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어떻게 아이디어를 모을까?

Idea Generation

by 싸이링크

동아리원들과 교내 탐구 대회에 나가기로 하고 우선은 어떤 주제로 하면 좋을지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을 하기로 했다. 미리 생각해 오라고 했지만 다들 별 뾰족한 아이디어가 없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얘기하던 중 무심코 꺼낸 한 아이디어에 누군가 ‘야, 그거 괜찮겠다. 이런 식으로 하면 좋을 거 같아’라고 했고 연달아 다른 부원들도 여기에 살을 붙이면서 그 주제로 결정되었다. 주제가 정해진 후로는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어서 마침내 보고서를 쓸 때가 되었다. 그런데… 결론이 너무 밋밋하다. 당연하기도 하고 똥 싸다 만 느낌이다. 여럿이 의논한 건데, 왜 초반에 아무도 이 주제가 탐구 대회용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교내 대회, 조별 프로젝트 과제, 동아리 행사나 활동 프로그램 기획 등 여럿이 아이디어를 모아야 하는 경우는 다양하다. 이 때, 주제나 활동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당장은 막막해도 여럿이 의견을 모으면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오겠지 싶어서 바로 주제나 활동 방향 아이디어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다수가 항상 좋은 의견을 내지는 않는다. 동아리나 프로젝트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열정적인 사람들로 구성되었다면 일반적인 브레인스토밍으로도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동아리나 프로젝트 경험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단지 대입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멤버들이 대부분인 경우에는 다수가 좋은 의견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더 많다.


다수의 연구결과들도 브레인스토밍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효과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왜냐면 집단역학이 브레인스토밍의 원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무언의 눈치를 주기도 하고 스스로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비교하게 되어 움츠러듬

무임승차자 발생

일부의 의견을 중심으로 아이디어의 범위가 한정되는 집단 고착 Collaborative Fixation* 발생

참신하지도 유용하지도 않은, 목적이 없는 무의미한 아이디어 남발


다수가 좋은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다수의 힘을 너무 믿고 그저 자유롭게 의견을 내도록 할 것이 아니라 다수가 좋은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브레인스토밍이 쓸데없는 수다에 그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Tony McCaffrey가 개발한 Brainswarming이라는 기법이 있다**. 이 기법에서는 우선 목적/방향/문제와 가능한 방법/자원을 논의한 후 그것과 관련하여 각자 아이디어를 적은 후 관련 있는 곳에 연결한다. 사람에 따라 목적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방법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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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례의 교내 탐구대회를 예로 들어 보자. 탐구대회에 입상할 수 있는 주제 선정을 위해 우선 약간의 정보 탐색을 통해 어떤 점을 연구의 가치, 즉 selling point로 할 것인지와 어떤 연구방법들이 있는지 정리한다. 그런 후에는 이들을 고려해서 각자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적은 후 발표하고 적당한 위치로 분류한다. 아래 그림에서 A는 가치로부터 아이디어를 시작했고 B는 방법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시작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연구 주제 수준으로 구체화될 때까지 아이디어를 연결한 후, 마지막으로 연구 가치와 방법의 현실성 수준을 고려하여 가장 바람직한 아이디어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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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이 너무 번거롭다면, 각자 아이디어를 쓰도록 한 후 돌아가며 얘기하고 나서 순위를 정하거나(명목집단 기법 Nominal Group Technique) 각자 아이디어를 쓰도록 한 후 옆 사람에게 주면 그 사람이 거기에 덧붙이는 방식(Brainwrting)도 괜찮다. 이 외에도 여섯색깔모자 기법 등 대안적인 기법들은 찾아보면 많다. 굳이 대안적 방법이 아니라도 Brainswarming의 초기 단계인 연구의 가치나 방법을 먼저 정리해서 뼈대를 세운 후에라면 말로 논의를 해도 전보다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Kohn, N. W., & Smith, S. M. (2011). Collaborative fixation: Effects of others’ ideas on brainstorm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5(3), 359-371.

** McCaffrey, T. (2014). Brainswarming: Because brainstorming doesn’t work. Harvard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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