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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나 Aug 06. 2023

노무사님은 왜 노무사 시험에 도전하셨어요?

  공인노무사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노무사님들을 만나면 서로 물어본다.

 

 왜  노무사 시험에 도전하였고, 얼마나, 어떻게 공부해서 노무사가 되었느냐고?    

 

  20대 합격자의 경우에는 법학이 전공이어서, 다른 친구들이 노무사 공부를 해서, 학교에 노무사 수험반이 있어서 등이 었고, 30~40대 합격자의 경우에는 회사에서 인사 담당자여서, 봉급쟁이에서 탈출하고 싶어서 등 다양했다.

    

 그리고 내가 대답할 차례가 오면 나는 답한다.  

   

 "저는 노무사가 되기 전,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직장에서 한 번도 일해보지 못했어요. 당연히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아본 적이 없었지요. 솔직히 노무사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노무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몰랐어요."     



 

 2020년 봄, 코로나로 인해 서울로 오지 않았다면,

서울 신림이라는 곳에 살지 않았다면 노무사 공부를 시작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서울에서 살아보기로 결심한 나는, 곧 나의 위치를 확인하게 되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더 나이 들어서 폐지 줍는 노인으로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절박한 인식, 신림에서 보게 되는 폐지 줍는 노인들이 나는 무서웠다. 미래의 나 같아서.

    

그때, 나는 신림의 지저분한 길거리에 나뒹구는 담배꽁초 같은 존재였다.    

 

 이렇게 살다가는 자식들에게 걱정거리, 짐이 되겠구나.  

   

 나는 결혼생활 내내, 시댁과 친정의 부모들을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에 힘들었다.


내가 그런 부모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짐이 된다면, 나는 아빠와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뭐라도 되어 보기로 했다.    

 

 독서모임에서 노무사 1차 시험공부를 준비하는 고용노동부 공무원을 만난 날, 집에 와서 노무사 시험에 대해서 서칭을 했다.


 우선 영어인증점수를 만들어야 했다.

 영어인증점수는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영어점수를 만들고. 생계를 위해서 다시 취직을 했다.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살아진다면 공부하지 않고 살아가 보고자 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직장생활에서 계속 떨어지는 자존감으로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뭐라도 붙잡아야 했다.      


"어차, 힘든 인생, 공부라도 하면서 힘들어 보자.”   

  

 2020년 11월 9일, 3개월짜리 단기 원룸을 얻어 대학동에 들어갔다.


 그렇게 춥고, 어둡고, 외로웠던 수험 생활의 겨울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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