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테스 형, 마흔엔 어떻게 살아야 돼?

답 좀 줘요.

by 실배

얼마 전 나훈아의 콘서트가 화제가 되었다. 노래도 노래지만 그가 남긴 메시지가 큰 주목을 받았다. 노개런티로 출연해서 코로나에 지친 사람들에게 주옥같은 노래로 위로와 울림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사회에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는 모습도 시원했다. 마치 집안의 큰 어른을 보는 것 같았다.


그의 전성기를 잘 알지 못한다. 심지어 여러 여성과의 스캔들로 인하여 그리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일흔이 넘은 나이에 그렇게나 정력적이고 당당하게 자기를 표출할 수 있음에 부러움 한가득이었다. 뭔가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느낌이랄까.


마흔이 넘으니 이제 누군가에게 쓴소리든 좋은 소리든 들을 일이 줄었다. 사회적으로 중년 어른이라는 탈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삶은 갈팡질팡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묻곤 하지만 뾰족한 답이 없다. 누군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혹여나 이상하게 여기진 않을까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긴 그런 대상조차 찾기 어렵다.


20대 시절엔 젊음을 무기로 여기저기 잘 도 들이댔다. 마음 답답할 땐 친구나 선배를 불러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그러다 불이 붙어 격한 논쟁도 벌어졌다. 우리는 가감 없이 서로에게 솔직한 감정을 쏟아냈다. 그렇게 부딪치고 깨지며 성장했다. 그때를 떠올리면 참 그립다. 설익은 포도처럼 시큼했지만, 원 껏 드러냈던 그 시절 말이다.


살아보니 점점 더 어려운 순간을 맞이한다. 중요한 선택이 수시로 찾아오고 그 결정에 따라 가시밭이냐 꽃길이냐가 결정된다. 전 같으면 잘 못 가도 다른 길을 찾아가면 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미루고 미루다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코너에 몰리면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한다. 그 순간은 늘 두려움이 온몸 가득 감싼다.


이럴 때 테스 형이 옆에 있어 "야. 인마 똑바로 안 가? 너 자신을 좀 잘 알아라."라며 면전에 독한 말을 해준다면 정신이 번쩍 들 텐데. 대리 만족이라도 하고 싶어 요즘 나훈아의 '테스 형!'을 무한 반복 중이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불러본다.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응?? 답 좀 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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