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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람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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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Nov 23. 2020

오늘부터 1일.

내려놓아도 괜찮아.

오늘도 알람 소리를 못 들었다. 덕분에 8시간의 꿀잠을 잤다. 몇 번 늦게 일어나 보나 별일 아니네. 모두가 일찍 출근해서 오후처럼 일하는 공간을 지나는 것이 살짝 눈치가 보이기는 하지만.

늦잠을 자면서 그간 내가 움켜쥐며 살았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잔뜩 몸에 힘을 준 체 하나라도 놓칠까 봐 전전긍긍했다. 세상의 이치란 그런 걸까. 손을 뻗칠수록 쏙쏙 잘도 빠져나간다. 그래서 더 잡으려 노력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애초에 '그만큼'이면 좋았을 텐데.

세상을 길게 보고 싶다. 지금 눈앞의 상황이 전부란 지엽적인 생각은 버리고 큰 그림을 그리는 거다. 그때를 위해서 차곡차곡 쌓이는 오늘이라는 마음으로 살기.

끝은 늘 인정과 맞닿아 있다. 타인의 거울로 비춘 모습을 기준으로 삼았다. 크고 화려한 거울에는 한없이 초라해 보였고, 작고 허름해 보이는 거울에는 으쓱댔다. 하지만 그 모습은 진정한 '나'가 될 수 없었다.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거렸다. 내가 가진 거울로 나를 비춰야 한다. A의 말, B의 눈빛이 아닌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안 될 수도 있지. 힘들었겠다. 노력했어. 잘했어. 그만큼만 하자.'

오늘부터 나랑 사랑하기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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