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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혼녀의 노무사 분투기
#2_ 노무사 수습처 구하기
- 두려움을 이기는 법
by
재나
Sep 29. 2023
첫 수습 면접에서 과도한 신상털이로 자존감이 바닥을 찍고, 어쩌면 노무자로서 나의 쓰임이 없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으로 힘들었다.
깜깜한 미래 앞에서, 초라한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추가하기 위해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엑셀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평소 엑셀을 쓸 일이 없었던 나는, 엑셀을 배우는 것이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 같았다.
시험을 앞두고, 잠옷을 입은 채로 식탁에 앉아 엑셀공부하고, 밥 먹고 엑셀공부 하고, 그렇게 5일 정도를 하고 나니 엑셀 함수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알게 되어서 예뻐 보이는 엑셀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잠시,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냈을 때의 성취감을 느끼면서, 컴퓨터활용 2급 합격과 ITQ 컴퓨터활용 시험의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래, 내가 두려워하는 대상은 내가 잘 모르는 것이다.
알게 되면 그 두려움은 없어진다. 엑셀을 모를 때는 엑셀시트도 두려웠는데 알게 되니, 엑셀의 효율성에 감탄하게 되는 것처럼. 두려움이 생긴다면, 그 대상을 알면, 그 두려움은 친근감으로 바뀔 수 있다.’
그 깜깜하던 엑셀에서 예측 가능한 함수를 만들 수 있게 될 때쯤, 바닥을 치던 자존감도 조금씩 올라갔고, 나는 노무사 수습처를 구할 수 있었다.
수십 곳의 이력서를 냈지만, 내가 면접을 볼 수 있었던 곳은 딱 4곳이었다.
과도한 신상털이를 하던 노무사 사무소
그리고 직장맘센터 2곳
그리고 노무법인 1곳
직장맘센터에서는 이름처럼 나 같은 엄마로서의 이력을 가진 노무사를 선호하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봤지만, 수습노무사로 선택받지 못했다.
집체교육을 받으면서, 동기노무사님들이 거의 다 수습처를 구하고 나서도 나는 수습처를 구하지 못해, 같이 합격한 노무사이면서도 그 사이에서 위축되었다.
다행히 집체 수료식을 하루 남기고, 수습처를 구할 수 있었고 마음 편하게, 기쁘게 수료식을 할 수 있었다.
지금도 두려움은 계속되고 있고, 그 대상은 계속 바뀌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두려움이 익숙해질 때쯤, 나는 새로 무언가에 도전하고, 그 도전으로 생긴 두려움을 알기 위해 애쓰며 오늘도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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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나의 브런치입니다. 방임되었던 어린 시절, 이혼 후 벼랑끝의 위태로움을 지나 40대 후반에 노무사가 되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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