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중학교 3학년 때 했던 방법입니다. 수학을 유독 싫어해서 수학과목에만 적용했었구요, 시험 끝난 후와 문제집 대단원 끝난 후에 하도록 했습니다.
시험보고 나서 틀린 문제를 찬찬히 뜯어보면, 정말 몰라서 틀린 것은 별로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별 이유로 잔뜩 틀리곤 헀습니다. 그리고는 자기는 수학이 싫고 수학적 재능이 없다고 했어요.
저는 지금까지 뭘 얼마나 틀렸던 틀린 이유를 철저히 분석해서 지금부터 문제점을 하나씩 고쳐나가면 충분히 수학을 잘 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잘 먹히지 않았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틀린 이유를 하나씩 같이 분석하곤 했는데, 그 과정에서 감정적 충돌이 생기고 그 시간에 같이 분석했던 내용이 아이의 머리 속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지속적으로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우선, 문제를 하나하나 같이 분석하면 얘기가 길어지고 감정적이 되니까 이 부분의 부담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틀린 이유를 ‘계산 실수였어’, ‘시간이 부족했어’, ‘생각이 안났어’로 퉁치고는 그 이상으로 생각하는 걸 힘들어했거든요.
반성적 사고(reflective thinking)란 자신의 사고 내용, 과정, 결과에 대해 돌아보는 것을 말하는 데, 여기에는 몇가지 단계 또는 수준이 있습니다. 각 수준을 그 동안 아이가 주로 했던 오류를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틀린 이유를 이 중에서 고르도록 했어요. 주관식 분석에서 객관식 분석으로 바꾼거죠.
그리고나서 결과를 집계해서 엑셀로 누적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매번 시험을 보고 나면 점수에만 집중하고 틀린 이유에는 별 신경을 안 쓰기 때문에, 이렇게 누적 관리하면서 틀린 이유를 전체적으로 고려하기를 바랬습니다. 아이는 보이지 않는 생각보다는 눈에 보이는 시각 자극을 잘 받아들이니, 이렇게 하면 자신의 틀린 이유들의 모습이 눈에 보일 거라 생각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 자체에 대한 실력이 생각만큼 형편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실력으로도 노력해서 점수를 올릴 만한 여지가 충분히 있다, 점수보다는 틀리는 유형을 하나씩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자…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