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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나 Dec 27. 2023

신림역 새벽 5:39의 첫 지하철

- 노동의 그림

     

2022년 가을부터 비즈니스 네트워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수요일 새벽 지하철을 타야 한다.


2023년 10월부터 새 기수의 교육 코디라는 직책을 맡으면서, 대중교통으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시간인 6시 10분까지 모임 장소인 역삼의 호텔로 가기야만 했다.


 나는 수요일마다 신림역에서 첫새벽 지하철, 5시 39분 지하철을 타야 한다.

     

그 첫 지하철을 타보기 전까지는

"새벽 첫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첫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계단을 내려갔을 때, 

출근시간처럼 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50대 60대의 고령층 노동자들이다. 


노무사가 되고 나서, 나는 그들의 노동을 상상하게 되었다.




새벽 첫 지하철인 5시 39분의 지하철 안에서는 오전 8시의 지하철 2호선과는 다른 광경을 보게 된다.


  오전 8시쯤의 2호선 지하철이 강남, 역삼, 선릉, 잠실 쪽으로 출근하는 사무직 종사자들 타고 있다면, 

 5시 39분의 2호선 속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건물의 청소 노동자 이거나, 경비 노동자 이거나 또는 건설공사의 일용직 노동자일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청소 노동자와 경비 노동자들의 대부분 용역회사에 채용되어서, 청소나 관리할 건물에 배치되어 일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휴게시간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휴게 시설은 잘 구비되어 있을까?


 건설공사의 일용직 노동자들은 어떤 업무에 일하고 계실까? 추운 겨울 날씨에 그들이 고된 노동에 대해서 상상해 본다.


노무사로서 사건을 대리하고 자문을 하면서, 노동의 다양한 형태를 추측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매주 수요일 새벽 5시 39분, 

신림역을 출발하는 2호선 안의 다양한 사람들의 노동을 상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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