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신혼 때부터 부부싸움을 많이 했다. 대부분 집안일 때문이었다. 남편은 밥을 차려달라고 한 적도 없지만 요리를 한 적도 없었고, 싱크대에 설거지가 쌓여 있어도 손만 씻고 돌아섰다. 설거지는 자신의 일이 아니었다. 빨래도 내가 하지 않으면 늘 넘쳐났다. 아이를 낳고 나서도 비슷했다. 그는 뭐든지 알려줘야 했다. 아이 기저귀 가는 것, 목욕시키는 것 등등, 일일이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말을 해줘야 겨우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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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워킹맘으로 살면서 끊임없이 반복하는 질문이다. 우는 아이를 떼어놓고 출근하는 발걸음은 늘 무겁다.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이 오면 회사 복도에서 전화기를 들고 발만 동동 구르기를 여러 날이다. 아이가 아파도 야근을 하고 주말에도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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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나는 ‘미안해’라는 말을 달고 살고, 아이들은 ‘괜찮아’를 달고 산다. 예전엔 미안한 일은 많았어도 괜찮다고 해주는 사람은 없었는데, 엄마가 되고 나서는 내 삶이 이렇게나 달라졌다.’
‘아이들이 발라준 ‘괜찮아’ 연고로 내 어릴 적 상처는 점점 더 옅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나를 위로했고, 그로 인해 치유되었다. 작은 천사들로부터 ‘괜찮다’라는 말을 듣다 보니 내가 조금은 괜찮은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이제는 나 또한 아이들에게 ‘괜찮다’는 말을 돌려주고 있다. 아이들이 실수로 그릇을 깨뜨려도 “다치지 않았으니 괜찮아”라고 말할 줄 알게 되었고, 실수로 넘어져도 “괜찮아, 약 바르면 돼”라고 말할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들에게 큰 풍랑이 올 때 “괜찮아. 다시 일어설 수 있어”라고 말해줄 수 있게, 조금씩 마음의 깊이를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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