이 하는 일의 내용은 천차만별이지만, 역할에는 공통분모들이 있다.




성공적인 집단 활동을 위해 필요한 역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다. 적게는 일 관리와 사람관리라는 2가지 역할에서 많게는 27개까지 있으며, 이들을 모두 합하면 164개에 이른다1). 하지만 이들 중에는 명칭만 다를 뿐 속내는 비슷한 것이 상당히 많아서 집단에 필요한 역할은 대체로 10개 내외로 요약된다. 그 중 간명하면서 잘 알려진 몇 가지만 소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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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an의 팀역할 : Hogan Assessment라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다음 5가지로 구성됨

결과 지향 Result-Oriented 일을 조직하고 책임을 맡음. 자신감 있고 경쟁적이며 에너지가 많음

프로세스 & 규칙 준수 Process and Rule Follower 세부사항, 과정, 규칙을 살핌. 믿음직스럽고

성실하며 정리를 잘함

혁신적 & 파괴적 사고 Innovative and Disruptive Thinker 혁신에 집중하며 문제를 예견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감지함. 상상력과 호기심이 풍부하고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임

실용주의 Pragmatic 현실적이고 단호하게 아이디어들을 비판함. 신중하고 침착하며 빈틈 없음.

관계 중심 Relationship-Focused 관계를 중시하고 타인의 감정을 잘 살피며 단합력을 조성하는 데

능함. 따뜻하고 사교적이며 다가가기 쉬움


Mathieu 등의 팀역할 : 기존 자료들을 정리해서 다음 6가지로 구성함

관리자 Organizer 할 일의 윤곽을 잡고 진행상황을 점검함

실행자 Doer 일을 맡아서 일정에 맞게 완료함

혁신가 Innovator 일하는 방식이나 할 일에 대해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냄.

비판가 Challenger 상황을 모든 각도에서 보고 대안을 고려하도록 함.

“왜”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며 토론과 비판을 꺼리지 않음

분위기 조성자 Team Builder 규범을 세우고 결정된 것은 지원하며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함.

다른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아 있을 때 이들을 진정시킴

연결자 Connector 외부 사람들이나 집단에 다리를 놓고 이들 간에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도록 함


Belbin의 팀역할 : Belbin이라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다음 9가지로 구성

추진자 Shaper 도전적이고 활기에 넘치며 어려움에도 꿋꿋함. 장애를 극복하는 추진력과 용기를 지님

실행자 Implementer 현실적이고 신뢰성이 있으며 능률적임.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할 일들을 정리함

완결자 Completer 정성껏 일하고 성실하며 걱정이 많음. 실수나 빠진 것을 잘 찾아내서 다듬고 완성함

창조자 Planter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사고가 유연하여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함

냉철판단자 Monitor Evaluator 냉정하고 전략적이며 분별럭이 있어서 모든 안을 살피고 정확히 판단함

전문가 Specialist 한가지 일에 전념하고 솔선하며 헌신적임, 전문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제공함

분위기 조성자 Team worker 협력적이고 타인을 잘 이해하며 외교적임.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마찰을 피함

자원 탐색가 Resource investigator 외향적이고 열정적이며 말하기를 좋아하여 기회를 발굴하고

친교를 잘함

지휘/조정자 Coordinator 성숙하고 자신감 있으며 사람들의 재능을 잘 알아봄.

목표를 명확히 하고 효과적으로 위임함




Belbin의 분류는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동아리와 같이 작은 집단에 적용하기에는 좀 복잡하다. Hogan의 분류는 구체적이긴 한데 사람 차원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감이 있다. 가운데에 있는 분류가 양자를 잘 절충해서 핵심적인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이를 요약하면 행동 측면에서 큰 그림에서 일을 관리하는 역할과 구체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역할, 사고 측면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역할과 기존 것을 비판하는 역할, 그리고 사람 측면에서 내부 사람들의 관계를 조정하는 역할과 외부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역할은 한 사람에 하나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집단 전체를 볼 때 각 역할이 모두 그리고 골고루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제 자신이 속한 동아리에 어떤 역할이 빠져 있는지 살펴보자. 그러려면 개인별로 스스로가 생각하는 역할과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역할을 통합한 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동아리 부원 전체에게 우리 동아리에 있는 역할과 없는 역할을 투표하도록 하는 것도 괜찮다.


그렇게 해서 어떤 역할이 빠져 있는지를 알았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장 손쉽게는 빠진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신규 부원을 뽑거나, 필요한 역할들을 모두 채울 수 있는지를 고려해서 운영진을 뽑는다. 그런데 이미 동아리 모집과 운영진 선출이 끝났다면 지금 있는 부원들끼리 부족한 역할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이를테면 지금까지는 공식적으로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듯한 부원에게 공식적으로 역할을 부여하기, 부원이 함께 부족한 역할을 수행할 방법을 논의하기, 그것과 관련된 글이나 동영상 보기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


1) Driskell, T., Driskell, J. E., Burke, C. S., & Salas, E. (2017). Team roles: A review and integration. Small Group Research, 48(4), 482-511.

2) https://hbr.org/2017/01/great-teams-are-about-personalities-not-just-skills

3) Mathieu, J. E., Tannenbaum, S. I., Kukenberger, M. R., Donsbach, J. S., & Alliger, G. M. (2015). Team role experience and orientation: A measure and tests of construct validity. Group & Organization Management, 40(1), 6-34.

4) http://www.belb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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