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켄 로치 SORRY WE MISSED YOU.
영화가 끝났다. 구타당해서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리키가 울면서 택배 트럭을 운전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끝났는데 암담한 현실은 그대로 남았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만든 켄 로치 감독의 작품이고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상영하고 있어서 챙겨 보았다. 영화 시작 전에 달팽이책방의 불굴불글 멤버인 오후님을 우연히 만났다. 어제는 불굴불글 모임으로 만나고. 다니는 공간이 비슷하니 자주 만난다고 인사하고 영화를 보았다.
가족에게 경제적 안정을 주고 싶지만 실직 상태에 있던 리키는 택배회사에 자영업자로 취직한다. 택배 트럭이 필요했던 리키는 계약금을 위해서 아내의 소형차를 팔게 한다. 가정방문 요양 간병인인 아내 애비는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되어서 하루에 14시간을 일하게 된다. 사춘기 아들 셉은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고 학교에서 폭력사건은 만들고 정학을 당하고 급기야는 물건을 훔치기도 한다. 그리고 흔들리는 가족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딸, 리사. 리사는 아빠가 택배 트럭을 몰기 전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빚에서 탈출하고 집을 사고 싶어서 무리해서 트럭을 구입하고 택배를 시작한 리키는 하루에 14시간을 일하고 쉬는 날 없이 일하지만 삶은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 삶은 더 엉망이 될 뿐이다. 아들은 정학 처분을 위한 회의가 있는 날에도 시간에 맞추어 학교에 갈 시간도 없고, 물건을 훔친 아들을 경찰서에서 데려 오기 위해 일을 쉬면서, 벌금과 대체기사에게 들어가는 돈을 내야 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서 플라스틱 병에 오줌을 누고 급기야는 택배 물건을 절도당하고 구타까지 당한다. 그리고 도난당한 물건 값과 부서진 기기의 값을 배상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 죽도록 노동하지만 현실은 리키를 배신한다.
더 잘 살고 싶어서 열심히 일하지만 삶이 자꾸 미끄러진다.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리키와 애비라는 개인은 없고 그들의 노동과 그 노동으로 더욱 부자가 되는 사람과 더욱 삶이 피폐해지는 사람들만 있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아픈 영화였다. 우리가 외면하고 기꺼이 속기를 자청하는 현실을 너무 잘 보여줘서, 거짓말을 해 주지 않는 영화. 그래서 아픈 영화. 감정적 슬픔이 아닌 현실적 슬픔을 묵직하게 남기는 영화. 영화가 끝나면서 감정적인 해소로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닌 내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게 만드는 영화. 그래서 계속 아픈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